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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中 제조업 경기 반등..추세 변곡점? 여전히 위축상태?
中 4월 제조업 PMI 6개월 만에 반등..4개월째 위축국면은 지속
정부 정책 전망 '불투명'..부양책 강화 vs. 신중한 통화정책 유지
2014-04-23 15:07:15 2014-04-23 16:55:00
[뉴스토마토 조윤경기자] 중국 제조업 경기가 6개월 만에 반등했다. 내수가 다소 살아나면서 제조업 지표 개선을 이끈 것이다.
 
다만 일부 시장 전문가들은 제조업 경기가 4개월 연속 위축 국면에서는 벗어나지 못한 만큼 방심하기에는 이르다고 분석했다. 중국 경제는 투자·수출에서 소비 중심으로의 체질 개선 과정에서 단기적인 경기 침체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중국 정부 정책 향방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인민은행이 일부 농촌 금융 기관들의 지급준비율(지준율, RRR)을 오는 25일부터 인하·적용할 방침이라고 밝힌 가운데, 일각에서는 당국의 부양 기조 강화를 점치고 있다.
 
반면 "그간의 미니 부양 효과가 이미 충분히 발휘되고 있다"며 "향후 정부의 추가 부양 조치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잇따른다.
 
◇중국 4월 제조업 PMI 48.3..6개월 만에 반등
 
23일 HSBC는 중국의 4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잠정치가 48.3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달 확정치 48을 상회하는 수준으로, 작년 10월 이후 6개월 만에 반등한 것이기도 하다.
 
다만 4월 제조업 PMI는 예상치 48.4에는 못 미쳤다. 게다가 4개월 연속 경기 위축을 의미는 50선도 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HSBC 중국 제조업 PMI 추이(자료=Investing.com)
 
특히, 세부 항목 중 신규주문지수와 생산지수의 하락세는 주춤해졌지만, 수출주문지수는 전달의 개선 흐름을 뒤로하고 내림세를 면치 못했다. 또한 고용지수는 지난달에 비해 가파른 하락세를 보였다.
 
이달 PMI 확정치는 다음달 5일 발표될 예정이다.
 
◇내수 살아나니 제조업도 '꿈틀'..고용은 여전히 '부진'
 
일부 전문가들은 중국 제조업 경기가 최악의 국면에서 벗어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았다. 신규주문지수의 하락세가 둔화된 점에서 알 수 있 듯이, 내수가 완만한 개선 신호를 띄면서 제조업 경기에 청신호를 켰다는 것이다.
 
취홍빈 HSBC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내수가 완만한 개선세를 보였고 디플레이션 압력도 완화됐다"고 평가했다.
 
부진한 수출 여건도 향후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위안화 가치가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는 데다 중국 수출의 30%를 넘게 차지하고 있는 미국·유럽 경기까지 회복세를 띄고 있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 경제지표 개선 등이 중국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 수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지난달 중국의 미국과 유럽연합(EU)으로의 수출은 각각 1.2%와 8.8% 늘어 일제히 증가세를 보였다. 이는 홍콩으로의 수출이 40% 넘게 급감했던 것과는 대조된다.
 
이에 따라 낙관적인 중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리우리강 ANZ은행 이코노미스트도 1분기에 7.4%로 집계됐던 중국 GDP 성장률이 2분기에 7.5~7.6%로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저우하오 ANZ 이코노미스트 역시 "이날 지표 결과는 중국 성장 모멘텀 안정을 시사한 것"이라며 "중국 경제 성장률은 2분기에 7.5%로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리커창 총리가 강조해 온 고용이 회복되지 못하고 있어 중국 경제의 경착륙 가능성은 아직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취홍빈은 "고용이 위축됐다"며 "성장 하강 리스크는 여전히 남아있다"고 진단했다.
 
장쯔웨이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도 "이날 지표 개선으로 중국 경제가 변곡점에 들어섰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경제 성장 모멘텀은 여전히 약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시장 전문가, 정부 정책 향방 놓고 '갑론을박'
 
이에 따라 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정부 정책 기조를 놓고도 갑론을박이 한창 벌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향후 중국 정부가 부양책을 강화할 것으로 예측했다.
 
실제로 최근 중국 정부는 철도 부문 투자 확대·중소기업 세금 면제 등의 소규모 경기 부양책들을 연이어 내놓아 구조 개혁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인민은행은 특정 기준에 부합하는 현(縣)급 농촌 상업은행과 신용협동조합의 지준율을 각각 2%포인트와 0.5%포인트 내리기로 전일 결정하기도 했다.
 
전국 단위 은행들을 대상으로 한 지준율 인하 결정이 임박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주목된다.
 
장쯔웨이는 "중국 당국은 올 5월 혹은 6월에 전국 은행에 대한 지준율을 일제히 낮출 것"이라며 "농촌 은행들의 지준율 인하 결정은 경제 전망에 대해 정부의 우려가 이전보다 더 깊어졌다는 의미"라고 진단했다.
 
반면 일부 전문가들은 최근의 미니 부양책들이 이미 효과를 내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정부의 추가 부양 전망을 일축했다.
 
줄리안 에반스 프리차드 캐피탈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는 "아직 추가 부양 조치에 대해 논의할 시점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최근의 소규모 부양책들은 급격한 경기 하강을 막기에 충분한 조치들이었다"고 설명했다.
 
인민은행도 농촌 금융기관 지준율 인하 결정에도 신중한 통화정책 기조가 바뀐 것은 아니라고 못 박았다. 게다가 이날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 역시 중국 경제에 강력한 부양책이 필요치 않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리 푸민 NDRC 대변인은 "우리는 중국이 장기적으로 안정적이고 건강한 경제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며 "일시적인 경기 변동에 대응해 단기적으로 강력한 부양책을 취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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