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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데이팅이뜬다)②한국시장, 어려움을 딛고 빠른 성장 기대
2014-03-28 16:00:00 2014-03-28 16:00:00
[뉴스토마토 최용식기자] “지난 주말에 뭐했어?”
 
“그때 얘기했던, 채팅으로 연락처 교환한 애랑 만났어.”
 
“어땠어?”
 
“어휴, 정말 최악이었어. 사진과 실물이 너무 달랐고, 보자마자 술 먹자는 거 있지. 그날 나를 어떻게 좀 해보려고 하는 거야. 너무 끔찍해서 집에 일이 생겼다고 하고 나갔지. 정말 다신 채팅으로 남자 안만나.”
 
19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반, 온라인을 통한 만남을 경험한 사람이라면 공감할 만한 내용이다. 외국과 달리 국내에서는 온라인 데이팅을 전문으로 하는 서비스가 부재했다. 하지만 온라인 데이팅 문화, 그 자체는 일찌감치 존재했다.
 
그 기원을 거슬러 올라가면 이미 PC통신 시절부터 ‘번개팅’이라는 게 있었다. 번개팅이란 서두에 언급한 것처럼 채팅방에서 만난 남녀가 연락처와 사진을 교환하고 오프라인에서 만나는 것을 뜻한다.
 
인터넷 시대로 넘어가면서 이러한 문화는 자연스럽게 아이러브스쿨, 다모임, 세이클럽, 스카이러브, 버디버디와 같은 커뮤니티 서비스에 이전됐다. 그리고 이 시기 클럽엔조이를 비롯해 적지만 미팅사이트들이 생겨나기 시작한다. 
 
◇ 세이클럽, 7080 세대라면 여기서 이성을 찾아본 기억이 있을 것이다. (사진제공=네오위즈인터넷)
 
하지만 가짜 프로필, 불건전한 목적, 이기적인 태도 등으로 위험하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점차 사라지게 된다. 특히 언론에서 온라인 데이팅을 불륜이나 성매매의 매개체로 몰아붙인 게 결정적이었다. 
 
한 온라인 데이팅 회사에서 근무했던 전직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사람들이 색안경을 끼고 보는 탓에 건전하게 사업을 하려고 해도 어려움이 많았다”고 털어놨다. 
 
다만 흥미롭게도 전통적 결혼관이 여전히 강하게 남아있는 문화 특성상 인터넷 기반의 결혼정보회사가 득세하는 새 풍경이 연출됐다. 듀오, 가연과 같은 대표 사업자는 현재 연매출 수백억원을 올리며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그러던 2010년 소셜과 모바일이 크게 돌풍을 일으키면서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국내에서 온라인 데이팅 서비스가 속속 등장한 것이다. 대표적인 사업자가 이음, 이츄, 코코아북 등이다. 이중 이음의 약진은 무서울 정도다.
 
이음은 하루에 한명씩 이성을 소개해준다는 컨셉의 서비스로서 최근 회원수 100만명을 돌파했으며 월매출 5억원을 기록하는 등 견조한 실적을 보이고 있다. 여성을 대상으로 하는 마케팅과 디자인, 운영시스템 등이 크게 호응을 얻었다는 평가다. 
 
현재 이음은 모바일 연계, 매칭 알고리듬 고도화, 오프라인 프로모션 등으로 서비스 확장과 혁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 최근 온라인 데이팅 문화를 선도하고 있는 이음 (사진제공=이음)
 
또 다른 서비스인 이츄는 신뢰성 문제를 해소하고 연결 가능성을 높이는 데 역점을 뒀다. 가입하기 위해 정보를 입력하는 시간만 하더라도 1시간 이상 걸리며 만약 다른 이용자들로부터 평판이 좋지 못하다면 활동이 중지될 수 있다. 온라인 공간에서 이기적인 행동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을 미리 차단한 것이다. 
 
코코아북은 흥미롭게도 소개팅이 아닌 3대 3 미팅을 주제로 하는 서비스다. 남녀 모두 셋 중 한명을 고르고 매칭이 이뤄진 커플만이 연락처를 나눌 수 있다. 독특한 설정 때문인지 최근 수십만명의 가입자를 확보하는 등 사업이 순풍을 타고 있다.  
 
이처럼 좋은 성과를 거두는 사업자들이 속속 등장함에 따라 국내 온라인 데이팅 시장에 장밋빛 전망을 제시하는 전문가들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싱글라이프와 서구적 가치관의 보급은 이러한 분위기를 더욱 확산시키고 있다.  
 
박지웅 패스트트랙아시아 대표는 “이성 만남이 만들어내는 시장 전체 규모와 잠재력을 고려하면 온라인 데이팅 서비스가 성장할 수 있는 여지가 매우 크다”며 "어떻게 대체재로 존재하는 시장에 진출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밝혔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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