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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나도 다우케미칼 기초화학 '눈독'..불붙는 인수전
2014-03-12 17:31:48 2014-03-12 17:35:57
[뉴스토마토 양지윤기자] 미국 다우케미칼이 기초화학 사업부를 매각한다. 다운스트림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전자재료와 정밀화학, 농업용 화학 등 고부가가치 사업 집중을 통한 수익성 극대화 전략의 일환으로 체질 개선에 나섰다는 평가다. 일대 지형 변화는 불가피해졌다.
 
다우케미칼은 지난해 12월 가성소다와 염화비닐이 속한 염소계 화학사업 부문을 매각한다고 밝혔다. 매각 대상은 염소가성소다(CA) 제조시설(미국)을 비롯해 유기염소계 제품(미국·독일), 에폭시(미국·유럽·한국·중국·브라질) 등 11개 지역의 40개 제조설비다.
 
다우케미칼의 염소계 화학사업 부문 매출액은 지난 2012년 50억달러(한화 5조3400억원) 규모로, 회사 전체 매출(60조5700억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8.8%다.
 
다우케미칼이 기초화학 사업부 매각에 나선 것은 체질 개선의 일환이다. 기존 범용 화학제품 대신 다운스트림제품에 집중해 수익성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앤드류 리버리스 다우케미칼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기초화학 사업 부문 매각 발표 당시 "첨단기술과 높은 마진율, 꾸준한 실적 개선을 위해 다운스트림 분야의 사업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결정의 배경에는 무엇보다 지난 수년간 화학산업의 업황 침체가 컸다는 분석이다. 화학시장은 성숙기로 접어들면서 더 이상 높은 성장률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 이에 화학업체들은 전자재료를 비롯한 정밀화학과 농업용 화학, 바이오 등 첨단기술을 접목한 고부가 제품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다우케미칼이 지난해 플라스틱과 범용 화학제품 부문을 축소하기로 한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 이해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 설명이다. 사업 다각화 대신 선택과 집중 전략을 택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한화케미칼은 왜 다우케미칼 인수 검토에 나선 것일까. 관련 업계에서는 안정적인 현금창출(캐시카우) 능력을 가장 큰 이유로 꼽는다. 기초화학 사업부문의 성장은 비록 정체됐지만, 수요는 꾸준하다. '규모의 경제' 논리도 인수 추진의 또 다른 배경으로 거론된다. 석유화학 업종은 규모에 따라 가격 경쟁력이 판가름 난다.
 
업계 관계자는 "성장성이 높은 바이오나 정밀화학에 비해 상대적으로 마진율이 떨어지지만, 수요는 일정규모 이상 유지되기 때문에 사양사업은 아니다"면서 "다우케미칼은 기초화학 분야 1위 기업인 만큼 인수전에 관심을 가진 유화업체들이 많은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 다우케미칼이 지난해 연말 기초화학부문 사업 분리와 매각을 발표한 뒤 국내외 화학업체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 중국 최대 국영 석유기업인 시노펙을 비롯해 인도의 릴라이언스, 브라질의 브라스켐, 미국 액시올 등이 인수전 참여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 릴라이언스는 인도 1위의 석유화학 기업이며, 웅진케미칼 인수전에 참여하기도 했다. 미국의 액시올도 최근 롯데케미칼과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셰일가스를 이용한 에탄 크래커 플랜트 건설 계약을 체결하는 등 적극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밖에 국내 정유·화학 업체들 역시 눈여겨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다우케미칼의 매각 발표 직후 국내외 다수의 화학기업들의 관심이 몰리며 검토에 나선 것으로 안다"면서 "구체적 매각 일정이 공표되지 않았기 때문에 인수에 따른 득실을 따지는 작업에 초점을 맞춰 실제 참여를 저울질하고 있는 분위기"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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