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위기)러시아 비판 강도 낮은 日..왜?
2014-03-04 10:27:10 2014-03-04 10:31:23
[뉴스토마토 우성문기자] 세계 각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군사개입에 대한 비난을 높이는 가운데 일본은 몸을 사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소치올림픽에서 자국 선수를 응원 중인 아베 총리 (사진=로이터통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3일(현지시간) 일본이 러시아와의 이해관계 때문에 러시아를 비판하지 못하고 다소 '부드러운' 태도를 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3일 주요 7개국(G7)은 성명을 내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군사개입을 강하게 규탄했다.
 
일본도 이에 동참했지만 다른 나라들보다 비판의 수위는 훨씬 낮았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3일 당정 지도부와 만난 자리에서 러시아를 향해 "관련 국제법을 완전히 검토하고 우크라이나의 자치권을 존중해 신중하게 행동하기를 강력히 촉구한다"며 "일본은 우크라이나의 상황이 평화로운 방법으로 해결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일본 외무성도 이날 "일본은 러시아의 결정에 심각한 우려와 염려를 표한다"고 말했다.
 
이는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장악하고 있는데 대해 "침략행위"라며 "러시아를 G8에서 추방할 수도 있다"고 말한 것과는 사뭇 대조되는 것이다. 
 
영국 정부 역시 강경한 입장을 드러냈는데 윌리엄 헤이그 영국 외무장관은 "크림반도 통제권을 러시아가 장악한 상황"이라며 러시아에 대해 즉각적인 철군을 촉구하며 "철군하지 않으면 심각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WSJ은 이렇게 일본이 러시아에게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로 러시아가 실효 지배 중인 쿠릴(일본명 '북방 영토') 4개 섬 반환 협상 문제를 꼽았다. 
 
아베 내각이 그동안 쿠릴 4개섬 반환을 위해 러시아와의 관계에 공을 들여온 만큼 행여나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쿠릴섬 반환 협상에 악영향을 미칠까 노심초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아베 총리는 두 번째 총리직에 오른 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5차례나 단독 회담을 가졌고 서방 주요국 정상들이 참석을 거부한 소치 동계 올림픽 개막식에도 달려갔다. 
 
영토 문제 뿐 아니라 러시아가 일본에 천연가스를 공급하고 일본이 러시아에 사기업 투자를 늘리는 등 양국의 이해관계는 경제적인 분야에서도 얽혀있다. 
 
따라서 일본은 G7국가들의 심기를 불편하게 할 수도, 러시아의 심기를 불편하게 할 수도 없어 눈치작전을 펼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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