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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P, 정규 1집 내놓고 '아티스트' 향해 반 발짝 앞으로
어쿠스틱 댄스-슬로우잼 등 다양한 장르 소화..성장 가능성 보여줘
2014-02-04 12:22:03 2014-02-04 12:26:08
◇그룹 B.A.P가 첫 번째 정규 앨범을 발표했다. (사진=TS엔터테인먼트)
 
[뉴스토마토 정해욱기자] “‘아티스트’ 향해 반 발짝 앞으로.”
 
데뷔 3년차 그룹 B.A.P가 지난 3일 첫 번째 정규앨범 ‘퍼스트 센서빌리티’(First Sensibility)를 내놨다. 이 앨범엔 총 열 세 곡이 담겼다.
 
인트로인 ‘B.A.P’에선 그들만의 강렬한 느낌이 느껴진다. ‘No Mercy'나 ’One Shot' 등에서 보여줬던 강인한 전사의 모습을 다시 확인할 수 있다. 강한 비트를 타고 “우린 겁 없는 배드 보이즈”, “딴따라 음악 따위 따라가지 않아도 뭐” 등의 가사가 흘러나온다.
 
하지만 2번 트랙인 ‘1004’에서 B.A.P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매력적인 기타 사운드로 시작하는 이 노래는 포크와 록의 요소가 결합된 어쿠스틱 댄스곡. 감각적인 기타 사운드에 사랑의 대상에 대한 솔직한 감정을 담았다는 점에서 조용필의 ‘헬로’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멤버들은 천사 같은 그녀가 떠나고 난 뒤 혼자 남은 남자가 느끼는 그리움과 상실감에 대해 노래한다. 방용국과 젤로의 랩이 감정을 고조시키고, 대현의 고음과 나머지 멤버들의 보컬이 곡의 중심을 이끌고 간다. B.A.P는 이 노래를 통해 트레이드 마크였던 전사로서의 모습을 벗고 성숙한 남자의 매력을 발산한다.
 
 
이번 앨범엔 힙합, 헤비메탈, 슬로우잼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담겼다.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려는 고민의 흔적이 묻어난다. 
 
맑은 피아노 선율과 함께 방용국의 담담한 랩핑으로 시작하는 3번 트랙의 ‘쉽죠’는 ‘첫 번째 감성’(First Sensibility)이란 이름의 이번 앨범의 정체성을 가장 잘 보여주는 노래다. 감성적인 리듬과 가사가 돋보인다.
 
또 5번 트랙의 ‘Check on'은 B.A.P의 끼를 확인할 수 있는 리드미컬한 힙합 장르의 노래이며, 6번 트랙인 ‘Shady Lady'는 재즈풍의 전주로 시작하는 부드러운 선율에 여자친구를 향해 속사이는 듯한 노랫말을 담아냈다.
 
이밖에 밝은 분위기의 댄스곡인 ’Lovestick‘, 강렬한 헤비메탈 사운드의 'Bang x2', 슬로우잼 장르의 ‘Body & Soul'도 인상적이다.
 
B.A.P는 강한 전사의 느낌에 애절한 감정을 더한 11번 트랙의 'Save Me'와 차분한 분위기의 발라드곡인 'With You'를 통해 상반된 이미지를 보여주기도 한다.
 
B.A.P는 공을 들여 제작한 이번 앨범을 통해 다양한 장르를 소화해낼 수 있다는 걸 증명해보였다. 고정된 이미지에서 벗어나 성공적인 변신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B.A.P의 첫 정규 앨범은 합격점을 줄 만하다.
 
아이돌 그룹의 입장에서 가장 잘하는 것을 제쳐두고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지난해 미국, 일본 등에서의 투어 콘서트를 통해 해외 시장에서도 인정을 받은 B.A.P가 아이돌 그룹으로선 어느 수준 이상에 올랐다는 것이 확인된 셈이다.
 
물론 아직은 자신들의 색깔을 찾아가는 과정이라는 느낌을 준다. 각각의 노래에서 B.A.P만의 색깔이 확실히 묻어나진 않는다. 다양한 장르를 소화할 수 있는 재주가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B.A.P만의 장르'을 만들어냈다는 확신을 주진 못한다.
 
하지만 힙합을 베이스로 한 방용국, 젤로 콤비와 함께 나머지 멤버들이 조화를 이뤄 새로운 장르의 음악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고, 아이돌로서의 충분한 재능을 확인시켜줬다는 점에서 ‘아티스트’를 향해 적어도 반 발짝은 내디뎠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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