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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시장, '호랑이'가 없으니 '여우'가 왕 노릇
2014-02-02 06:00:00 2014-02-02 06:00:00
[뉴스토마토 허준식기자] 코스피선물시장에서 초단기세력이 주목받고 있다. 중장기 플레이어가 시장을 이탈하면서 초단기매매 행태를 보이고 있는 이들에게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이다.
 
KDB대우증권에 따르면 중장기 성향의 외국인투자자들은 지난해 9월 선물옵션 동시 만기 후 선물시장에서 자취를 감췄다. 이들은 짧게는 30일 길게는 3개월의 시간을 가지고 3만계약 이상을 운용하며 차익거래를 유발시키는 등 거래활성화에 기여했던 투자자들이다.
 
KDB대우증권은 외국인의 선물시장 이탈이 정부 규제만으로는 설명이 안된다며 지수 변동성이 낮아져 이익을 낼 기회가 예전만 못해졌다는 점을 이탈의 배경으로 지목했다.
 
심상범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주식 현물시장에서 외국인이 이탈하는 것은 지수가 더는 못 오른다는 의미인데 반해 선물시장에서의 이탈은 변동성이 낮아 시장에서 수익을 낼 기회가 없어졌다는 의미이고 이는 결국 시장이 못 움직이고 고사할 것으로 보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실제 한국거래소가 산출해서 발표하는 변동성지수인 브이코스피(VKOSPI)는 2008년 10월 103.05포인트를 고점으로 지난해 12월 12.60까지 급락했다.
 
◇ 브이코스피 추이(자료=한국거래소, 대신증권)
 
하지만 호랑이가 나간 자리는 여우가 꿰찼다. 그간 규모면에서 비교가 되지 않아 중장기 플레이어의 그늘에 가리워져있던 초단기세력들이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이들은 새로 잡은 포지션을 장중에 청산하거나 보유한다해도 3일 이상은 들고 가지 않는다. 그야말로 단기 매매다. 운용자금도 중단기 세력에 비해 작다. 따라서 시장 방향성에 가진 돈 모두를 거는 '풀베팅' 전략을 취하는데 이로 인해 증거금 여력이 부족하게 되고 결국 이들은 오랫동안 포지션을 유지할 이유내지는 재간이 없어 초단기매매에 나설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심 연구원은 "초단기세력들은 거래시마다 증거금 15%를 가정했을 때 6.7배의 레버리지를 사용하는 것이라서 2~3일 이상은 포지션을 유지하기가 힘들다"며 태생이 단기 회전을 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그는 "초단기세력은 운용규모가 워낙에 작아 매매시 중장기투자자처럼 차익거래를 유발시켜 현물시장까지 활성화시키진 못할 것"이며 "매매 방향성도 매수와 매도 진입을 예측불가능한 형태로 짧게 하고 있어 시장 볼륨을 키우는데 기여하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지난해 9월 이후 프로그램매도와 매수 규모는 횡보 내지는 감소세를 보여주고 있다.
 
◇ 프로그램매매 추이(자료=한국거래소, 대신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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