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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채용제도 전면개편..서류전형 부활(종합)
SSAT 대폭 강화..대학총장 추전자는 서류전형 면제
2014-01-15 11:48:36 2014-01-15 11:52:33
[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올해부터 삼성의 채용 제도가 바뀐다. 서류 전형이 부활한다.
 
지금껏 지원자 모두 삼성직무적성검사(SSAT)를 볼 기회가 주어졌으나 앞으로는 서류전형을 통과한 응시자들에 제한된다. '삼성 고시'라는 신조어를 만들 만큼 사회적 문제로 비화됐던 채용제도의 부작용을 해소하겠다는 의지다.
 
대신 열린 채용을 도입한다. 상·하반기 나눠져 1년에 2번 이뤄지던 채용이 앞으로는 일년 내내 상시적으로 이뤄진다. 지원자가 삼성에 지원서류를 접수하면 삼성이 그 서류를 기반으로 SSAT 응시 여부를 판단한다.   
 
일부 특혜도 주어진다. 서류전형 없이 바로 SSAT를 볼 수 있다. 전국 모든 대학 총학장이 추천한 학생과 삼성이 직접 나서서 발굴한 인재가 대상이다. 인재의 역량을 누구보다 잘 아는 대학으로 하여금 추천을 할 수 있도록 권한을 부여한다.
 
◇삼성(사진=뉴스토마토)
 
이인용 삼성그룹 미래전략실 커뮤니케이션팀장(사장)은 15일 사장단회의 직후 브리핑을 통해 "사회적 부담과 비효율을 줄일 수 있는 방향으로, 찾아가는 열린채용으로 제도를 개편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삼성이 채용제도 개편안을 내놓은 것은 최근 지원자가 삼성 등 재벌그룹들 과도하게 집중되는 가운데, 특히 삼성의 취업문을 두드리기 위한 사교육이 극성을 부리는 등 사회적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개편안에 따라 삼성은 올해부터 서류전형을 통해 준비된 사람에게만 SSAT를 볼 수 있도록 했다. 이를 위해 상시로 지원서를 접수하고, 서류전형 후 SSAT 응시자격을 부여하는 수시채용 제도를 운영한다. 
 
이인용 팀장은 "매년 SSAT 시험에 20만명이 응시하고 있는데 이중에는 별 준비 없이 응시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라며 "평상시 삼성과 직무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준비한 사람들이 더 많이 발굴될 수 있도록 서류전형을 도입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 팀장은 "서류전형이라고 하면 스펙이 중요시될 수 있는데 집중되지 않은 여러 분야의 스펙은 오히려 불리할 수 있다"며 "내가 원하는 직무를 위해 어떤 준비가 돼 있는지 판단하기 위한 것이지, 나열된 스팩을 보기 위한 것은 아니다"고 부연했다. 서류전형 부활에 따른 학벌 등의 스펙 중시 풍조를 의식한 대목.
 
입사 지원서는 세부 학업 내역과 전문역량을 쌓기 위한 준비과정 및 성과, 가치관 평가를 위한 에세이 작성 등으로 구성된다. 또 계열 특성을 반영해 이공계는 전공과목 성취도 등을, 인문계는 직무관련 활동과 경험 등을 중점적으로 평가한다.
 
만약 서류만으로 변별이 어려울 경우에는 사전 인터뷰나 실기 테스트를 시행해 SSAT 시험 기회 부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서류전형 없이 바로 SSAT를 볼 수 있는 응시자는 삼성이 직접 발굴한 인재와 대학 총장이 추천한 학생 등으로 한정된다. 대학 자체적인 평가력을 공인하겠다는 의미다.
 
학업에 충실한 준비된 인재의 적극적 발굴을 위해 대학 총학장 추천제를 도입키로 했다는 설명이다. 전국 4년제 대학 200여명의 총학장에게 우수한 인재를 추천받아 서류전형 없이 바로 SSAT를 볼 수 있게 할 예정이다.
 
다만 지방대 출신에 대한 채용 확대와 저소득층 채용할당, 여성인력의 사회진출 확대 등 열린 채용의 기본 취지는 그대로 유지한다.
 
삼성 자체적으로는 열린채용 제도를 통해 인재가 있는 현장으로 달려가 연중 수시로 대상자를 발굴할 예정이다.
 
연구개발직은 학력·학벌이 아닌 전문능력 중심으로 다양하게 발굴에 나선다. 대학·기업간 산학협력 과제에 참여한 우수인재와 각종 논문상과 경진대회 수상자 등을 적극 우대할 방침이다.
 
특히 소프트웨어(SW) 인력의 경우 지난해 새로 도입한 인문계 우수인력 대상의 'SW 컨버전스 교육'을 대학으로 확대, 전국 주요대학과의 협력을 통해 전공·비전공 인력을 맞춤형 SW 인력으로 양성하는 등 인문·이공 통섭형 인재 확보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영업마케팅직과 디자인·광고직은 전공을 불문하고 직무 관련 경진대회 수상자나 인턴십 또는 실무경험이 있는 전문인력을 추천받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우수인력을 발굴하기로 했다. 
 
SSAT 시험 내용도 바뀐다. 현재 ▲언어 ▲수리 ▲추리 ▲상식 등 4가지 부문에 공간지각력이 포함된다. 그간 SSAT가 단순한 암기나 단편적 지식 확인에 그쳤다는 지적에 따라 종합적·논리적 사고를 평가하는 문항을 확대키로 했다.
 
상식 영역은 인문학적 지식 중 역사와 관련된 문항을 확대해 역사에 대한 이해를 지닌 우수인재가 선발되도록 추진할 예정이다.
 
이 팀장은 "서류전형 도입을 통해 SSAT 대상자를 합리적으로 축소해 연간 20만명에 달하는 대규모의 직무적성검사 응시에 따르는 사회적 고비용 구조와 비효율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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