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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이두희 "'더지니어스2'를 통해 얻은 것은.."
2014-01-12 17:54:52 2014-01-13 16:43:57
◇이두희 (사진제공=tvN)
 
[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전화기 너머로 활기찬 목소리가 들려왔다. '더지니어스2'에서 나오는 그 순진무구하고 해맑은 목소리 그대로였다. 녹화가 진행되고 시간이 얼마간 지나서였는지, 방송에서 보였던 분함과 억울함은 도저히 느껴지지 않았다. 지난 11일 방송된 '더지니어스2'에서 안타깝게 탈락한 이두희다.
 
이두희는 지난 방송에서 철저하게 '왕따'를 당하며 아무런 힘도 못 써보고 탈락자가 됐다. 이후 데스매치에서도 자신의 신분증을 훔치고 되돌려주지 않은 은지원을 믿었다가 결국 참패했다. 이 때문에 각종 게시판에서는 이두희를 옹호하면서, 은지원과 조유영 등을 비판하는 글이 거세게 이어지고 있다.
 
약 6시간 동안의 연락 끝에 힘겹게 통화를 하게 된 이두희는 "오늘 일이 바빴다"며 활발한 느낌을 전했다. 이제는 다 해결됐다는 듯 편안한 목소리로 당시 상황과 심정을 설명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왕따' 당했다고 생각..'청소년 폭력예방재단'에 기부"
 
- 탈락 당시의 심정을 설명해달라. 분노와 실망감이 커보였다.
 
▲"게임은 게임일 뿐이다라고 생각했다. 당시에는 지원이형과 유영이가 정말 미웠다. 다른 건 모르겠고, 왕따를 당한 거지 않냐. 누가 봤을 때는 아닐 수도 있지만 나는 왕따를 당했다고 생각한다. 살면서 왕따는 나와 별개의 일이라고 생각해왔는데, 막상 경험을 하니 감정적으로 기분이 상당히 나빴다. 이틀 동안 잠도 못잤다."
 
"생각해보니 내 실수도 있지 않나. 내가 원래 신분증이나 신용카드를 잘 잃어버린다. 수능 때도 수험표를 두고 갔었다. 내가 1차적인 원인을 제공한 것도 컸다고 생각한다."
 
- 어떻게 기분을 풀게 됐나. 출연진이 많이 위로해줬나.
 
▲"왕따에 대한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먼저 '청소년 폭력예방재단'에 출연료의 일부를 기부했다. 그렇게 하고 나니 마음이 홀가분해지더라. 30살이 넘은 나도 기분이 이렇게 나쁜데, 10대는 어떠할까라는 생각에 기부했다. 왕따는 없어져야 한다."
 
◇이두희 (사진제공=tvN)
 
◇"이상민·은지원·조유영·노홍철..이제는 미운 감정 없다"
 
- 현재 많은 출연자 대부분이 시청자들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다. 제작진도 마찬가지다. 출연자들과 풀었나.
 
▲"이미 많은 얘기를 들어서 알고 있다. PD님을 비롯해 출연자 대부분에게 미안한 마음이다. 이렇게까지 될 줄은 몰랐다."
 
"상민이 형의 경우 끝나고 술을 사줬다. 내가 술도 잘 못하는데 진심으로 속에 있는 얘기를 다 꺼내줬다. 게임 내에서도 상민이 형에 대해서는 전혀 기분 나쁠 게 없었다. 불멸의 증표를 그렇게 사용한 것은 '기분 좋은 뒤통수'였다. '내가 수 싸움에서 졌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단 한 번도 미웠던 적이 없다. 상민이 형은 진짜 좋은 사람이다. 사실 상민이 형이 우승했으면 좋겠다."
 
"지원이형이나 유영이의 경우에는 정말 화가 많이 났었다. 두 사람은 끝나고 정말 많이 미안하다고 했다. 변명을 할 수 없는 상황이라서 그런지 미안하다고만 하더라. 나는 그게 좋다. 변명 안 하고 미안하다고 하는 게."
 
"지원이 형의 경우에는 콘서트도 놀러가고 응원도 열심히 했다. 정말 아무 감정 없는데 보시는 시청자분들이 너무 감정을 이입해 그 분들께 욕을 하지 마셨으면 좋겠다."
 
"홍철이 형은 비연예인들을 정말 많이 챙겨주시는 분이다. 첫 1화에서 형은 일부러 비연예인들 챙겨주겠다는 마음으로 비연예인들과 연합을 꾸렸다. 방송에 재밌게 나가는 법도 코치해주고 정말 많이 아껴줬다. 지금 와서는 모두 고맙고 좋은 사람들이다."
 
- 그래도 은지원은 끝까지 거짓말을 하는 것 같았다. 특히 '내가 만취였니?'라는 말은 거짓말 같았다.
 
▲"얘기를 들어보니 정말 만취였다. 만취해서 말 한 것을 나는 진심으로 믿었던 것이다.(웃음) '그걸 내가 믿었구나'라는 생각에 조금 답답했다."
 
- 끝까지 은지원을 믿은 상황이 이해가 안 간다. 왜 홍진호와 유정현의 말을 듣지 않고 끝까지 은지원을 믿은 것인가.
 
▲"보면 알겠지만 나는 완전 멘탈 붕괴 상태였다. 누가 봐도 진호 형이나 정현이 형의 말이 맞았다. 하지만 당시 심정으로는 믿지 않고서는 해결이 되지 않을 것 같았다. 머리 한 번 더 굴리는 게 힘든 상황이었다. 내가 컴퓨터를 해서 0아니면 1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참패를 했다."
 
◇이두희 (사진제공=tvN)
 
◇"홍진호 VS 안티 홍진호"
 
- 탈락자 입장으로 봤을 때 가장 논란이 크게 되고 있는 '연예인 VS 비연예인' 연합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연예인 연합대 비연예인 연합은 아닌 것 같다. 홍진호 연합 대 안티 홍진호 연합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홍철이 형이 욕을 많이 먹고 있는데 아까도 말했듯이 정말 많이 챙겨준다."
 
"그리고 사람들도 다 친하다. 다만 게임을 할 때 '홍진호와 함께 게임을 할 수있느냐'와 '없느냐'의 연합인 것 같았다. 아무래도 진호 형이 게임을 원체 잘해서 그랬던 것 같다. 나도 속으로는 계속 진호 형을 떨어뜨릴 생각이었다. 그래도 내가 '홍진호 연합'에 있었던 것은 게임을 같이 할 수 있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더지니어스2'를 통해 얻은 것은.."
 
- 가장 안타깝게 탈락한 인물이 될 것이다. 83년생 치고는 고생을 다양하게 경험한 것 같다. 이번 '지니어스2' 배신과 사기를 당해 탈락했다. 얻은 것이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
 
▲"비록 이렇게 탈락했지만, 사람을 믿으면서 살려고 한다. 이 방식대로. 얻은 것이 있다면 방송이라는 무대를 경험했다는 것이다. 방송은 내가 절대 경험할 수 없는 영역이었는데 신선한 경험을 하게 됐다."
 
"그리고 내가 모르는 현장에 가면 무조건 휘둘리면서 살아왔다. 컴퓨터 외의 분야에서는 늘 휘둘렸다. 방송 보면 엄청 휘둘린다. 이제는 좀 줏대가 있어야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가장 크게 느낀 점은 내가 내 모습을 제 3자의 관점으로 봤다는 것이다. 말투나 표정관리도 있고, 특히 재경이를 설득할 때의 어리광 부리는 모습은 고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나는 그 장면이 정말 멋있게 나갈 줄 알았는데, 내가 봐도 화가 날 정도로 설득을 못하더라. 내가 진심으로 행동한 게 밉상으로 보일 수 있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많은 것을 남긴 '지니어스2'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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