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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내부 마무리 광주시 새 야구장 '속살까지 살펴봤다'
2013-12-09 10:24:24 2013-12-09 10:28:28
◇광주시 새 야구장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의 내부 전경. (사진=이준혁 기자)
  
[광주광역시=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프로야구는 겨울 스토브 리그(Stove League)에 돌입했다. 선수의 충원과 올해 우수한 성적을 올린 선수들의 시상식, 마무리 훈련과 해외 전지훈련 등을 진행하고 있다.
 
그렇지만 광주에선 다음 시즌을 앞두고 중요한 일정이 있다. 49년간 사용한 야구장을 대체할 새로운 야구장의 완공이다.
 
기존 야구장을 철거하는 것은 아니다. 지난 32시즌 동안 타이거즈의 혼이 실렸던 무등 야구장에서는 앞으로 아마야구 경기가 주로 치러진다. 내년부터 프로야구 경기는 새로운 야구장에서 열린다. 사실상 야구팬에게 신축 광주야구장 개장은 '구장 이동'과 다름이 없는 것이다.
 
뉴스토마토는 지난 8월 공정률 65%대였던 신축 야구장을 방문해 취재한 바 있다. 이번에는 공정률 94%대인 야구장을 다시 찾았다.
 
 
◇광주시 새 야구장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의 외야 방향에 설치된 '커플석'. (사진=이준혁 기자)
 
◇공정률 94%, 이제 개장 앞둬
 
지난 8월 새 야구장은 골조는 완성됐지만 관중석이나 그라운드의 정리가 되지 않아서 어딘가 휑한 모습이었다. 
 
그렇지만 이번에 찾은 야구장은 서서히 공사를 마무리짓는 막바지 단계였다. 잔디가 식재된 그라운드는 토사 정리가 진행 중이었고 좌석도 모두 설치돼 관중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외야는 잔디가 잘 정돈된 상황에서 합성목재로 데크화한 공간과 커플석 등의 특화 좌석도 모습을 드러냈다. 국내 최대규모의 중앙 전광판도 웅장한 모습으로 경기 진행상황을 알릴 날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야구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 등을 통해 비판적인 평가가 있었던 외야 불펜도 공사 막바지 단계였다. 현장에서 공사의 진행과정을 안내한 관계자는 불펜에 대해 기준치 이상의 넓이로 넓게 설치한 상황(2조 동시 훈련 가능, 6m x 27m)이라며 착시 현상이 아닐까 싶다고 해명했다.
 
내부 시설의 마감 작업중이긴 하지만 야구경기를 여는 데에는 아무 문제없어 보였다.  내부 마감·정리 작업을 마치고 시운전을 거치면 야구장은 개장한다.
 
공사 현장 관계자는 "전국 최초로 BF인증(장애물 없는 생활환경 인증)을 획득한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는 선진국의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친환경 야구장"이라며 "한국을 넘어 세계의 '명품야구장'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며 "2014년 프로야구 시즌 관중들이 만족할 수 있도록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광주시 새 야구장(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의 외야는 잔디석으로 구성돼 있다. 또한 국내 최초의 샌드 파크(통칭)과 국내 최대규모의 최신 전광판이 설치됐다. (사진=이준혁 기자)
 
◇클럽하우스도 대폭 단장..'맥반석 사우나'도 있다!
 
그동안 기존 광주 야구장은 낡은 클럽하우스로 인해 팬들의 원성을 샀다. 
 
하지만 새 구장인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가 개장하면 그런 비판은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클럽하우스가 최첨단 시설로 지어지기 때문이다.
 
공사 관계자는 "팬들이 관전하기 편한 좋은 야구장을 짓고자 했다. 그렇다고 팬들만 고려한 것은 아니다. 선수단이 최상의 경기력을 펼칠 공간을 잘 만들기 위한 노력도 빠지지 않았다. 선수단을 위한 공간은 기본"이라고 말했다.
 
광주시와 시공사인 현대건설 컨소시엄(공사지분율 : 현대건설(40%), 남양건설(27%), 남광건설(15%), 한양건설(13%), 모아종합건설(5%))은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를 건설하며 한국야구위원회(KBO)가 권장한 구장 각도인 '동북동 22.5도'를 최대한 맞춰 지으려 했다. 그라운드에 비해 덕아웃을 살짝 낮추면서 선수와 코칭스탭의 시야도 개선했다.
 
또한 불펜을 외야에 기준치 이상의 넓이로 넓게 설치한 것은 물론(2조 훈련 가능, 6m x 27m) 훈련 선수의 편의를 위한 시설을 여럿 갖췄다. 덕아웃과 상호 교신이 가능한 화상 모니터는 물론 불펜에 전용 화장실도 설치됐다.
 
클럽하우스는 화룡점정이다. 단순한 락커룸과 간단한 샤워 시설만 있던 공간에서 넓은 냉탕과 온탕을 갖춘 목욕탕과 맥반석 사우나까지 겸비한 공간으로 변신했다. 또한 체력훈련실을 별도 공간으로 빼면서 1인당 면적이 넓어졌다. 오는 2016년 완공될 대구시의 새 야구장이 어떠한 모습을 갖출 지는 모르지만 현재 이만한 최신 야구장은 없다.
 
◇광주시 새 야구장(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의 클럽하우스. 대규모 목욕 시설은 물론 맥반석 사우나까지 설치돼 홈팀 선수단 피로 회복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6일 현재 마무리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었다. (사진=이준혁 기자)
 
◇역사를 보존하고 여성과 장애인을 고려한 야구장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는 전국 최초로 BF인증(장애물 없는 생활환경 인증)을 획득한 야구장이다. 그만큼 장애인들의 야구장 이용과 경기 관람에 신경을 쓴 흔적이 역력했다.
 
지상과 지하에 걸쳐 60면에 달하는 대규모 장애인 주차장을 시작으로 승강기와 장애인 화장실 등이 다량 설치돼 장애인 입장 편의를 돕는다.
 
더불어 그동안 장애인을 위한 관람석이 내야만 설치된 것과 달리 이 곳은 외야 방향에도 장애인 관람석이 설치됐다. 다양한 공간에서 야구를 살피는 기회가 제공되는 것이다.
 
여자화장실의 면적이 넓다는 사실도 특징이다.
 
변기 댓수만 봐도 여성친화적이다. 상단(5층)과 하단(3층)에 각각 67개와 73개의 변기를 설치한 것이다. 이는 남자화장실 변기 갯수(각 35개)보다 1.91~2.08배 많은 것으로 '공중화장실 등에 관한 법률'의 규정 비율(여성화장실 대변기 수를 남성화장실 대·소변기 수의 1.5배 이상)보다 월등하게 많다. 프로야구 경기를 관람하는 여성 관중이 급격하게 늘어난 상황에서 대기 시간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도 이 야구장은 기존 종합운동장에서 정문·성화대 등을 보존해 역사성을 잇고자 노력했다.
 
광주시는 성화대와 주변부를 존치시키고 리모델링 절차를 거쳐 야구와 지역의 체육 분야를 알리는 역사관 등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활용 방안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정문은 무등경기장이 광주의 최초 전문체육시설이란 점과 5.18 광주 민주화운동 관련 사적인 점을 감안해 존치시킨다. 현재 현판을 잠시 떼어뒀는데 완공 시점에 맞춰 부착한다. 
 
◇광주시는 종합경기장이 광주 최초의 전문 체육시설이란 점을 고려해 성화대(사진 위)를 중심으로 관람석의 일부를 남겨 야구와 지역 체육과 관련된 역사관으로 리모델링해 활용할 예정이다. 또한 종합경기장 정문은 5.18 광주 민주화운동 관련 사적으로 존치됐다. (사진=이준혁 기자)
 
◇'수익시설' 용도 공간의 임대 문제는 해결해야
 
상당히 오랜 기다림 끝에 공사를 시작하고 마무리된 구장답게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는 순탄하게 지어지는 중이었다. 연고팀인 KIA 타이거즈 구단이 좋은 성적을 올려 관중을 증대시킬 일만 남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만 문제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야구장 수익 확충을 목적으로 마련된 임대 공간에 어느 누구도 관심을 보이는 주체가 없는 것이다. 이는 광주시 수익과도 연관돼 있는 문제이나 KIA 야구단의 임대료 책정과 무관하지 않다는 점에서 야구계가 나몰라라할 수는 없다.
 
야구장의 임대 가능 공간은 내야 하단 유휴지에 있다. 1층과 2층에 위치하며 2층 KIA 사무실로 쓰는 공간과 구내 식당으로 공사되는 공간 외에는 모두 남아있다.
 
공간은 대형마트가 들어올 정도로 광활하지는 않지만 중대형 SSM과 패밀리 레스토랑 등이 들어올 정도는 됐다. 5개관을 넘기는 어려울 지라도 개축과 개별관 규모의 설정에 따라 2~4개관 정도의 극장 입관도 가능해보였다.
 
공사 관계자는 "영화관 사업자만 문의가 왔다. 세 곳이 연락이 왔고 두 곳은 현장에 와서 보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아무 연락이 없다."고 설명했다.
 
야구장 주변 지역은 주거지로 경기가 열릴 시점을 빼면 유동인구가 적다. 더불어 광주 번화가 중 하나인 유스퀘어(광주종합버스터미널)와의 거리가 직선거리 1㎞ 정도로서 가까워 작은 공간에서 문화·외식 공간으로 수익 창출을 하기에 애로가 있다. 영화관 사업자의 문의가 더이상 없는 이유다.
 
야구장 주변에서 15년째 살아왔다는 한 시민은 "동네 슈퍼마켓이 들어오기엔 주거지역과 멀고, 문화시설이 들어오기에도 유스퀘어와 가깝다. 상업시설이 들어오기는 좋은 입지는 아닌 것 같다"고 견해를 밝혔다.
 
◇광주시 새 야구장(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의 내부 공간 모습.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1층 임대 가능 공간, 2층 임대 가능 공간, 2층 KIA타이거즈 구단 사무실, 2층 KIA타이거즈 식당. (사진=이준혁 기자)
 
◇부족한 부분이 없지 않지만 멋진 야구장
 
예정대로면 광주 새 야구장은 연말 완공된다. 그리고 정상 개장을 위해 15일부터 전면 시운전을 시작한다. 조명 조도분포도의 하나하나까지 매우 꼼꼼하게 살피는 작업이다. 이를 마쳤다는 전제하에 광주시는 법정 준공일로 내년 1월24일을 예상 중이다.
 
아직 내년 프로야구 일정은 발표되지 않았다. 그렇지만 예년처럼 3월 하순~4월 초순 시작하게 되면 시범경기는 대략 3월 초순~3월 중순 진행된다. 시간이 제법 남았다.
 
대구야구장과 함께 '낡은 야구장의 상징'이던 광주 무등야구장. 새로 개장할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가 기존의 광주 야구장 이미지를 바꿔주길 기원한다. 건설 관계자는 좋은 야구장을 건설했다. 내년부터는 시설을 인계받아 운영할 광주시와 KIA의 책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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