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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13명 탈단' 두산베어스, 이탈 러시 언제까지?
2013-11-28 10:11:58 2013-11-28 10:15:42
◇두산베어스의 2013년 시즌 후 탈단 구성원.
 
[뉴스토마토 이준혁기자] FA(자유계약선수)를 한 명도 못 잡은 데 대해서는 '그럴 수도 있다'는 평가가 많았다. 임재철을 40인 보호선수 명단에 포함하지 않아 여러가지 구설이 돌긴 했지만 2차 드래프트에서 선수가 5명이나 새로운 팀으로 가는 상황은 중상위권 다른 팀도 경험했고, 유망주가 많은 두산으로서는 예상됐던 시나리오다. 김선우가 명단에 포함된 것이 팬들에게 충격이긴 하나 11월의 방출은 일상적인 일이다.
 
하지만 이같은 사례가 누적되면서 어느새 10명이 넘는 인원이 팀을 떠났고 이 중에는 팀의 근간을 이룬 주전급 선수가 다수 포함됐다.
 
급기야 올해 준우승을 이룬 감독의 경질이란 소식도 들려왔다. 해외 마무리훈련까지 진두지휘하던 감독이라 많은 사람들이 놀라고 있다.
 
11월 중순 이후 쏟아져 나오고 있는 두산발 인원 교체 소식. 대체 두산 베어스에 어떤 일들이 벌어지는 것일까?
 
◇마무리 훈련을 마친 준우승 감독의 경질
 
두산은 27일 저녁 시간에 송일수 2군 감독을 1군 감독에 선임했다는 보도자료를 기자들에게 배포했다.
 
보도자료에는 '경질'과 관련된 내용은 단 한 마디도 나오지 않았다. 그저 송 신임 감독의 개인 프로필과 장점, 취임 일성에 대한 내용만 간략히 나왔다.
 
하지만 원만하게 헤어질 경우 자진 사퇴의 형태를 취하도록 감독을 배려했단 점에서, 게다가 김 전 감독이 아직 마무리 훈련 기간이고 선수단이 일본에 훈련차 머무르는 상황에 교체를 통보했다는 점에서, 이번 감독 교체는 전격 경질로 해석된다.
 
계약 기간이 3년인 김진욱 전 감독은 1년의 임기가 남은 상황이다.
 
김 전 감독은 감독에 부임한 첫 시즌인 지난해 3위로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뤄냈으며, 올해는 4위로 간신히 포스트시즌 무대에 진출했지만  한국시리즈에 오르며 준우승 기록을 썼다. 한국시리즈에서도 두산은 7차전까지 이끌면서 진한 여운을 남겼다.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차지하고 지휘봉을 내려놓은 사례는 지금까지 6차례였다. 김 전 감독이 7번째가 됐다.
 
◇김진욱 전 두산베어스 감독, (사진제공=두산베어스)
 
◇간판선수들의 잇따른 이적..팬들은 '멘붕'
 
올해 두산은 이미 많은 사람이 팀을 나갔다. 2000년대 후반~2010년대 초반 두산의 영광을 이끈 선수도 다수 포함됐다. 두산 팬들은 물론 국내 야구계도 상당히 놀랍다는 반응이다.
 
구단 차원에서 실시한 트레이드, 제도상으로 어쩔 수 없는 2차 드래프트 등도 존재한다. 하지만 어느새 이번 달에만 모두 13명에 달한다. 게다가 팀의 베테랑이 선수 명단에서 대거 이름을 지웠고 감독 경질까지 단행된 상황이다.
 
두산은 지난 17~18일 올해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은 손시헌, 이종욱(이상 NC 이적), 최준석(롯데 이적)이 다른 팀으로 이적했다. 타팀 협상가능 기간 첫날과 둘째날에 이뤄진 계약이다.
 
이후 두산은 22일 2년 만에 열린 2차 드래프트를 통해 5명을 다른 팀으로 보냈다. 1군과 2군을 오가던 선수들도 있지만, 베테랑 외야수 임재철과 일본 진출 이후 두산으로 귀국한 이혜천 등의 이름은 많은 팬들에게 충격으로 다가왔다. 팀이 40인의 보호선수 명단에 이들 이름을 포함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논란이 커졌다.
 
25일에는 3명을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하며 내보냈다. 매년 있는 일이었지만 김선우가 명단에서 제외됐다는 점이 문제였다. 한때 팀의 토종 에이스로 활약했던 선수인데다 구단에서 코치 연수를 제안하며 은퇴를 권유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설화가 많아졌다. 미디어는 물론 상당수 일반 팬들까지 들썩이기 시작한 시점이다.
 
26일 윤석민의 트레이드는 더욱 큰 의문점을 낳은 사건이었다. 현금 등의 다른 조건이 포함되지 않은 넥센과의 1:1 트레이드로, 두산이 손해란 평가가 압도적이다. 트레이드 대상자인 장민석의 나이가 적잖았기 때문에 뒷담화가 많았다.
 
김 감독의 경질 결정은 파격 행보의 '끝판'이었다. 감독 교체에 따라 코칭스태프가 대거 물갈이된다는 점에서 두산을 떠날 사람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송일수 신임 두산베어스 감독. (사진제공=두산베어스)
 
◇내년에도 '화수분' 명성 이어갈 수 있을까?
 
연일 터져나오는 선수 이동에 두산 팬들은 큰 충격에 빠진 상태다. 최근 박정원 구단주가 이끄는 두산건설이 부채가 급증하며 감자와 유상증자를 함께 실시하기로 결정한 사안과 연계하는 시각도 횡횡하다. 일각에서는 '음모론'까지 제기하고 있고, 확인되지 않은 사실도 유포되고 있다.
 
그렇지만 두산 구단 관계자는 '리빌딩'의 과정이라 설명했다. 성적이 나쁘지 않은 지금과 같은 시점에 리빌딩 작업을 하는 게 오히려 낫다는 것이다. "(김진욱 전 감독이) 중요한 순간에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형태의 내용도 전했다.
 
두산의 이같은 생각은 송일수 신임 감독의 설명에서 나타난다. 두산은 송 감독을 설명하며 "원칙과 기본기를 중요시하고 경기 중 상황 대처능력이 뛰어나며 창의적·공격적인 야구를 구사한다"는 표현을 썼다.
 
게다가 "올해 2군 감독을 맡으면서 선수들과 많은 나이 차이에도 스스럼없이 다가서는 소통의 리더쉽을 발휘해 선수들에게 신임이 두텁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지장(知將)이면서 덕장(德將)임을 강조했다.
 
신임 송 감독의 첫 말은 '갑작스런 취임'과 '승리'다. 구단을 통해 "전혀 생각을 못하고 있던 터라 놀랐다. 팬들에게 가장 좋은 선물은 멋지게 이기는 야구를 보여드리는 것이라 생각한다. 이를 위해서 내가 가진 모든 열정과 능력을 남김없이 쏟아붓겠다"고 말했다. 
 
스토브리그 개장 이후로 구단의 틀을 뜯어고치는 두산의 행보에 많은 야구계 관계자와 팬들은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다. '화수분'으로 불리우는 두산이 다음 시즌에도 이렇다할 좋은 결과를 일궈내게 될지 야구계는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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