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정부가 경제 위기 타개에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위기 대책을 놓고 관료들 사이에 엇박자를 내고 있다.
푸틴 총리는 5일 내각 회의에서 "몇 달 내 정부는 은행들의 대출 숨통을 터주고자 국영과 민간 은행에 140억 달러를 투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140억 달러는 불과 하루 전 알렉세이 쿠드린 재무장관이 런던에서 밝힌 330억 달러 상당의 은행권 지원 방안과 비교해 상당한 차이가 나는 액수다.
일단 푸틴 총리는 상반기에 지원될 액수를, 쿠드린 장관은 올 한해 투입될 전체 구제금융 규모를 언급한 것으로 보이지만 정부 관리들의 한마디 한마디가 민감한 금융 시장에서는 혼동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또 전날 내각회의에서는 예상과는 달리 정부 예산 삭감에 대한 논의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이로 인해 정부의 금융위기 대응 프로그램을 총괄하는 이고르 슈바로프 제1부총리가 난감해 졌다.
그는 그 전날 모스크바에서 열린 비공개 투자 설명회에 참석해 투자자들에게 정부가 상당한 규모의 예산 삭감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고 공언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아카디 드보르코비치 대통령 경제보좌관은 "예산 삭감은 없지만, 정부 지출 구조가 바뀔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해 정부와 크렘린궁 사이 정책 조율에 문제점을 노출했다는 지적이다.
르네상스 캐피털의 예카테리나 말로피예바 수석분석가는 모스크바 타임스와 인터뷰에서 "정부가 7% 이상의 재정 적자를 피하려고 지출 규모를 축소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지난해 10월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이 철강 산업 지원책을 세우라고 정부에 지시했고 의회와 각 부처가 관련 법안을 준비했으나 정작 실무를 맡은 재무부가 비협조적 태도를 보이면서 지원책 마련이 무산됐다.
이에 연방의회(상원)가 대통령에게 재무부 업무 실태를 파악해 보라는 서한을 보냈고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곧바로 대통령 행정실에 일러 대통령 지침 이행 실적을 보고하라고 지시했다고 일간 니자비스마야가 6일 보도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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