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마토북리뷰)"신용버블 꺼진 세계, 29년 대공황과 뭐가 달라?"
시바야마 게이타 지음, 전형배 옮김 <조용한 대공황>
2013-10-20 18:10:44 2013-10-20 18:13:56
[뉴스토마토 김원정기자] "런던의 주민은 침대 위에서 아침 홍차를 마셔가며 전화로 전 세계의 다양한 생산품을 살펴보고 자신이 적당하다고 생각하는 수량을 주문할 수 있었다. 자신의 부를 동원하여 세계의 천연자원이나 신사업 분야에 원하는 만큼 투자할 수 있었고 전혀 번잡하지 않게 그 과실이나 이익의 배당을 받을 수 있었다."
 
1919년 쓰여진 이 글은 두 가지 점에서 눈여겨 볼 대목이 있다. 먼저 '전화'를 '인터넷'으로 바꾸면 100년 전 일상의 단면이 지금과 놀랍도록 비슷하다는 점, 또 하나는 글쓴이가 20세기 대표적 경제학자 존 메이너드 케인즈라는 점이다.
 
상품과 인력, 무엇보다 자본이 국경을 활발하게 넘나들던 당시 모든 영국시민이 저렇게 한가롭게 투자처를 찾을 만큼 계급간 공평하게 부를 누린 건 아니지만, 이른바 '세계화'에 대한 맹목적 믿음은 당시에도 만연했던 모양이다. 글은 이렇게 이어진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같은 사태를 정상적이고 확실하며 더 한층 개선돼 나갈 것이라고 간주하고 거기에서 벗어난 모든 괴리현상은 정상적 궤도를 이탈한 것에 불과하며 모두 회피 가능한 것으로 여겼다는 사실이다."
 
 
당대의 믿음과 달리 세계화의 결과는 역사책에 적힌 그대로 세계적 대전쟁과 세계적 대공황으로 이어졌다. 주목되는 건 그때나 지금이나 비슷한 패턴을 보이고 있다는 점.
 
100년 전 위기 역시 미국발 신용 버블이 터진 데서 시작됐고, 불똥은 곧 유럽으로 옮겨 붙었다. 100년 전과 차이가 있다면 지금은 각 나라가 엄청난 자금을 쏟아부으면서 공황이 '조용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점 정도다.
 
위정자는 '나아질 것', '극복할 수 있을 것'이란 말을 거의 만성적으로 되풀이하고 있지만 훗날의 역사가는 지금의 상황을 '대공황'의 한 사례로 기록할지 모른다.
 
이 책은 요컨대 경제위기 원인으로 세계화를 지목하며 일본이든 한국이든 세계화를 향한 맹목적 낙관론을 거두라고 충고한다. 
 
구체적으로 적시한 건 아니지만 저자가 가리키는 세계화는 필경 '신자유주의 세계화'로 보인다.
 
이처럼 차입으로 굴러가고 버블로 성장하는 자본주의 시스템이 그 자체로 위기를 부른다는 지적은 새삼스럽지 않다.
 
차이가 있다면 이 책은 자본주의에 대한 찬반 논리를 정치적으로 설파하기 보다 경제사상 측면에서 시대의 단면을 뚝 잘라 분석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소논문에 가깝다는 점이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