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백악관이 정부의 구제금융을 받는 금융권 CEO의 연봉을 제한하겠다고 하자,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연봉과 그가 누리는 다양한 특전들에 새삼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동안 월가나 미 자동차기업 '빅3'의 CEO들은 천문학적인 연봉과 자가용 비행기 등 다양한 호화 혜택으로 금융위기가 시작된 이후 여론의 호된 질타를 받아왔다.
6일 ABC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오바마의 연봉은 40만달러(5억5천만원 상당)다. 여기에 5만달러(6800만원 상당)의 판공비를 추가로 받는데 쓰고 남는 판공비는 연말에 국고로 귀속된다.
또한 흔히 '에어포스 원'(Air Force One)이라고 불리는 보잉 747 대통령 전용기 2대를 특별한 사용료 없이 이용할 수 있으며 24시간 밀착 경호에, 운전기사, 전용 요리사, 별장, 그리고 자신과 가족의 백악관 무료 거주 혜택까지 다양한 특전이 주어진다.
한 블로거는 월스트리트 가십 사이트인 딜브레이커닷컴(Dealbreaker.com)에 오바마의 연봉과 각종 특전의 경제적 가치를 조목조목 따지고 이 액수가 연간 5900만달러(810억원 상당)에 이른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대통령보다 많은 연봉을 받으며 호사를 누리는 금융권 CEO들'이라는 여론에 대한 정면 반박인 셈이다.
그러나 대통령의 백악관 생활이 모두 공짜는 아니다. 오바마 가족이 먹는 식품과 음료, 치약 등 생활용품과 드라이클리닝 서비스 등은 연봉에서 공제된다. 대통령 전속 요리사는 오바마의 연봉에서 값이 치러지는 재료들을 갖고 음식을 준비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미국의 대기업 CEO들과 대통령이 누리는 특전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우선 기업 CEO가 개인 휴가에 전용기를 이용할 때 회사에 특별히 사용료를 내지는 않지만 이에 대한 소득세는 내야한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미국의 36개 은행은 CEO들이 자가용 비행기를 이용하는데 연 평균 10만2천달러(1억4천만원 상당)의 회삿돈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대통령은 에어포스 원의 사용료는 물론 이에 대한 소득세도 낼 필요가 없다. 에어포스 원을 타고 휴가를 갈 경우도 마찬가지. 대통령의 휴가는 '휴가가 아니기 때문'이다. 미국의 국가원수이자 군 최고사령관으로서 대통령은 휴가지에서도 24시간 외부와 통신망을 연결해 놓은 채 '비상대기' 해야한다.
한편, 미국의 대통령연봉은 지난 220년간 단 5차례만 인상됐다. 2001년 부시대통령의 연봉을 인상한 것이 마지막이다.
조지 워싱턴 초대 대통령이 1789년 취임했을 당시 연봉은 2만5천달러였다. 현재 가치로는 30만달러 가량 된다. 의회가 대통령 연봉을 올릴 때 인상폭은 큰 편이다. 일례로 조지 W.부시는 빌 클린턴 연봉의 2배를 받았고, 리처드 닉슨도 린든 존슨보다 2배를 벌었다.
아이젠하워와 닉슨 행정부에서 보좌관을 역임한 스티븐 헤스 브루킹스연구소 명예연구원은 ABC뉴스와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전용기를 가지면 안된다거나 전용기 사용 대가로 소득세를 내야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놀랍다"며 대통령이 하는 일에 비해 그리 많은 연봉을 주는 것도 아니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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