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7000억대 케이블TV시장 요동
2009-02-02 22:17:40 2009-02-02 22:17:40
1조7000억원대 시장을 놓고 고만고만한 업체들이 힘을 겨뤄 온 케이블TV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생존 위기에 직면한 대형 케이블TV방송업체(MSO)들이 '덩치 키우기'에 본격 나섰기 때문. 케이블TV시장의 알짜 매물이었던 큐릭스가 태광그룹 계열의 티브로드에 팔렸다.

■티브로드, 알짜 매물 선점

2일 국내 1위 케이블TV방송사업자인 티브로드는 업계 6위 업체인 큐릭스홀딩스의 지분 70%를 2500억원에 인수했다고 발표했다. 가입자 1인당 인수가는 80만원 선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티브로드는 케이블TV 77개 권역 중 21개 권역에 22개 케이블TV방송사업자(SO)를 손에 쥐게 됐다. 케이블TV방송 시장점유율도 23%(유료방송 350만명 가입자)로 높아져 CJ헬로비전(16%)을 단숨에 앞질렀다. 특히 티브로드는 그동안 열세였던 서울지역에 거점을 넓히게 되면서 100만명에 육박하는 초고속인터넷 가입자를 기반으로 방송통신 결합상품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에 섰다.

티브로드에 지분을 넘긴 큐릭스는 매각이 최선의 선택이었다. 아날로그 가입자의 디지털TV 전환에 따른 막대한 투자비 부담, 서울권에서 맞부딪친 인터넷TV(IPTV)와의 경쟁이 버거웠기 때문. 사업 권역이 서울에 집중되다 보니 씨앤앰과 종로구, 광진구 등 절반 이상의 권역이 중복되면서 고전해 왔다. 큐릭스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매각을 위한 협상을 벌였는데 티브로드의 매각가격 조건이 가장 좋았다"고 했다.

■케이블TV업체들, 사느냐 팔리느냐 기로

케이블TV업계의 인수합병(M&A)은 시장의 요구로 자의든 타의든 불가피한 상황이 됐다. 전국 사업권을 가진 KT, SK, LG그룹이 IPTV와 초고속인터넷 등 방송통신 결합상품으로 밀고 들어오고 있어 중소업체로선 이를 막기가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 덩치를 키우지 않으면 마케팅이나 콘텐츠 수급에서도 열세일 수밖에 없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통신사들이 하고 있는 신용카드사와 제휴 할인카드를 내고 싶어도 못하는 게 케이블TV의 실정"이라고 말했다.

CJ그룹 계열의 CJ헬로비전도 M&A 기회를 탐색 중이다. CJ헬로비전 관계자는 "덩치를 키우기 위해 타이밍을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또 서울 영등포 등 12개 SO를 갖고 있는 CMB, 현대백화점 그룹의 HCN 등 중소 MSO들은 덩치를 키우느냐 매각하느냐 선택을 해야 할 상황에 처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수도권 최대 케이블TV업체인 씨앤앰은 투자할 '실탄' 여력이 없어 당장 M&A는 어렵다는 시각이다.

업계 전문가는 "케이블TV업체들은 덩치를 키워 경쟁을 제대로 하든지 아니면 매물로 내놓든지 하는 식의 의사 결정을 강요당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파이낸셜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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