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소' 국정원 간부들 공소제기 명령..'대선개입 재판' 새국면
법원, "유죄 개연성 있고 공소제기 필요성 있어"
2013-09-23 20:21:35 2013-09-23 20:48:30
[뉴스토마토 전재욱기자] 법원이 지난 대선 당시 선거에 개입한  혐의를 받았으나 불기소처분 된 전·현직 국가정보원 간부 2명을 추가로 기소할 것을 명령하면서 '국정원 대선개입 사건'이 새로운 국면을 맞게됐다.
 
특히 법원이 당초 기소대상에서 제외된 국정원 간부들에 대해 "유죄의 개연성이 있고 공소제기의 필요성이 있다"고 못박아 대선개입 사건에 대한 전방위적인 사법 판단을 예고하고 있다. 이번 법원의 공소제기 명령은 불복할 법적 절차가 없다.
 
23일 서울고법 형사합의29부(재판장 박형남)는 이종명 전 국정원 3차장과 민병주 전 국정원 심리전단장에 대한 민주당의 재정신청을 받아들이고 검찰에 공소제기를 명령했다.
 
이날 법원의 결정은 앞서 대법원은 1998년 '북풍공작 사건'에서 '국가 정보기관의 선거개입이나 정치관여가 있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당시 대법원은 공직선거법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된 권영해 전 국가안전기획부장외 등 안기부 간부 10여명에게 유죄를 선고하고 "안기부 직원의 정치관여가 법률로 엄격히 금지돼 있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이후 "안기부가 엄격한 상명하복의 관계에 있는 조직이라도, 상급자의 의도를 잘 알고 있었을 것"이라며 간부급 직원들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서울고법도 이 전 3차장과 민 전 단장이 일반 직급의 직원이 아닌 만큼 상부의 의도를 파악하고 대선개입 행위에 적지 않게 개입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상황 전개에 따라서는 단순히 원세훈 전 원장의 지시를 따른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미필적 고의 등 공범수준으로 처벌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서울고법은 '국정원 여직원' 김모씨(29) 등 직원 3명에 대해 제기된 재정신청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씨 등이 상급자의 지시 등에 따라 사건에 가담한 점과 일부 수사가 진행중인 점 등을 고려했다.
 
그러나 법원이 김씨 등에 대해 공소를 명령하지 않았다고 해서 이들에 대한 혐의가 없다고 판단한 것은 아니다.
 
당초 검찰은 이들에 대한 대선개입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원 전 원장 등 상관들의 지시에 따랐을 뿐이므로 불법성이 적다는 판단에서 재량에 따라 불기소처분했다.
 
법원 관계자도 "법원은 김씨 등의 혐의를 무죄로 본 게 아니라 검찰의 재량권이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법원의 결정에 따라 검찰은 이 전 차장과 민 전 단장을 즉시 재판에 넘겨야 한다. 형사소송법을 보면 '재정결정서를 송부받은 관할 지방검찰청 검사장 또는 지청장은 지체 없이 담당 검사를 지정하고 지정받은 검사는 공소를 제기하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검찰 역시 법원의 결정에 따라 즉각 후속조치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민주당은 원 전 원장을 포함해 이 전 3차장과 민 전 단장, 국가정보원 직원 김씨 등을 공직선거법위반 등의 혐의로 고소·고발했다. 검찰은 지난 6월 원 전 원장을 공직선거법 위반혐의로 기소하고, 나머지는 모두 기소유예 등 불기소 처분했다. 
 
이에 민주당은 이 전 차장 등에 대한 검찰의 불기소처분에 반발해 서울고법에 재정신청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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