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출범 반년만에 경제민주화가 실종됐다"
"후버의 길과 루즈벨트의 길, 박근혜 선택은?"..'경제민주화 저지' 재계 행보 이어 야권도 반격
2013-09-11 17:49:31 2013-09-12 07:33:07
[뉴스토마토 김원정기자] “공약장사 잘해먹고 이제는 손을 놓으려는 거 아닌가.”
 
야권을 중심으로 정부 출범 반년 만에 흔적이 사라진 ‘경제민주화’에 대한 성토 목소리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재계를 중심으로 경제민주화를 재고하라는 목소리가 높아진 데 따른 반작용이다.
 
지난 9일 참여연대, 경실련, 민변 등 국내 대표적 시민단체가 경제민주화 후퇴를 비판하는 공동 기자회견을 연 데 이어 11일 국회에서는 국회경제민주화포럼과 경제민주화추진의원모임 주최로 관련내용을 주제로 토론회가 열렸다.
 
이번 토론회에는 김상조 한성대 교수(경제학), 전성인 홍익대 교수(경제학), 유종일 KDI 교수(국제정책대학원), 김성진 변호사(민변) 등이 발제자와 토론자로 나서 현 상황을 점검하고 각자 대안책을 제시했다.
 
참석자들은 경제민주화가 ‘실종’ 된 원인이나 경제민주화의 ‘본령’에 대해서는 이견을 보였지만, 현 정부가 공약한 수준이라도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는 데 한목소리를 냈다.
 
◇경제민주화, 정말 중단?..경제민주화 후퇴, 야권도 반성해야
 
 
토론자로 나선 김기식 민주당 의원은 ‘국면 전환’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며 우려를 표시했다.
 
시민운동가 출신인 김 의원은 “재계를 중심으로 상법과 외투법 개정안을 자꾸 이슈화 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는 과거 출총제 폐지 여부로 모든 이슈를 수렴시켜 정작 다른 입법과제가 제기되지 못하도록 봉쇄한 일이 반복되는 양상”이라고 주장했다.
 
‘경제민주화’에서 ‘경기활성화’로 경제정책 프레임이 이동하는 데 정부와 재계가 적극 조응하고 태세라는 지적이다.
 
김 의원은 이에 대한 대안으로 “경제민주화를 너무 미시적으로 접근하지 말고 외연을 넓힐 필요가 있다”며 “조세, 노동, 복지 이슈도 핵심영역에 놓고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상조 한성대 교수도 비슷한 대안을 제시했다. 김 교수는 “박근혜정부의 경제민주화가 실패하면 이는 진보진영도 공범인 셈”이라며 진보진영의 비판이 유효하기 위해서는, 또 경제민주화를 주제로 대중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는 느슨한 그물을 여러 개 치는 식의 대안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일관된 추진 어떻게 가능할까
 
전성인 홍익대 교수는 구체적으로 신규 순환출자 금지, 금융소비자보호처 분리 신설, 다중대표소송제 도입 등을 우선 추진해야 할 입법과제로 꼽으면서 여야간에 이견이 없는 과제부터 정기국회에서 조속히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공약 후퇴 조짐이 엿보이는 기업 지배구조 개선 관련 상법 개정, 금융회사 지배구조법 개정, 계열금융기관 의결권 제한, 기존 순환출자 통제, 중간금융지주회사 도입 문제는 정당성을 최대한 설명하고 합리적 토론을 거치되 일관성을 놓지 말 것을 주문했다.
 
전 교수는 “경제민주화는 기득권을 뺏어서 정렬하는 문제”라며 “집권1년차에 하지 못하면 4년 뒤에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충고했다.
 
(사진 = 뉴스토마토)
 
이날 김상조 교수는 경제민주화가 후퇴했다는 데 이견을 제시하며 박근혜식 경제민주화는 예정된 길로 가는 것이라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김 교수는 “박근혜식 경제민주화는 정치권력이 우위에 서서 경제권력의 탐욕을 제어하겠다는 발상”이라며 “정치적 권위주의와 결합된 이런 식의 사고는 대통령 말 한마디에 모든 게 끝날 수 있는 한계를 처음부터 내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또 “박근혜정부는 경제민주화 방법 역시 전체구조 보다 불법행위만 손댄다는 정도였다”며 “처음부터 결정적 한계를 갖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유종일 KDI 교수 역시 “재벌의 구조적 권력을 극복하기 힘든 게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유 교수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구의 역사적 사례를 봤을 때 경제민주화는 안정적 성장의 초적이 되는 게 사실”이라며 “미국 대공황 당시 감세와 규제 완화로 경기를 살리겠다던 후버 대통령과 포괄적 경제사회개혁정책, 즉 경제민주화를 추진한 루즈벨트 대통령 중 누가 공황에서 경제를 구출했는지 상기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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