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세훈측 "선거때 댓글 몇개 단게 선거운동이냐" 항변
서울지법서 첫공판..검찰 "근거 없이 무차별 종북 딱지 붙여"
2013-08-26 15:45:18 2013-08-26 15:49:02
◇원세훈 전 국정원장(사진=뉴스토마토 DB)
 
[뉴스토마토 김미애기자] '국정원 대선개입' 혐의로 기소된 원세훈 전 국정원장의 '지시·강조 말씀'에 나오는 '종북(從北)세력'에 대한 개념을 두고 검찰이 변호인이 공방을 벌였다.
 
2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재판장 이범균)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서 검찰은 "안보기관의 수장이던 피고인은 북한과 유사한 주장을 하는 사람과 단체에 낙인을 찍었다. 근거없이 무차별적으로 종북 딱지를 붙이는 것은 신종 매카시즘의 행태"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와 여당을 비판하는 개인이나 단체를 종북세력으로 지목하고 비방하는 것은 피고인의 그릇된 종북관에 따른 것"이라며 "일반 국민을 상대로 여론·심리전을 벌인 행위는, 국정원의 존재 이유에 반할뿐 아니라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반면 원 전 원장 측 변호인은 "정부에 대한 옹호를 여당으로 양분하는 것은 국정원의 손발을 묶으려는 북한 종북좌파의 주장과 일치하는 것으로, 문제있는 태도"라고 반박했다.
 
또 "원 전 원장이 생각하는 종북세력이란 북한의 지시를 받아 대한민국을 전복하려는 자, 북한의 주장을 추종해 대한민국의 헌법체계를 부정하는 자성적 사회주의자"라며 "검찰의 주장대로 단순한 비정부세력이나 비협조세력을 종북세력으로 보진 않는다"고 말했다
 
국정원 심리전단팀의 활동이 정치관여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논란이 일었다.
 
검찰은 "자유로운 사이버 토론 공간에서 일반 국민을 가장해 여론을 조성한 것은 민주주의의 근간을 뒤흔드는 반헌법적인 행태다. 준엄한 사법적 판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피고인은 국정원장에 재직하는 4년간 심리전단팀을 72명에 달하는 4개팀으로 확대해 북한과 유사한 주장을 하는 개인과 단체를 모두 종북세력으로 규정, 사이버 여론 활동을 지시했다"며 "원 전 원장의 강령은 내부 인트라넷을 통해 전 직원에게 하달되는 등 조직과 예산을 백지위임받은 국정원장이 자원을 남용해 선거에 개입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심리전단팀의 인터넷 댓글활동은 직무범위를 엄격히 한정한 국정원법 입법취지에 반한다"며 "인위적인 여론 조작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공권력 행사"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변호인은 "피고인의 공소사실에 적힌 검찰의 주장은, 선거 기간동안 북한 및 종북 좌파의 사이버 공세에 대응하는 일체의 활동의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과 같다"며 "댓글 몇개 단 게 선거시기에 우연히 겹친다고 해서 선거법 위반이라고 봐야 하느냐"고 말했다. 
 
이어 '댓글 활동'이 정치관여·선거개입이라 단정하기 어렵고, "피고인이 이를 지시했는지, 지시와 활동 간에 인과관계가 있는지, 위법의 인식이 있었는지 등도 불확실하다. 피고인은 사이버활동이 국가안보를 책임지는 데 포함한다고 믿었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다음달 2일 열리는 공판기일에는 민병주 전 국정원 심리전단장이 증인으로 출석한다.
 
앞서 검찰은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 사건과 관련해 원 전 원장을 국정원법 위반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으며, 개인 비리 혐의로는 구속 기소했다. 이후 원 전 원장은 "도주 우려가 없다"는 등의 사유로 보석 허가를 신청 했지만, 아직 보석여부가 결정되지 않았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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