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부진' 인텔 인사패턴 달라졌다
2009-01-25 10:15:00 2009-01-25 10:15:00
세계 최대의 반도체 회사인 인텔이 최악의 실적 부진을 면치 못하는 가운데 경영진에 대한 인사 패턴마저 크게 달라져 관련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크레이그 배럿(69) 인텔 회장은 오는 5월 주주총회에서 공식 퇴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후임 회장은 여성 이사 제인 쇼가 맡을 예정이나 제인 쇼는 배럿 회장의 역할과 차이가 난다.

24일 미 경제전문 포브스에 따르면 배럿 회장과 동갑인 제인 쇼는 배럿과 달리 비상임 회장으로서 경영 문제에 대해 직접 책임을 지지는 않는다.

과거 인텔의 회장 자리는 최고경영자(CEO)가 순차적으로 올라가는 자리였고 CEO가 회장을 맡게 되는 정례적인 승진 인사 스타일에 거의 예외가 없었던 데 비춰 제인 쇼의 회장 임명은 다소 파격적이라고 할 수 있다.

배럿은 1998~2005년 인텔 CEO를 지냈고 2005년 당시 회장이던 앤디 그로브를 대신해 회장직을 맡았으며 현 CEO인 폴 오텔리니는 배럿의 CEO 자리를 물려받았다.

인텔 CEO을 지낸 앤디 그로브는 1997년 마이크로칩 기술의 발달로 메모리 용량이 18개월마다 2배로 늘어난다는 `무어의 법칙'으로 유명한 고든 무어로부터 회장직을 물려받았다.

CEO와 회장간 순차 승진 인사 구도를 깨고 이번에 제인 쇼가 비상임 회장을 맡게 된 것이 극심한 경기 침체와 실적 부진 양상과 관련이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올해 1분기에 인텔이 22년만에 처음으로 분기 적자를 기록할지도 모른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인텔이 경영진의 세대 교체를 서두르고 있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배럿을 비롯한 인텔의 반도체 1세대 경영진들이 사실상 모두 물러나게 됐고 폴 오텔리니 CEO의 1인 체제가 구축되게 됐다.

배럿은 CEO 재직시절 경기 침체 속에서도 반도체 신기술 개발을 위해 대규모의 투자에 나서는 과감한 경영 전략을 구사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80년대 이후 아시아 지역의 후발 반도체 회사들이 급속히 성장하며 인텔의 아성을 위협해 왔지만 인텔은 과감하고 철저한 투자를 바탕으로 첨단 기술 개발을 선도하며 지금까지 최고의 명성을 잃지 않고 있다.

다만 최근의 극심한 경기 침체와 실적 부진 속에서 인텔이 내부적인 변화를 모색해야 할 시점이 다가온 것으로 보인다.

인텔은 최근 이례적으로 세계 4개 지역의 공장 폐쇄 방침, 인력 감축 계획 등을 잇따라 발표했고 프로세서 가격을 제품별로 최고 45%까지 인하하는 정책을 단행하기에 이르렀다.

인텔 관계자는 "내부 개혁 작업이 올해내내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배럿이 회장에서 물러난다고 발표한 지난 23일 인텔의 주가는 종가 기준으로 30센트 올라 주당 13.12달러를 기록했다.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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