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초점)근로자 세금부담 늘려 저소득층 지원
2013-08-08 20:45:30 2013-08-08 20:48:37
[뉴스토마토 이상원 기자] 앵커: 박근혜 정부가 첫 세제개편안을 내 놨습니다. 비과세감면 정비차원에서 근로소득자의 세제혜택을 줄이고 종교인의 소득에 과세하는 등 과세사각지대도 수면위로 끌어올리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가업상속공제를 확대하고, 일감몰아주기 과세를 완화하는 등 기업에 대한 세제혜택은 늘어나는 대신 근로소득자의 세금부담만 늘어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박근혜 정부 5년을 내다볼 수 있는 첫 번 째 세제개편, 취재기자와 함께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오늘은 경제부에서 이상원 기자 나왔습니다.
 
이 기자 2013년 세제개편 드디어 나왔군요. 우선 어떤 내용이 담겼는지 좀 살펴볼까요?
 
기자 : 네 박근혜 정부 첫 번째 세제개편은 비과세감면 정비와 지하경제 양성화라는 두가지 조세정책의 틀 안에서 짜여졌습니다. 박 대통령이 직접적인 증세 없이 복지재원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세제개편 내용도 세수확보를 위한 파격적인 것을 담지는 못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손쉽게 세금부담을 늘릴 수 있는 근로소득자들이 세수입의 타깃이 됐는데요.
 
이번 세제개편의 핵심인 근로소득공제 개편이 그것입니다. 정부는 근로자들이 연말정산을 통해 활용하고 있는 근로소득공제를 세액공제로 전환해서 세제혜택을 축소했구요, 신용카드세액공제도 줄였습니다. 상당수 근로자들이 내년 연말정산 때에는 환급액이 크게 줄거나 토해내야 할 세금이 늘어날 전망입니다.
 
앵커 : 결국 월급쟁이만 봉이라는 말인데, 어디서 얼마나 세금부담이 늘어나는 건가요?
 
기자 : 네 정부는 근로소득공제 항목 중에 의료비와 교육비, 기부금, 보장성보험료, 연금저축 등의 항목을 세액공제로 전환했는데요. 그동안 고소득자일수록 많은 혜택이 돌아갔던 소득공제가 일률적인 세액공제로 전환되는 만큼 일정 소득 이상의 근로소득자는 세제혜택이 줄게 됩니다.
 
예를 들어 가족 합산소득이 6000만원이고 6세 미만의 자녀 1명을 둔 3인가족의 경우 소득세가 종전보다 22만원이나 더 나오게 됩니다. 출산공제나 자녀양육비 공제가 자녀세액공제로 통합된 것도 영향이 큽니다.
 
정부는 소득공제가 세액공제로 전환되면서 세금부담이 늘어나는 근로소득자가 약 434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앵커 : 400만명이 넘다니 근로자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겠는데요. 그런데 소득공제가 세액공제로 바뀌면 왜 세금부담이 늘어나는 것인지 좀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주실 수 있을까요?
 
기자 : 네 소득공제라는 것은 세금을 매기는 소득을 줄여주는 것이고, 세액공제는 세금 자체를 줄여주는 것입니다. 소득세는 소득구간별로 세율이 최소 6%에서 38%까지 다양한데요. 예를 들어 소득이 4800만원인 근로자가 400만원의 소득공제를 받으면 소득공제를 받기전에는 24%세율을 적용해 세금을 내야하지만 소득공제를 받으면 소득금액이 줄어 한 단계 낮은 15%세율만 적용됩니다.
 
그런데 세액공제로 전환되면 소득금액이 줄어드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24%세율을 적용해서 세금이 계산되고, 그 중에서 일정 금액만 제해주는 것이기 때문에 확실히 줄어드는 세금이 적게 됩니다. 농민의 세금을 계산할 때 논을 줄여주느냐 쌀을 줄여주느냐의 차이죠.
 
앵커 : 근로자들 입장에서는 참으로 우울한 일이 아닐 수 없군요. 자 근로자들은 세금부담이 늘어나는데 기업들에게는 혜택이 더 늘어난다고 하죠?
 
기자 : 네 정부는 비과세감면 정비를 기업들에게도 적용해서 R&D 준비금에 대한 세제지원 등을 일부 축소하기는 했지만, 서비스업에 대한 R&D 세제지원을 늘렸구요. 중소기업과 일부 중견기업에만 적용됐던 가업상속공제는 매출 3000억원까지로 확대 적용해 모든 중견기업들이 가업상속공제를 받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또 일감몰아주기 과세법안은 중소기업과 함께 대기업의 내부거래인정범위도 크게 완화했습니다.
 
앵커 : 종교인의 소득에도 세금을 부과하기로 했죠?
 
기자 : 제 정부는 지난해 추진했던 종교인 과세방안을 확정하고 종교인의 소득에도 소득세를 부과하기로 했습니다. 사실 종교인에 대해서도 현행법상 과세할 수는 있는데요. 그동안 이 소득의 성격을 놓고 기타소득으로 할 것이냐 근로소득으로 할 것이냐에 대한 논란이 있었습니다.
 
종교단체들은 자신들이 근로자가 아님을 강조하며 기타소득임을 주장해왔고, 다른 쪽에서는 근로자들과 동등하게 근로소득으로 해야한다는 주장이 맞섰습니다. 정부는 과세제도를 도입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일단은 기타소득인 ‘사례금’으로 종교인들의 소득성격을 정했구요. 80%가지는 필요경비로 인정해서 차감해줄 예정이어서 사실상 세수입은 거의 눈에 띄지 않을 전망입니다.
 
이밖에도 정부는 그동안 과세를 꺼려왔던 공무원 직급보조비에 대해서도 과세방침을 정했구요. 양악수술 등 부가가치세 면세용역으로 구분됐던 미용목적 성형수술 등에 대해서도 과세로 전환하기로 했습니다.
 
앵커 : 이것저것 과세하겠다는 것은 많은데 세수입을 장담할 수 없는 부분이 많은 것 같군요. 박근혜정부, 어느 정부보다 복지 등 공약이행에 많은 재원이 필요한 것으로 아는데 이번 세제개편이 재원확보에는 도움이 되는 것인가요?
 
기자 : 사실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이행에 필요한 재원은 지역공약을 제외한 본 공약만 5년간 135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정부는 이중에서 약 48조원을 국세수입을 통해 조달하겠다고 밝혔었는데요. 이번에 세제개편의 뚜껑을 열어보니까 세수입 조달이 쉽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당초 정부의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내년에만 7조원 이상의 세수입을 거워야 하는데요. 정부가 이번 세제개편으로 거둬들일 수 있는 세수입은 5년간 2조4900억에 불과한데다 내년에는 4300억밖에 되지 않을 것으로 추산됐습니다.
 
정부 첫 해 이른바 공약가계부의 첫 페이지를 써내려가기도 전에 가계부에 구멍이 나게 생긴 겁니다.
 
앵커 : 세수입 상황은 열악하고, 더 걷을 의지나 방법은 없어 보이는데, 결국 근로자들의 세금부담은 늘어나는 형국이군요. 이번 세제개편안이 이대로 확정되는 것은 아니죠?
 
기자 : 그렇습니다. 정부가 오늘 민간위원들과 세제발전심의회를 거쳐 확정한 이번 세제개편안은 9월 정기국회에 제출된 후에 상임위에서 심의를 거치게 되는데요. 벌써부터 정치권의 반벌지 적지 않습니다. 당장 내년도 지방선거도 있어서 야당뿐만 아니라 여당에서도 근로자들의 세부담 증가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앵커 : 국회에서의 원안통과가 쉽지는 않겠군요. 모쪼록 보다 발전적인 방향으로 법안이 처리가 되길 기대합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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