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강진규기자]금융기관들이 다음달부터는 약속어음·환어음을 담보로도 한국은행으로부터 자금을 대출받을 수 있게 된다.
한은은 22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한국은행 대출담보제도와 자금조정대출·예금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금융기관은 한은에 대출을 받을 때 국공채(국채·정부보증채·통안증권) 외에 은행이 기업 등에 대출을 하고 취득한 약속어음과 환어음 등 신용증권을 담보로 제공할 수 있게 됐다.
현재 한은법에 따르면 한은의 대출 담보는 국공채와 잔존만기 1년 이내의 신용증권만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실제로 금융통화위원회 규정에 의해 적격담보 범위가 좁게 운영돼 왔다.
따라서 총액한도대출 9조원 가운데 신용증권은 지방은행에서 담보로 제공한 3000억원이 전부였다.
총액한도대출시에도 일정한 대출대상 요건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현재는 ▲ 금융업 이외의 기업대출이거나 ▲ 농산물 등 생산·가공에 의한 대출 또는 ▲ 정부대행기관에 대한 정부보증대출에 의한 신용증권 이 3가지 가운데 하나의 요건이 필요했다.
이번 제도 변경은 이같은 대출대상 요건을 폐지해 1년 이내 모든 신용증권을 적격담보증권으로 인정한 것이다.
허진호 한은 금융기획팀장은 "유사시 금융기관의 유동성 사정을 감안해 한은이 긴급히 대출을 해줄 상황이 발생할 때 금융기관이 담보가 부족해 대출을 받는데 애로사항이 생길 수 있어 선제적으로 제도를 변경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한은은 '담보가액 인정비율제'를 도입해 위험통제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는 담보의 액면금액을 담보가액으로 인정하면서 대출금의 105% 이상의 담보를 징구했다.
앞으로는 시장가격이 형성된 국공채의 경우 1년 이하 잔존만기 증권은 98%, 3년 이하 97%, 5년 이하 96%, 5년 초과시 95%만 담보가액으로 인정되고, 시장가격이 형성되지 않은 국공채는 액면금액의 80%, 신용증권은 금융기관 대출원금의 70%를 담보가액으로 인정받게 된다.
여기서 한가지 문제로 제기되는 것은 신용증권의 담보가액을 발행 기업의 신용도에 상관없이 일관적으로 70%로 적용한다는 점인데, 이 경우 금융기관이 신용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신용증권 위주로 담보를 제공하는 도덕적 해이(모럴해저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허 팀장은 "관련대출이 '정상여신'일 것과 해당은행과 특수관계인이 아닌 자가 발행한 신용증권, 또 금융기관 대출 차입자 1인이 발행한 신용증권이 그 금융기관이 제출한 담보의 10%를 초과하지 않아야 한다는 동일인한도규정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앞으로 각 은행별로 기업 신용평가시스템이 갖춰지면 할인율을 기업 신용에 따라 달리 적용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은은 또 금융기관의 유동성 사정을 감안해 긴급히 하루짜리로 대출하는 '자금조정대출'의 대출기간 연장과 금리조정 요건도 완화했다.
현재는 자금조정대출의 대출기간을 최장 1개월까지 연장하기 위해서는 '금통위가 지급결제시스템의 장애나 자연재해 등으로 금융시장이 기능을 정상적으로 수행하지 못하는 경우'로 한정돼 있지만, 앞으로는 '금통위가 금융시장 기능을 원활히 수행하도록 하는 데 필요하다고 인정할 경우'로 완화된다.
이같은 제도 변경은 다음달 9일부터 시행된다.
뉴스토마토 강진규 기자 jin9kang@etoam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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