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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원 감싸도는 새누리당, '개혁 의지' 정말 있나
새누리 논리대로면 국정원 비난받을 이유 전혀 없어..지나친 방어 주장 눈살
2013-07-26 17:17:31 2013-07-26 17:20:29
[뉴스토마토 김현우기자] 새누리당이 국정원 대선개입 국정조사에서 국정원을 적극적으로 비호하면서, 새누리당의 국정원 개혁의지에 대한 의심을 자초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26일 국정조사 국정원 기관보고는 비공개로 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국조위원들이 회의장에 나타나지 않아 국정조사를 파행시켰다.
 
증인 출석 요청을 받은 남재준 국정원장에게는 아예 25일 출석할 필요없다는 연락을 보내기도 했다.
 
이에 국정원에 대한 과잉방어 지적이 나오고 있지만 새누리당 특위 간사인 권성동 의원은 “국정원이 나아가야 할 방향, 즉 개혁방향에 대해서 심도 있는 논의를 하고자 희망하고 있고, 사실상 국정원의 개혁 쪽에 무게중심을 둬서 준비하고 있다”며 개혁 의지를 강조했다.
 
하지만 국정조사에 참여하는 새누리당의 모습을 보면 이같은 주장이 무색하다.
 
국정원 개혁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온 이유는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직원들에게 온라인 댓글을 작성하도록 해 선거 등에 영향을 주고, 남재준 국정원장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을 공개해 새누리당의 국정원 국정조사 물타기를 지원하는 등 정치개입이 심각한 수준에 달했기 때문이다.
 
정치개입 규제 등 국정원의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와 반대로 새누리당은 법무부, 경찰청 기관보고에서 국정원 정치개입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박근혜 정부 검찰도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정치개입을 지시했고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은 대선 직전 국정원의 정치개입 증거를 은폐했다고 보고 이미 기소한 바 있다.
 
그런데도 새누리당은 검찰이 증거를 조작했다며 원 전 국정원장의 무죄를 주장하고 나섰다.
 
지난 25일 경찰청 기관보고에서 새누리당은 원세훈 전 원장을 기소하기 위해 경찰이 제출한 CCTV 녹취록을 검찰이 짜집기했다고까지 말했다.
 
윤재옥 의원은 “검찰이 허위 중간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고 하는데, 논거를 들면서 녹취한 것이 실제 경찰의 CCTV 내용과 달랐다”며 검찰이 대화 일부를 왜곡했다고 주장했다.
 
윤 의원은 증거분석실 화면 중 분석관들이 “이제 수사팀의 몫이고 근데 이거는 언론 보도는 안 나가야 되는 거 아냐”라고 대화를 나눈 것을 예로 들며, 이는 선거와 무방한 글들은 언론에 보도될 필요가 없고 수사팀에서 내용을 파악해야 한다는 취지의 대화라고 설명했다. 그런데 검찰이 이 대화를 국정원 비호 논의로 조작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정청래 민주당 의원이 공개한 관련 영상에는 윤 의원의 주장과는 다른 상황이 펼쳐진다.
 
분석관들은 "안 나가야 되는 거 아냐"라는 말 이후 “안돼, 나가면 안돼”, “나가면 큰일나지”라며 심각한 어투로 대화를 나눴다. 또 “우리가 여기까지 찾으면 국정원이 어떻게 하겠어”, “노다지다, 노다지, 이렇게 (댓글이) 많은 걸”이라는 말도 나온다.
 
오히려 새누리당이 검찰 수사를 흠집내기 위해 CCTV 화면을 왜곡하려는 의혹이 드는 부분이다.
 
조명철 의원은 증인으로 참성한 이성한 경찰청장에게 “검찰이 CCTV를 왜곡 조작했는지 알았느냐, 몰랐느냐. 의심 가는 부분만 남기고 방영하는 것을 알았느냐”라고 질의했다.
 
이에 이 경찰청장은 “경찰이 제출한 영상과 검찰 영상은 같지 않다”며 검찰이 증거를 조작했다는 주장에 힘을 실었다.
 
24일 열린 법무부 기관보고에서 권성동 의원은 “어린 학생들과 국가관•역사관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청소년들이 제대로 된 인식을 할 수 있도록 국정원이 심리전 활동을 해야 한다. (종북세력이) 국정원 직원임을 눈치 모르게, 공무원이 댓글 단다는 생각을 못하게 교묘하게 댓글을 다는 것을 장려해야 한다”며 국정원 정치개입을 적극 옹호했다.
 
검찰조사로 국정원 대선개입이 확인된 이후 비판 여론이 비등할 때는 새누리당 내부에서도 국정원 개혁 필요성이 부각됐었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남재준 국정원장을 국정원 개혁의 적임자로 지목하고 국정원에 자체 개혁을 맡긴다고 발표하자, 새누리당에서 국정원 개혁은 일부 비박계 의원들의 주장으로 축소된 바 있다. 
 
(사진=김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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