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승원기자]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미국펀드가 양호한 성과를 내며 주목받고 있다.
'버냉키 효과'로 미국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가운데 미국경기 지표가 양호하게 나온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전 세계적으로 투자할 곳이 줄어든 가운데 미국의 경기 회복과 기업들의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만큼 미국펀드가 여전히 매력적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북미펀드, 연초 이후 평균수익률 19.20%..버냉키 효과·경기지표 호조
19일 펀드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설정액 10억원 이상 북미펀드의 연초 이후 평균수익률은(기준일 7월18일)은 19.20%를 기록하고 있다. 지역·국가별 펀드 가운데선 일본펀드와 대만펀드에 이어 3번째 높은 성과다. 같은 기간 국내주식형펀드가 -5.50%의 수익률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그 차이는 더욱 두드러진다.
개별 펀드별로 살펴보면 JP모간미국대표증권투자신탁(주식-재간접형)C-S의 연초 이후 수익률이 25.12%로 가장 높았다. 그 뒤를 미래에셋TIGER나스닥100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22.86%), KB스타미국S&P500인덱스증권자투자신탁[주식-파생형]A클래스(22.64%), 슈로더미국중소형주증권투자신탁H(주식-재간접형)종류A(21.26%), 피델리티미국증권자투자신탁(주식-재간접형)A(20.02%), 신한BNPP봉쥬르미국증권자투자신탁(H)[주식](종류C-I)(19.97%) 등이 이었다.
미국펀드가 이처럼 우수한 성과를 나타낸 것은 '버냉키 효과'로 미국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영향이 크다.
실제로 지난 1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는 장중 한때 지난 15일의 사상 최고 종가를 뛰어넘는 등 호조세를 이어갔다. 다우지수는 전날보다 18.67포인트, 0.12% 오른 1만5470.52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전날대비 4.65포인트(0.28%) 상승했고, 나스닥지수 역시 11.50포인트(0.32%) 올랐다.
이는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 의장이 미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 청문회에서 "양적완화 규모를 올 하반기에 축소한 뒤 내년 중반에 중단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재차 밝히면서도 "자산매입 프로그램은 미리 정해진 것이 아니고, 필요할 경우 양적완화 규모를 확대할 수도 있다"고 말한 데 따른 것이다.
여기에 미국의 경제지표가 양호하게 나오면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미국 전체 제조업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 지표로 활용되는 뉴욕주의 제조업지수인 7월 엠파이어스테이트 제조업지수가 9.5를 기록해 시장의 예상치를 웃돌았다. 또한, 지난 5월 도매재고가 전달에 비해 0.1% 늘어나며 2개월 연속 증가세를 나타냈다.
배성진 현대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주가가 굉장히 많이 올랐다"며 "전 세계적으로 그나마 경기가 회복이 되는 곳이 미국이라는 점도 미국펀드의 양호한 성과 달성에 영향을 미쳤다"고 진단했다.
이연주 에프앤가이드 연구원도 "미국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달성하는 가운데 고용, 주택경기 등 미국의 경제지표가 호조를 보이고 있다"며 "경기회복에 대한 부분이 미국펀드의 수익률로 이어진 것"이라고 판단했다.
◇미국펀드, 여전히 '매력적'.."지금 투자해도 좋다"
전문가들은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미국펀드의 전망이 밝다고 입을 모은다.
전 세계적으로 투자할 곳이 줄어든 가운데 미국의 경기 회복과 기업들의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만큼 투자 매력이 높다는 것.
김후정 동양증권 연구원은 "미국은 쉐일가스, 빅데이터 등 경기 모멘텀이 많다"며 "미국 등 선진국이 향후 5년간은 좋을 것으로 보는 게 우리의 시각으로 미국펀드의 경우에는 지금 투자해도 좋다"고 조언했다.
문만기 우리투자증권 상품기획부 과장은 "경기지표 등 글로벌 국가들 가운데 미국이 제일 양호하다"며 "미국펀드에 투자하는 경우에는 지금 투자에 나서는 것도 괜찮다"고 판단했다.
문 과장은 "미국펀드의 경우 예전에는 인덱스 중심이었지만, 지금은 중소형 중심의 상품이 출시되고 있다"며 "운용사들의 미국펀드 초점이 중소형인 만큼 중소형으로 변형된 미국펀드에 투자하는 것을 권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새로 매수하는 시점을 고려하는 투자자의 경우에는 미국증시가 변동하는 시점에 나서는 것이 좋다는 지적이다.
미국의 경기 호조로 실업률이 하락해 양적완화(QE) 축소가 가시화되면 미국증시가 변동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배 연구원은 "기존 펀드를 가지고 있는 투자자는 보유하는 전략이 유효하다"며 "새로 매수 시점을 고려하는 투자자의 경우에는 지금 전 고점을 뚫고 있는 만큼 QE가 축소가 가시화돼 증시가 변동할 때 투자에 나서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권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