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SBS)
[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지난달 25일 국방홍보지원대원(이하 연예병사)의 나태한 생활실태를 폭로한 SBS '현장21'이 이번에는 국방홍보원 시스템의 총제적 난맥상을 후속편으로내보냈다.
2일 밤 방송된 '현장21'의 '화려한 외출..불편한 진실' 편에서는 연예병사들의 편안한 일상과 함께 연예병사들이 이토록 방치될 수 밖에 없었던 국방홍보원 내부 문제를 폭로했다.
방송에서 연예병사들은 늦은 시간 사복차림으로 밖에 나와 일반인과 다름없이 술을 마신 뒤 새벽2시쯤 술과 음식을 편의점에서 사들고 숙소로 돌아갔다.
홍보원 내에서 연예병사들은 사복차림으로 생활했으며, 핸드폰 역시 익숙한 모습으로 사용하고 있었다. 일부 병사는 후임병에게 "형"이라며 일반적인 군 체계와 어긋난 모습을 보였다. 이들의 행태는 그야말로 상식 밖이었고, 힘들게 군 생활한 사람들에게는 분노를 안겨다주는 모습이었다.
'현장21'이 만난 한 제보자 김우석씨(가명)는 "국방홍보원은 군대 내무실이라기보다는 그냥 노는 데"라며 "그곳에는 연예인만 사용하는 헬스장에 게임기, TV 등 편의시설이 갖춰져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인터넷도 쉽게 사용할 수 있으며, 다래끼 치료나 미용실 사용 등의 이유만으로도 외출을 허가받는다"고 폭로했다.
◇"과도하게 굴리니까 당근을 주는 것"
그렇다면 국방홍보원은 왜 연예병사들의 편의를 봐주고 있었던 것일까. 이 제보자의 말은 의미심장했다. "과도하게 굴리니까 그만큼 당근을 주는 것"
'현장21'이 지난 3년간 행사 내역을 확인한 결과 군대 내 공식 공연인 '위문열차'는 일주일에 한 번 정도인 1년에 50회 안팎으로 큰 차이가 없었으나, 사설 업체 행사는 2009년 12회에서 2012년 72회로 약 6배 이상 늘었다. 국방홍보원은 지방자치단체 행사, 정부행사는 물론 해외 행사까지 연예병사들을 동원했다.
김씨는 "연예병사들이 '우리 행사 너무 많습니다. 좀 도와주십시오'라고 말하면 군 간부가 '그래? 그럼 이것만 해. 휴가 보내줄게' 이런 상황이 나온다. 이게 문제다"고 꼬집었다.
또 방송에 따르면 연예병사의 차출 및 지원을 담당하는 국방홍보원 소속 담당공무원을 비롯해 약 180여명의 국방홍보원 소속된 사람들이 모두 공무원이었다. 국방홍보원은 5년동안 부서이동 등 보직 변동이 없었다.
김씨는 "국방홍보원에서 불거진 사건을 가지고 담당자들이 문책 받은 경우는 거의 없다. 해당 병사만 징계를 받았다. 담당자들에 대한 징계가 있었다고 해도 부서이동이나 보직 이름이 바뀌는 정도였다"고 말했다.
국방홍보원이 가지고 있는 권한이 강한 힘을 발휘하다보니 성추행과 리베이트 등 또 다른 차원의 문제점도 드러났다.
방송에서 제보자 강소영씨(가명)는 "위문 공연을 다니면서 국방홍보원 직원들에게 성추행, 폭언, 금품갈취 등을 당했다"고 밝혔다. 강씨는 "사적인 자리에서도 술 시중을 들었다. 결국 국방홍보원을 그만두는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국방홍보원에 무대 장비를 빌려주는 또 다른 제보자에 따르면 국방홍보원 직원들은 사업자에게 각종 향응 등을 제공받고 업체를 선정해왔다. 일종의 리베이트 형식이었다. 그는 "우리는 그냥 을(乙)이니까 그렇게 해왔다"고 말했다.
이렇듯 다양한 문제의 핵심으로 지목된 공무원은 '현장21'과 통화에서 "말할 것이 없다"고 부인했다.
◇국방홍보원 체계 왜 이렇게 방치됐나?
연예병사들이 이렇듯 방치될 수 있었던 것은 국방홍보원에 대한 감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던 시스템에서 비롯한다. 연예병사들의 소속은 국방부지만, 업무는 모두 국방홍보원에서 이뤄지고 있다.
국방홍보원은 국방부 내 산하기관으로 담당자들은 군인이 아닌 별정직 공무원으로 구성돼 있다. 연예병사들은 군인 신분이기는 하지만, 그들을 관리한 사람들은 군인이 아닌 공무원들인 것이다. 그간 국방홍보원 담당자들이 사설행사를 수행하게 하고, 그에 따른 보상(휴가 및 외출)을 자유롭게 사용한 것이다.
또 군인과 공무원이라는 입장이 달라 감사 역시 형식적으로 밖에 진행될 수 없었다. 그간 연예병사 관련 사건이 숱하게 불거졌음에도, 부서이동 혹은 보직변경 이상의 징계를 받은 직원은 전무했다.
국방홍보원에 대한 관리가 이렇듯 소홀하다 보니 연예인들 역시 군인 신분을 벗어난 행태를 쉽게 보일 수 있었던 것이다.
이와 관련해 국방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이제껏 공무원들이 연예병사를 관리해왔다"며 "소속과 업무가 분리돼 있다보니 이러한 문제가 발생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별정직 공무원의 경우 큰 문제가 없다면 한 자리에 오랫동안 머무는 일이 가능하다"며 "시스템 상의 문제가 있었다는 것을 인정한다. 현재 감사가 진행 중이다. 폐지에 대한 내용이 나오고는 있지만 정확히 확답은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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