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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이어 에버랜드까지 '위장도급'?
2013-06-28 16:49:06 2013-06-28 17:25:58
[뉴스토마토 황민규기자] 국내 최대 테마파크인 삼성에버랜드에 근무하는 일부 하청업체 직원들이 극심한 노동 강도와 저임금 환경 속에 신음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CS모터스 등 삼성 출신 임원들이 직접 경영하고 있는 곳들이 관련 의혹에 얽히면서 '불법파견' 내지 '위장도급'의 도화선이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삼성전자서비스의 위장도급 논란이 사회 쟁점으로 부상한 가운데, 놀이공원의 특성상 주요 서비스 부문에 대한 하청업체 비중이 매우 높고, 비정규직 비율이 7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진 에버랜드가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문제는 지난달 23일 삼성일반노조 노동상담 게시판에 삼성에버랜드 내 운송 관련 업무를 담당한다고 자신을 소개한 CS모터스 직원이 올린 글에서 시작됐다. 글이 삼성전자서비스 문제와 얽히면서 파장을 낳자 해당 직원은 종적을 감췄다.
 
이 직원은 당시 작성한 글에서 "업무과다로 인한 졸음운전, 새로 오픈한 로스트벨리의 수륙양용 차량은 결함 그 자체로 매일 한두 대씩 운행 중 고장으로 정비 또 정비를 한다"며 "발열이 극심한데도 에어컨, 선풍기조차 마련돼 있지 않은 열악한 근무환경"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해당 업체의 운전기사들이 최저 수준의 급여를 받고 있으며 조근, 연장근무 등에도 수시로 투입된다고 말했다. 실제 구직광고 등 온라인에 게재된 기업정보 등을 통해 확인된 CS모터스 직원의 처우는 이 글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가 '매일 한두 대씩 고장난다'고 문제 제기한 수륙양용 버스의 소유주는 삼성에버랜드다. ‘CS모터스’는 사실상 직접 소유한 차량 없이 삼성에버랜드에 운전자만 공급하는 하청업체인 셈이다.
 
문제는 CS모터스가 수많은 삼성전자 서비스센터들과 마찬가지로 사실상 독립적인 회사로 보기 어렵다는 점이다.
 
특히 삼성전자 승마단 출신의 어열 대표이사를 중심으로 삼성에버랜드 법인파트장 출신인 홍영구 이사 등 전직 삼성 출신들이 현재 CS모터스 경영진을 구성하고 있으며, 소속 직원들의 업무 스케줄 또한 에버랜드의 지시에 따라  결정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에버랜드 측은 "CS모터스의 대표 및 임원들은 정당한 절차를 거쳐 에버랜드에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선임된 사람들"이라며 CS모터스와 삼성에버랜드가 별개의 회사라는 점을 강조했다.
 
한편 해당 직원이 올린 글의 신빙성에 대한 논란도 분분하다. 삼성에버랜드 관계자는 "글을 올린 문제의 직원은 현재 퇴사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글에 드러난 내용을 그대로 다 믿을 수 없다”고 항변했다. 또 일부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해당 직원이 성희롱 문제에 연루돼 사직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CS모터스 측은 "한 달 전에 퇴사한 직원이 1명 있지만 나이가 많아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어 회사를 나가게 된 것"이라며 “최근 성희롱 관련 문제로 회사를 나간 사람은 없다”고 다른 말을 했다.
 
◇삼성에버랜드 '로스트밸리'에서 운행 중인 수륙양용버스.(사진=뉴스토마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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