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집 널렸는데 전셋값은 왜 상승?..'살만한 집 없기 때문'
주인없는 빈집, 대출많은 집, 월세집 등 선택폭 축소
2013-06-21 13:06:24 2013-06-21 13:09:13
[뉴스토마토 한승수기자] 주택보급률 100%를 달성했다는 지표가 무색하게 전세시장에서는 주택부족으로 인한 불안감이 심화되고 있다. 더 이상 오를 곳이 없을 것 같은 전세값이 멈추지 않고 상승하고 있는 것이다.
 
21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은 30.47% 올랐다. 계절에 따른 등락이 있었지만 대세 상승세는 꺾이지 않고 있다. 올들어서도 단 한차례의 하락없이 2.11% 올랐다.
 
지난 2009년 5억1000만원 선이었던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퍼스티지 전용 84㎡의 전셋값은 최근 8억5000만원 대로 치솟았다. 고급 주상복합이 아닌 일반 아파트임에도 전셋값은 웬만한 아파트 1~2채 매매도 가능할 정도까지 상승했다.
 
강남구 대치동 중개업소 관계자는 "더이상 올라갈 곳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계속 올라간다. 랜드마크 아파트의 오름세가 정리되면 옆의 아파트가 오르고 다음에는 그 옆 아파트가 오른다. 시간이 더 지나면 다시 랜드마크 아파트가 오른다"고 상황을 알렸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전경(사진=한승수)
 
전셋값이 끝없이 오르는 가장 큰 이유는 '살만한 집'이 마땅치 않은데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5월 기준 수도권 미분양 아파트는 총 3만3267가구다. 조사 이래 최고 수준이다. 빈집이 넘치지만 집주인이 없는 집이 전세로 나올리 없다. 전세난에 도움이 되지 않는 주택들인 셈이다.
 
수도권 외곽에 쌓여있는 대형 전세집 역시 세입자들의 관심 물량이 아니다. 비싼 관리비를 감당하기 어렵고, 직장과 생활거점에서 멀어지는 불편함까지 안아야 한다.
 
아파트값 장기 하락세와 전셋값 장기 상승세가 맞물리며, 부실 전셋집의 증가도 전세세입자의 선택폭을 좁히고 있다. 대부분 전세보증금이 후순위 채권으로 설정돼 있어 경매라도 넘어가면 보증금을 날리기 십상이다.
 
부동산경매정보업체 부동산태인이 올 들어 경매장에 나와 낙찰된 수도권 소재 주택 물건 9642개를 조사한 결과, 이중 세입자가 있는 물건 수는 5669개, 세입자 보증금이 전액 배당되지 않는 물건 수는 4453개로 집계됐다. 세입자의 78.6%가 보증금을 제대로 되돌려 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용인 중개업소 관계자는 "전세보증금과 대출이 집값의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나중에 문제가 될 수 있어 소개해 주지도 않고 소개 받으려고 하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월세의 가속화도 전세물건 부족현상을 심화시키고 있다. 저금리와 부동산시장 침체로 전세보증금 활용도가 떨어지자 집주인들이 은행이자보다 높은 수익을 안겨주는 월세를 선호하고 있다.
 
전세세입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지역인 서울 송파구 잠실동 아파트의 경우 지난해 1분기 224건이었던 월세계약이 올해는 336건으로 증가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월세 중심의 공급으로 인한 전세물량 감소의 영향이 적지 않고 저금리 상황에서 월세 물량의 증가가 지속될 것으로 판단됨에 따라 하반기에도 전세가격 압박 요인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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