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리뷰)'그녀의 연기', 이처럼 귀여운 거짓말이라니
2013-06-08 13:49:30 2013-06-08 13:52:11
[뉴스토마토 김명은기자] 27분이 채 안 되는 시간 동안 남녀가 만나 이동하고 대화하는 장면만으로도 이처럼 강렬한 임팩트를 안길 수 있다니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굳이 묵직한 내용으로 특별한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의도가 없다고 해도 용서가 될 듯하다. 한마디로 귀엽고 깜찍하기 그지 없는 영화다.
 
'그녀의 연기'의 이야기 구조는 단순하다. 서울 여자 영희(공효진 분)가 제주 남자 철수(박희순 분)의 애인행세를 하기 위해 제주공항에 도착한다. 철수는 자신의 결혼을 바라는 시한부 환자인 아버지의 마지막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 배우 생활을 하는 영희를 고용한 것이다.
 
(사진제공=(주)인디스토리)
 
둘은 아버지를 만나러 가기 전 대화를 나눈다. 물론 영희의 일방적인 재잘거림이다. 완벽한 연기를 위해 사전에 '말맞추기'를 하려는 것이다.
 
그런데 이 두 사람. 캐릭터가 가히 비범하다. 첫 만남부터 교제 기간, 프러포즈 여부까지 전부 거짓으로 꾸며내야 하는 이들은 벌써 수년간 사귄 실제 연인 같다. 
 
남자는 사랑의 유통기한이 지난 사람처럼 시큰둥하기까지 하다. 이 때 아버지가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는 연락이 오고, 두 사람은 급히 병원으로 향한다. 
 
아버지의 의식이 돌아오지 않자 가짜 여자친구는 필요 없게 되고, 결국 철수는 영희에게 남은 수고비를 지불하고 돌아가라고 한다.
 
(사진제공=(주)인디스토리)
 
이 영화의 백미는 단연 이 때부터라고 말할 수 있다. 영희는 철수가 없는 사이 병실에 몰래 들어가 그의 아버지와 알 수 없는 대화를 나누고, 느닷없이 판소리 춘향가 중 '갈까부다' 대목을 열창하기 시작한다. 영희의 캐릭터가 종잡을 수 없다는 느낌을 받을 무렵, 철수가 더 큰 반전을 안겨준다.
 
가정에 충실하지 못했던 아버지를 원망하며 가슴 깊이 상처를 지닌 까칠한 남자라는 사실이 코믹적으로 그려지기 때문이다. 일종의 '비틀기'로, 박희순의 매력을 단번에 확인할 수 있는 장면이기도 하다.
 
'가족의 탄생'과 '만추'로 유명한 김태용 감독의 신작인 이번 영화는 중국의 인터넷 TV 사이트 유쿠가 제작한 옴니버스 장편영화 '뷰티플 2012(Beautiful 2012)'의 에피소드 중 한 편이다.
 
13일 개봉. 상영시간 26분 40초. 15세 이상 관람가.
 
(사진제공=(주)인디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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