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계열사의 대담한 중소기업 기술 침탈
롯데피에스넷, 중기 ATM 운영 프로그램 소수 빼내 사용
2012-12-03 21:39:48 2012-12-03 22:37:26
[뉴스토마토 정헌철기자] 롯데그룹 계열사가 중소기업의 기술을 빼돌려 영업하다 적발됐다.
 
3일 서울경찰청에 따르면 롯데피에스넷은 지난 2008년 12월30일 ATM 운용 프로그램을 개발한 중소기업 A사와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롯데피에스넷은 편의점·마트·고속도로 휴게소 등 금융기관 외의 장소에 5000여대 ATM기기를 운용 중이며 지난해 기준 직원수 26명, 연매출 260억원을 기록중인 롯데그룹 계열사다.
 
하지만 대기업 계열사인 롯데피에스넷은 시스템의 유지.보수에 많은 비용이 소요되자 비용을 절약하기 위해 여러 차례에 걸쳐 A사에 프로그램 소스를 공개할 것을 강요했다.
 
하지만 A사 끝내 거부하자 롯데에스피넷 대표이사 김모(45)씨는 부하직원인 박모(48) 팀장에게 프로그램 소스를 빼내올 것을 지시했다.
 
박씨는 올 3월6일께 시스템의 유지·보수를 위해 롯데피에스넷에 파견근무 중인 A사의 직원의 노트북에 저장돼 있던 프로그램 소스를 USB를 이용해 몰래 빼냈다.
 
이과정에서 대표이사 김씨는 범행을 만류했던 박팀장의 직언도 무시하고 노트북에서 프로그램 소스를 빼내도록 압박하는가 하면, 이렇게 빼낸 프로그램 소스를 이용해 외형만 일부 변형하고 이름을 바꾼 프로그램 버전을 만들도록 지시까지 했다.
 
김대표는 이같은 사실이 들통 나 A사로 부터 강력하게 항의를 받게 되자 변형버전의 사용을 중단했다.
 
하지만 여러 금융기관들로부터 카드사용에 필요한 프로그램 업그레이드(변형) 요청을 받자 경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빼낸 소스를 이용해 약 10회에 걸쳐서 추가로 변형버전을 만들어 서비스를 계속 제공하는 담대함을 보이기도 했다.
 
더욱이 A사가 프로그램 소스 공개를 거부하자 새로운 유지·보수업체 선정 입찰 공고를 내면서 프로그램 소스까지 공개하는 조건으로 입찰자격을 변경, A사를 입찰에서 탈락시켰다.
 
경찰은 지난 8월2일 서울 금천구 가산동의 롯데피에스넷 본사를 압수 수색해 업무용 PC와 관련 서류 등을 확보, 분석작업을 벌여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 관계자는 "대기업이 우월적 지위를 악용해 중소기업 기술을 침탈하는 행위는 심각한 동반성장 저해 문제"라고 지적했다 
 
경찰은 3일 롯데피에스넷 대표이사 김씨와 개발팀장 박씨 등 3명을 부정경쟁 방지 및 영업비밀 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

        인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