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관종기자] 토종 기본훈련기 'KT-1'이 페루로 수출된다. 국산 항공기 최초로 브라질과 스위스가 장악한 남미시장의 포문을 연 쾌거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방위사업청 등에 따르면 페루정부의 공군 훈련기 교체사업과 관련, 'KT-1'을 정부간 거래방식으로 수출하는 계약이 7일(현지시간 6일) 최종 마무리 됐다. 모두 20대, 2억 달러 규모다.
'KT-1'은 국방과학연구소와 KAI가 순수 국내기술로 개발한 독자모델 항공기로 우수한 기동성과 저속성능, 경쟁기종에 비해 저렴한 유지관리비를 자랑한다.
◇스핀기동 회복 능력 동급 최고..남미시장 진출의 교두보
특히, 조종불능 상태인 스핀(Spin) 기동에서 회복하는 능력은 동급 기본훈련기 중 최고의 안전성을 자랑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 2000년부터 모두 100여대의 KT-1 계열 항공기가 대한민국 공군에 인도돼 조종사의 비행훈련을 위한 기본훈련기와 무장을 탑재한 경공격기로 운용되고 있다.
이미 인도네시아와 터키에도 수출되면서 성능을 인정받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페루 수출은 남미시장에 진출의 교두보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KAI는 이번 수출로 KT-1급 수요만 200여대 이상 예상되는 남미지역 추가 수출은 물론 페루와 항공기 요구도가 비슷한 필리핀, 콜롬비아 등 잠재 수요국들에 대한 수출도 탄력을 받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홍경 KAI 사장은 "브라질과 스위스가 훈련기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남미에 국산 항공기 첫 수출을 성사시켰다는 점에서 매우 뜻 깊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수출 성사에는 KAI의 기술과 마케팅은 물론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큰 역할을 했다.
2005년 KAI가 KT-1의 페루 수출 추진 초기, 페루 공군이 운용 하던 훈련기는 역시 브라질 엠브레어사의 'EMB-312' 였다. 지리적, 정치·외교적 이점을 앞세운 브라질과의 힘겨운 싸움이 예상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국산항공기 수출 확대를 위해서는 남미시장에서 기술력을 인정 받아야 했다.
따라서 우리 정부와 KAI는 경쟁사와 차별화된 민·관·군 파트너십 마케팅을 펼쳐 조금씩 열세를 극복해 나갔다.
◇정상회담 5차례, 의원외교 3차례..공동생산 협력 결정적 영향
정부는 사업기간 동안 모두 5차례에 걸친 정상회담과 3차례의 의원 외교 활동을 통해 KT-1의 우수성을 알렸다.
국방부의 A-37 잉여물자 제공과 방위사업청이 체결한 양국간 포괄적 방산·군수협력 양해각서(MOU), 페루 국방부·방위사업청·KAI 3자간 KT-1 공동생산 협력 MOU 등이 페루 측의 구매 결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KAI가 페루 정부에서 추진중인 고용창출 정책에 맞춰 현지 업체와 KT-1 공동 생산과 항공 기술 교육을 제시하는 등 다양한 산업협력 방안을 마련한 것도 페루정부를 솔깃하게 했다.
계약 내용을 보면 4대는 KAI가 직접 생산해 납품하고 나머지 16대는 페루 현지에서 재조립하기로 돼 있다. 이 과정에서 단품과 하위조립품은 생산교육과 장비제공을 통해 현지 생산하게 된다.
기존 수출국인 인도네시아와 터키에서 수행 중인 완벽한 후속지원능력도 신뢰를 높이는 결정적 열할을 했다.
현지 대사관도 적극적인 외교 지원에 나섰다.
KOTRA는 페루정부가 요구한 정부간 거래방식 계약체결을 위해 세부내용을 조율했다.
국방기술품질원은 올 9월 페루 국방부와 정부품질보증 MOU를 체결해 국산 방산물자의 품질에 대한 신뢰도를 높였다. 지식경제부 역시 KT-1 수출형 개량개발 R&D 자금을 지원했다.
◇새로운 비즈니스모델..국산항공기 수출 촉진
오영호 KOTRA 사장은 "새로운 수출시장 개척과 국내 업체에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제공한 대표적 사례"라고 자평하며 "더 큰 시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정부간 거래방식을 확대해 국내 방산물자의 수출 증대에 기여할 것"이라고 전했다.
노대래 방위사업청장은 "이번 페루 수출을 통해 동남아와 유럽에 이은 거대 남미시장 수출 교두보를 확보했으며 향후 한국 방산업체의 남미시장 진출확대가 기대 된다"고 말했다.
한편, KAI는 현재 이라크, 칠레, 필리핀, 미국 등에 T-50을 수출을 추진 중이며, 국산 헬기 수리온도 수출 대상국을 상대로 마케팅 활동을 벌이고 있다.
수출을 총괄한 박노선 KAI 부사장은 "치열한 세계 항공기 수출시장에서 KAI의 인지도와 신뢰성이 높아질 것" 이라며 "KT-1 뿐만 아니라 T-50, 수리온 등 국산항공기 수출 확대 촉진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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