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상원기자] 정치권에서 요구하고 있는 복지지출 확대에 필요한 재원조달을 위해서는 부가가치세율의 인상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조세분야 브레인으로 꼽히는 국책연구기관 한국조세연구원의 의견이다.
28일 성명재 한국조세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재정포럼 10월호에 게재한 현안분석 보고서를 통해 "복지재정 증가추세와 인구고령화 급진전에 따른 소득과세의 세원분포가 축소될 가능성 등을 무시하기 어려운 만큼, 부가가치세의 세율인상방안에 대해서도 중장기적으로 충분히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성 연구위원은 특히 부가가치세의 인상이 소득역진도를 심화시킨다는 비판에 대해 반대의 입장을 분명히 했다.
부가가치세는 소비세로 소득이나 보유재산의 많고 적음에 관계 없이 일괄적으로 과세되기 때문에 세율을 인상하면 저소득층의 세부담이 늘어 조세의 소득재분배기능이 약화된다는 소득역진성 문제가 제기돼 왔다.
그러나 성 연구위원은 "부가가치세 부담이 역진적이기 때문에 부가가치세율을 인상하면 형평성 차원에서 부정적인 효과가 클 것이라는 우려는 사실과 다르다"고 평가했다.
그는 "부가가치세 증세를 통해 적극적 의미에서 소득분배구조를 개선하는 것은 기대하기 어렵지만, 우려와 달리 소득분배 구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증세재원을 복지재정 지출에 투입하는 경우 최소한 소득분배구조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경우에 따라서는 오히려 작지만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수도 있다"고 밝혔다.
예를 들어 부가가치세 증세를 통해 1조원의 재원을 마련해 교육과 보육, 주택급여 등 복지재원에 투입할 경우 저소득층의 세금부담보다는 돌아오는 복지혜택이 더 크다는 것이다.
성 연구위원은 이어 "복지지출 확충을 위한 재원 및 정부 재정건전화를 위한 재원 확충시 최근 서구 선진국에서 부가가치세율을 인상하는 것은 소득재분배의 관점에서도 긍정적인 경우도 있고, 최소한 부정적이지는 않다"고 소개했다.
성 연구위원은 "단기적 중기적 관점에서 보면 부가가치세보다 소득세, 담배세, 주세, 유류세 등 다른 세목에서의 증세여력이나 증세 필요성이 더 크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다른 세목에서의 증세 여력이 소진되면 차후의 선택으로 부가가치세율 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현실적으로 부가가치세의 세율인상시 넘어야 할 산도 많다고 봤다. 물가상승압력과 세부담 역진성에 대한 오해 등이 그것인데, 이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상당히 긴 기간의 논의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성 연구위원은 "우리나라는 부가가치세 도입 이래 10% 세율을 금과옥조처럼 유지하고 있다"면서 "비록 당장은 아니더라도 부가가치세율 인상문제는 지금부터 논의를 시작해서 중장기적으로 국민적 합의를 도출해가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당장의 공론화를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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