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무역기구(WTO)가 추진하고 있는 다자간무역협상이 결국 합의점을 찾는데 실패했다. 이로써 지난 2001년 11월 카타르 도하에서 시작된 도하개발어젠다(DDA)의 향후 추진 과정은 상당기간 표류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다자간 협상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진 예도 드물거니와 양자간 자유무역협정(FTA)이 보안적 흐름으로 협상국이 국익과 실리를 추구하는 최근의 경향으로 볼 때 다자간 협상의 앞길은 불투명하다.
이번 도하개발어젠다의 막판 타협의 걸림돌이 된 것도 농산물 수입시 추가관세 부과 기준을 놓고 인도와 중국은 10% 추가 수입 물량 기준을 요구했지만 미국은 40% 기준을 고수에 강대국과 개도국과의 입장차가 여전하다는 점이 다시 불거졌다.
개도국과 빈국의 경우 선진국과의 협상에 입장 차를 보일 수 밖에 없어 추가 협상이 이어지더라도 합의점을 도출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번 도하개발어젠다 협상의 결렬은 다자간 무역협상의 타결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가를 다시 한 번 확인시켜주었다. 따라서 당분간 세계 무역 질서의 흐름은 양자간 자유무역협정인 FTA 추진에 경도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도 현재 진행 중인 EU와 인도, 캐나다, 중국과의 FTA 협상에 더욱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독도 문제로 영유권 분쟁을 겪고 있는 일본과는 마찰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경색국면이 지속될 것이다. 한국정부도 사실상 협상에 미온적이고 실익이 적은 일본과의 FTA 추진에는 별다른 관심을 두고 있지 않다.
이번 도하개발어젠다 협상의 결렬로 인해 미 국회의 비준을 앞두고 있는 한미 FTA의 위상도 격상될 것으로 보인다. 부시 대통령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어려움을 안고 있지만 현 이명박 정부가 미국과의 관계 개선에 상당한 적극성을 보이고 있어 오는 8월 5~6일 한국을 방문하는 부시와 이명박 대통령의 정상회담에서도 한미 FTA 비준 문제는 양국의 실익 차원에서 보다 적극적인 실천 의지를 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
다자간 무역협상이 상당기간 표류할 경우 국제무역기구의 위상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향후 국제무역기구가 어떠한 변화 카드를 꺼내들 수 있을지 여부를 관찰하는 것도 관심거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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