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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그룹, 올해 협력사 1조7900억원 지원..체감도는 '글쎄'
2012-08-29 17:20:00 2012-08-29 17:21:11
[뉴스토마토 양지윤·황민규 기자] 올해 30대 그룹의 협력사 지원금액이 1조7908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6.6%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005930)현대차(005380)를 포함한 5대 기업의 지원금은 지난해보다 7.79% 늘어나는 데 그쳐 30대 그룹 전체와 비교해 지원비 증가폭이 다소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30대 그룹의 협력사 지원이 3년간 연평균 41.7% 증가했다며 자평하고 있지만, 실제 대기업 협력사들의 체감도와는 동떨어진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30일 전경련 중소기업협력센터가 발표한 '30대 그룹의 2012년 상반기 협력사 지원실적 및 하반기 지원계획'에 따르면, 30대 그룹은 협력사에 상반기에 7210억원을 지원했고, 하반기에는 1조698억원을 지원할 예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30대 그룹은 지난 2010년 9월 대기업 총수 조찬간담회 때 매년 1조원을 지원키로 약속한 이후 지난 2010년 8922억에서 2011년 1조5356억원으로 지원 금액을 72%나 대폭 늘렸다. 하지만 올해는 증가폭이 다소 둔화된 16.6%에 늘어나는 데 그쳤다.
 
 
특히 5대 기업의 협력사 지원금액은 30대 전체에 그룹에 비해 증가폭이 현저히 낮았다.
 
삼성전자·현대자동차·SK텔레콤(017670)·LG전자(066570)·포스코(005490) 등 5개 기업은 올해 협력사에 6998억원을 지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6492억원에 비해 7.79% 느는데 그쳐 30대 그룹 전체보다 8.81%p 낮았다. 아울러 앞서 지난 2010년에는 3338억원에서 2011년 94% 증가했던 것과 비교해도 확연하게 차이난다.
 
전경련 측은 "30대 그룹의 협력사 지원실적이 지난 2010년부터 올해까지 3년간 연평균 41.7%가 증가했다"며 "매년 1조원을 지원키로 한 당초 약속을 크게 상회하는 규모"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대기업 협력사들이 느끼는 체감도는 이와 한참 동떨어져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달 중소제조업체를 조사한 '판매대금 결제 상황'에 따르면 2분기 대기업 협력 중소기업 현금결제 비중은 68.9%로 지난해 같은 기간 71.7%보다 3%포인트 가량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 1분기는 64.1%로 지난 2009년 3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경련은 당초 계획보다 많은 지원이 이뤄졌다고 주장하지만 대기업 협력사들의 사정은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30대 그룹의 협력사 지원이 보증과 대출 지원에 쏠려있는 점에 대해서도 우려가 제기됐다.
 
각 분야별 30대 그룹의 협력사 지원 실적을 살펴보면 국내 판매·구매지원이 36.0%로 가장 높았고 이어 보증·대출 지원(24.6%), 연구개발(R&D) 지원(19.0%), 생산성 향상(16.7%)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특히 올해는 협력사의 경영안정을 위한 보증·대출 지원이 4408억원으로 지난해(2987억원) 보다 47.5% 늘었다. 반면 협력사에 대한 R&D 지원은 3402억원으로 지난해(4191억원)에 비해 18.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의 경영안정성을 보장하는 차원에서 보증 대출 지원도 의미가 없는건 아니지만, 역으로 대기업에 대한 채무부담이 커질수록 양극화의 부작용이 더 크게 부각될 수도 있다.
 
한 중소기업 관계자는 "동반성장의 가장 핵심적인 동력은 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라며 "대기업 의존도가 높은 기존 2,3차 벤더에게는 사업 다각화를 위한 R&D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전경련은 대기업의 협력사 지원이 확대된 점을 부각시키며 동반성장을 추진 중임을 강조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정치권을 중심으로 제기되는 경제민주화 관련 법안 도입을 막기 위한 차단막이라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
 
양금승 전경련중소기업협력센터 소장은 "주요 대기업의 상당수가 글로벌 경제위기로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음에도 협력사에 대한 지원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협력사의 위기대응력을 높이고, 동반성장의 온기를 기업생태계의 밑 부문까지 전달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시장에서는 여전히 대기업의 불공정 행위가 근절되지 않고 있고, 대·중소기업간 양극화 문제가 심각하다고 보는데도 전경련이 지원금이 늘어난 것에 큰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문제"라며 "현실과 동떨어진 데이터를 내놓을 게 아니라 경제양극화와 경제력 집중에 대한 보다 근본적인 대안을 제시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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