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명정선기자] 세계적으로 베이비붐 세대의 소비가 내수활성화에 상당히 긍정적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화를 이끌었던 주역에서 은퇴를 기점으로 구매력을 갖춘 소비의 핵심세력으로 부상한 것이다.
실제로 우리보다 앞서 은퇴를 경험한 미국과 일본의 베이비붐 세대들은 금융자산과 소비지출규모가 전체 시장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막강한 경제적 파워를 갖고 있다.
최근 정부가 경기불황을 타개하기 위한 대책으로 내수활성화를 강조하며 베이비붐세대의 소비를 주목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전세계적으로 베이비부머의 생애 주기 변화와 지출 패턴은 소비시장은 물론 자산시장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쳐왔고, 이들의 행보가 향후 산업과 시장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美베이비부머, 높은 구매력으로 막강파워
우선 시니어들의 위력은 이미 은퇴가 시작된 미국의 베이비부머와 일본의 단카이세대를 보면 알 수 있다. 미국의 베이비붐 세대는 2차대전 종전 직후인 1946~1964녀 사이에 태어난 사람들을 일컫는다.
베이비부머는 2010년 현재 7600만명으로 미국 전체 인구의 30%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의 보유한 자산규모는 미국 전체 자산의 67%에 달하며 소비지출 규모도 전체 시장의 50%를 차지할 정도로 막강하다.
베이비부머는 미국의 자산시장을 좌지우지하는 절대적인 변수다. 베이비붐 세대가 부유한 세대로서 미국경제의 주역으로 활동하던 1970~1980년대는 부동산시장이 달아오르기 시작한 시기였다. 결혼과가정을 꾸리면서 주택 구매 수요가 급증했던 것이다.
또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야기했던 미국 주택가격의 하락시기는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시작되는 시기와 대체적으로 일치한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어려움을 겪게 된 배경에는 미국 베이비부머의 소비 감소도 한 요인이었다.
전문가들은 "구매력을 갖춘 시니어의 소비가 살아나지 않으면 미 경기회복도 더뎌질 수 밖에 없다"며 "이들의 행보가 어떻게 바뀌느냐에 따라 미국 산업과 시장은 지각변동을 겪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日 경제대국 이끈 '단카이' 세대
미국에 베이비붐 세대가 있다면 일본에는 ‘단카이(塊) 세대’가 있다. 1947~1949년 사이에 태어난 단카이 세대는 약 680만명으로 전체 일본 인구의 5%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일본 사회에서 차지하는 위상은 미국이나 한국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는다.
2007~2010년에 집중적으로 은퇴를 한 단카이 세대의 1인당 금융자산은 1868만엔이며 60세 이상 고령층의 저축액 점유율은 전체의 74.9%에 달했다. 60세 이상 소비지출액도 작년 한 해 101조엔에 달해 전체 개인 소비의 44%를 차지했는데 이 중 70%가량이 65세 이상이었다.
◇한국의 베이비붐세대와 일본의 단카이세대 비교
이들이 은퇴 후 받는 퇴직금 규모는 50조엔에 달하며 특히, 올해부터 퇴직연금 지급이 본격화한다, 최근 일본에서 단카이세대가 내수회복을 이끌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물론 2008년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단카이 세대들은 당초 예상만큼 지갑을 열지는 않았지만 이들이 가진 경제적 파워는 여전하다
◇韓, 뉴시니어 지갑 열어야 내수 산다
그렇다면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초고령사회에 진입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어떨까. ‘58년 개띠’로 상징되는 한국의 베이비붐 세대는 약 800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16.8%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은 우리나라 전체 토지 시장의 42%, 건물 시장의 58%를 보유하고 있으며 50세 이상인 가구의 소비 지출은 전체의 44%를 차지할 정도로 구매력을 갖췄다.
물론 우리나라의 베이비붐 세대의 현실은 녹록치 않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우리나라 베이비부머가 은퇴 후 확보하는 총자산은 3억4000만원, 그나마 80%에 육박하는 부동산을 제외하면 금융자산은 8000만원 수준에 불과하다. 설상가상으로 보유한 부동산 가치 마저 하락하고 있어 은퇴 후의 삶은 불안한 형편이다.
◇우리나라 베이비붐 세대 총 자산의 80%는 부동산에 집중돼 있다.
하지만 안정적으로 경제력을 확보한 뉴시니어들은 얘기가 다르다. 황원경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우리나라 베이비붐 세대 중 소득 상위 20%인 5분위 가구별 총자산은 8억5000만원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시니어 소비 시장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있는 가운데서도 기업들이 고소득층 대상의 실버타워나 서비스 상품 등을 활발히 선보이는 이유도 이런 까닭이다. 경기불황으로 대부분 소비를 줄이는 경향이 뚜렷한 가운데서도 유독 소비감소의 변화가 없는 층도 이런 시니어들이다.
◇액티브 시니어들이 거대한 소비집단으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LG경제연구원에 따르면 50대 이상 시니어 세대의 소비 규모는 2010년 117조원에 달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잠재고객의 관점에서 경제적으로 안정되고 자신의 나이를 실제 나이보다 젊게 생각하는 이른바 액티브시니어가 거대한 소비집단의 부상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했다.
정지혜 LG경제연구원 연구원은 "50대 이상의 시니어계층은 경제력이나 건강이 향상돼 있어 자기계발과 여가에 관심을 보이며 적극 소비에 나서는 경향이 있다"며 "이들을 위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해주는 것이 시니어마켓 확대하고 동시에 내수 활성화에도 기여하는 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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