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OTT 서비스 ‘망 중립’ 뇌관 건드리나
올림픽 특수 노린 서비스 속속 개시..콘텐츠사업에 손 뻗친 통신사와 ‘갈등’ 예고
2012-07-25 18:04:04 2012-07-25 18:05:02
[뉴스토마토 김원정기자] OTT(Over The Top, 인터넷 통한 동영상 콘텐츠) 서비스가 각광을 받으면서 콘텐츠 사업자와 통신사로 ‘망 중립 이슈’가 확전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는 이슈가 통신사 음성통화 수익을 잠식하는 모바일인터넷전화(m-VoIP)로 국한돼 공방이 전개되는 양상이지만, 음성보다 트래픽 부담이 훨씬 큰 동영상 서비스가 활성화할 경우 통신사의 서비스 차단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OTT 시장은 CJ헬로비전의 ‘티빙’ 등 기존 사업자에 더해 올해 들어 ‘무료’를 앞세운 에브리온TV가 서비스를 개시했고, 최근 지상파방송4사가 연대해 관심을 모은 ‘푹(pooq)’이 출시됐으며, SK브로드밴드가 기존 ‘호핀’을 보완해 ‘모바일 Btv’를 내놓는 등 경쟁이 날로 뜨거워지는 양상이다.
 
더욱이 런던올림픽 개막을 전후로 모바일 TV를 둘러싼 ‘공급’은 물론 ‘수요’도 크게 늘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트래픽 관리로 골머리를 앓아온 통신사가 노골적으로 이를 문제 삼을 여지가 많다는 게 업계 관측이다.
 
전조는 이미 나타난 바 있다.
 
KT가 지난해 12월 연말 데이터 폭증으로 인한 ‘망 과부하’를 이유로 MBC에 '푹’의 고화질(HD) 서비스를 일반화질(SD)로 낮춰서 송출해달라고 협조를 구했고 MBC는 이를 받아들였다.
 
당시엔 통신사가 ‘요청’하는 모양새였지만, 향후에는 통신사의 ‘허락’이 떨어져야 서비스가 가능한 것 아니냐는 과장 섞인 우려가 콘텐츠업계를 중심으로 나오는 상황이다.
 
이 같은 분위기를 반영하듯 지상파방송사의 OTT서비스 ‘푹’의 확대·개편을 기념해 열린 23일 기자간담회에서는 통신사를 상대로 한 ‘대책’을 묻는 질문이 주를 이뤘다.
 
이상술 콘텐츠연합플랫폼 이사는 “여타 사업자와 제휴를 고민하면서 통신사를 제일 먼저 찾아갔다”며 “네트워크 문제 때문에 우리가 먼저 제안도 하고 했지만 모바일 서비스의 경우 통신사와 걸림돌 되는 부분이 분명 있다”고 털어놨다.
 
무엇보다 통신사가 각기 비슷한 서비스를 내놨다는 점에서 OTT 시장을 놓고 벌일 업계간 한판 승부는 불가피하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SK브로드밴드의 ‘모바일 Btv’를 비롯해 KT의 ‘올레TV 나우’, LG유플러스의 ‘U+ HDTV’가 N스크린을 활용한 대표적 서비스다.
 
다만 통신사가 자의적으로 서비스 차단 엄포를 놓을 경우 ‘명분’에서 밀릴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망 과부하’ 논리로 통신사가 먼저 촉발시킨 망 중립 이슈가 실상 ‘콘텐츠를 누가 지배하느냐’를 놓고 벌이는 업계 다툼이란 시각이 힘을 얻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와 관련해 망 중립 이슈를 주도하는 KT가 미디어와 콘텐츠 사업을 강화하는 내용으로 조직 개편을 단행하고 나선 점도 주목할 지점이다.
 
KT는 이와 동시에 연초부터 스마트TV, m-VoIP 등을 하나씩 문제 삼으며 기선 제압에 나서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동일서비스를 차별적으로 제한할 수 없다”고 못 박고 있지만 지난 13일 발표한 '통신망의 합리적 관리와 이용에 관한 기준안'은 통신사에 트래픽 관리 권한을 쥐어줬다는 게 대체적 시각이다.
 
통신사가 이에 대해 나름의 불만을 토로하고 있지만 ‘망 관리’를 이유로 자의적 잣대를 남발할 경우 ‘내가 하면 서비스, 남이 하면 과부하’라는 곱지 않은 시선이 증폭될 수 있다.
 
콘텐츠사업자와 콘텐츠유통사업자 역시 통신사와 갈등을 빌미 삼아 ‘요금 인상’ 등으로 이용자에 손해분을 떠넘길 경우 ‘망 중립’을 놓고 벌인 3각 갈등은 또 다시 재발할 것으로 보인다.
 
콘텐츠연합플랫폼 관계자는 23일 ‘푹’ 기자간담회에서 “네트워크 비용을 낮추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