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은이 금융안정보고서를 발표했죠? 대체적으로 나쁘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 것 같은데 어땠나요?
기자: 한국은행은 우리나라 금융시스템에 대해 가계부채 누증, 유럽국가 채무위기 여파 등 대내외 여건 악화에도 불구하고 대체로 안정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문제점으로 여겨지는 가계부채 누증, 유럽국가채무 여파 등이 국내에 미치는 영향 등이 있긴 하지만 대체로 안정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는 진단인데요. 특히, 금융시스템의 중추를 이루고 있는 은행 경영 건전성이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외환건전성도 각종 거시건전성 제고 조치의 효과로 개선추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로 은행들의 고정이하 여신비율은 1년전 1.85%에서 1.28%로 크게 낮아졌는데요. 19조원 가량 부실자산을 처리한 영향이 컸습니다. 이에 따라 당기순이익도 6조3000억원에서 8조4000억원으로 늘었고 자기자본비율 역시 개선됐습니다. 다만, 저축은행업계는 여전히 추가부실 우려가 크고 최근 확대되고 있는 가계 신용대출의 연체율이 높아지고 있어 부실 위험이 여전했습니다.
앵커: 은행만 놓고 보면 문제가 없는 것 같지만 가계부채 문제는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것 같던데 어떻게 보고 있나요?
기자: 네 맞습니다. 사실 은행의 수익을 높여준 게 대출입니다. 거꾸로 보면 결국 기업이나 가계의 빚이 많이 늘었다는 얘기인데요. 저소득층 위주로 부채 증가가 빠르다는 지적은 이전에도 제기된 적 있었는데 이번에는 고연령층 가구의 부채가 문제로 지적됐습니다. 전체 가계대출 중 고연령층 비중은 2003년 33.2%에서 지난해 46.4%로 13.2%포인트 상승했습니다. 같은 기간 인구비중의 상승폭 8%포인트를 크게 웃돌고 있다는 점에서 고령층의 가계부채가 고령화 속도보다 더 빨리 증가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한은은 고령화 영향도 크지만 주택경기와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판단했는데요. 부동산 가격 상승기에 고령층이 수도권의 고가 주택담보대출을 크게 늘렸는데 이후 주택시장 부진으로 팔기가 어렵게 되자 대출금 상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겁니다. 또 베이비부머의 은퇴가 본격화되면서 창업활동을 위해 자금을 마련하는 사례가 증가한 점도 부채증가를 이끈 요인 중 하나였습니다. 문제는 고령층은 소득창출능력이 낮기 때문에 채무상환능력도 떨어지는데요. 자칫 경제여건이 어려워지면 부실 위험이 큰 상황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앵커: 잘못하면 부채가 주택가격 급락을 이끌 수도 있겠군요.. 가계 못지 않게 중소기업 사정도 어렵다구요 ?
기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중소기업의 수익성이 하락하고 재무건전성이 악화되고 있는데요. 매출액 100억원 미만인 소규모 중소기업 중 차입에 의존하지 않고는 생존하기 어려운 한계기업 비중은 2011년말 34.4%로 집계됐는데요.2006년말 16.6%에서 5년 만에 두 배 이상 증가했고 중견기업의 한계기업 비중 10%에 비해서도 3배 이상 많았습니다. 업종별로 보면 부동산 임대업, 음식숙박업, 건설업의 소규모 기업의 경우 한계기업 비중은 60%에 달했는데요.
소규모 한계기업이 증가한 것에 대해 한은은 베이비부머 은퇴로 음식숙박업, 부동산 임대업 등을 중심으로 창업이 급증했지만 최근 경기 부진과 경쟁심화로 이들 기업의 실적이 좋지 않았기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저금리 및 중소기업 지원 강화로 중소기업의 구조조정이 지연된 것도 영향을 줬다고 합니다. 특히 한은은 한계기업 중 완전자본잠식 상태인 기업은 26.9%에 달해 향후 내수 부진이 지속될 경우 이들 기업의 도산이 늘어날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앵커: 중소기업 사정이 어려운데 은행들은 오히려 도와주기는 커녕 외면했다구요?
기자: 지난해 은행들이 대기업 대출은 30% 이상 크게 늘린 반면,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은 매우 보수적으로 운용했는데요. 증가율이 2.4%로 아주 미미했습니다. 이에 따라 원화대출금에서 중소기업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2010년말 40.1%에서 2011년말 38.4%로 낮아졌구요 이에 따라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마이너스 수준까지 떨어진 중소기업과 대기업 대출의 금리격차가 최근 0.6%포인트로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확대됐습니다.
은행들은 특히, 신용등급이 낮은 중소기업에 대해서는 대출을 더욱 보수적으로 운용했다. 신용등급이 1~4등급인 고신용 대출의 비중은 43.1%로 2010년 말 38%보다 상승한 반면, 5~10등급인 저신용대출 비중은 62%에서 56.9%로 낮아졌습니다. 한은은 지난해 은행들의 경영 건전성은 양호했지만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은 보수적으로 운용해 자금 중개 기능은 많이 떨어졌다"고 지적했습니다.
앵커: 은행 역할이 자금 중개 기능이고 기업들을 지원하는 건데 이런 건 뒤로 하고 오히려 배당만 늘렸다는 지적도 있죠?
기자: 네 그렇습니다 지난해 국내 은행들의 배당 성향은 40.5%였는데요. 이는 중국, 태국, 브라질 인도 등 주요신흥국 은행들 중 최고였습니다. 반면, 자본 건전성을 가늠하는 BIS 자기자본비율은 신흥국 은행의 평균인 15.4%를 조금 밑돌았습니다. 즉 수익의 많은 부분을 주주 배당금으로 쓰면서 위기 대비해서 자본을 확충하는 노력은 부족했다는 얘깁니다. 한은도 이 부분을 지적했는데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수익성이 빠르게 회복됐음에도 불구하고 자본을 통한 충격 흡수 능력이 미흡하다며 내부 유보를 통한 자본 축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