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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로 때우는 공정위..백화점 판매수수료 인하 '지지부진'
백화점들, 가장 낮은 인하율 적용 공정위 '눈치보기'
인하 대상 선정 기준 공개하지 않아 의혹 커져..물가잡기 꼼수 지적도
2012-03-12 17:10:16 2012-03-12 17:15:40
[뉴스토마토 손지연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해 하반기 이른바 '빅3' 백화점에 납품하는 중소업체들의  판매수수료를 낮춰 주기로 했지만 제대로 실행하지 않고 있어 비난 여론이 들끓고 있다.
 
당초 발표했던 인하율 중 가장 낮은 비율을 적용하는 백화점이 많은 데다,  혜택을 받게 된 1000여곳 이상의 중소기업 선정에 대한 기준도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들 백화점에 제품을 납품하는 중소업체들은 공정위가 '때우기식 처방'법을 내놨다며 분노하고 있는 등 일촉즉발의 분위기다.
 
12일 정부와 업계 등에 따르면 공정위는 지난해 11월부터 롯데·현대·신세계 등 이른바 '빅3 백화점'에 납품하는 중소업체 1054곳의 판매수수료를 3~7%포인트 인하해주기로 했다.
 
소급은 10월분부터 적용키로 했다.
 
그러나 지난해 10월분부터 소급적용하기로 했던 판매수수료 인하안은 시행 6개월째인 현재도 수수료 인하 혜택을 체감하지 못하겠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는 실실정이다.
  
실제로 패션업계 고위 관계자는 "협회 회원사 300개사 중 판매수수료 인하혜택을 받은 회원사는 작은 디자이너 브랜드나 영세업체, 매대판매업체 위주로 손에 꼽을 정도며 인하폭도 3%포인트밖에 안된다"고 토로했다.
 
그럼에도 업계에서는 백화점 눈치를 보느라 별다른 불만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백화점은 공정위의 조치에 그저 몸을 낮추고 상황을 주시하고 있을 뿐 더 이상 판매수수료를 인하할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
 
공정위의 백화점 중소납품업체 판매수수료 인하조치가 임시방편식 행정조치에 불과할 뿐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공정위는 혜택 대상 1054곳에 대한 선정기준도 명확하게 제시하지 않아 의혹을 더 했다.
  
패션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인하 혜택 명단 1054곳에 들 것을 기대했지만 포함되지 않아 공정위에 명단을 요청했으나 백화점과 공정위가 내부적으로 합의된 사항으로 알려줄 수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다"고 말했다.
 
그는 "대신 공정위는 '수수료 인하 이행여부에 대해 지속적으로 검증하고 있다'고만 말했다"고 덧붙였다.
 
한 유통 전문가는 지지부진한 수수료 인하 이행상황에 대해 "중소업체 판매수수료 인하 제도 역시 물가를 잡기위한 꼼수 아닌가 의심이 된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다시 말해, 소비자들은 입점 수수료가 인하됐으니 판매가격에도 반영될 거라는 기대를 하게 되는데, 결국 이는 중소업체들만 더 압박하게 되는 꼴이 됐다는 얘기다.
 
이 유통 전문가는 "유통업계의 건강한 생태계를 조성하려면 개선과 감시를 통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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