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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정치)‘색깔론’에 얼어붙은 정국
2012-02-10 09:27:55 2012-02-10 09:28:16
[뉴스토마토 김기성기자] 때 아닌 ‘색깔론’ 논쟁에 정국이 얼어붙었다.
 
9일 국회 본회의에서 조용환 헌법재판소 재판관 후보자 선출안이 부결 처리된 데 따른 진통이다. 재석 252명 중 찬성 115표, 반대 129표, 기권 8표로 선출안은 최종 부결됐다.
 
민주통합당은 즉각 정회를 요청한 후 긴급 의원총회를 소집해 10일 본회의 등 2월 임시국회 의사일정을 전면 거부했다. 야심껏 준비한 대정부질문조차 포기하며 격한 반발에 나선 것이다.
 
한나라당이 정치적 다양성을 목적으로 헌법에 보장된 야당 몫을 거부한 데는 적대적 대북관이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란 게 일반적 분석이다.  
 
한나라당은 그간 끊임없이 조 후보자의 안보관을 문제 삼으며 선출안 처리를 반대해왔다.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천안함 사건 관련해 “북한 소행이라는 정부 발표를 믿지만, 직접 보지 않았기 때문에 ‘확신’이라는 표현을 쓰긴 곤란하다”고 한 발언이 직접적 문제가 됐다.
 
새누리당으로 간판을 바꾸고 유연한 대북정책을 새 정강·정책의 뼈대로 삼았지만 본질은 ‘파란색’이라는 비판이 당장 제기됐다.
 
민주당 김유정 원내대변인은 선출안 부결 직후 국회 기자실을 찾아 “다수의 힘으로 헌법까지 무시하는 행태가 이명박 새누리당 정권의 본질이고, 결코 치유될 수 없는 불치병”이라고 성토했고, 통합진보당 천호선 대변인도 “유례없는 다수당의 폭거”라고 규탄했다.
 
여당 일부 쇄신파 내에서조차 “파란 피를 가졌는데 빨간 옷으로 갈아입는다고 피 색깔이 바뀌겠느냐”고 혀를 찼다.
 
헌재 사상 초유의 일이 터지면서 헌법재판관 공백 사태는 미궁 속으로 빠져들었다. 이미 지난해 7월 조대현 재판관 퇴임 이래 217일을 끌어온 공백이었기에 헌재를 비롯한 사법부의 충격은 컸다.
 
한편 민주당 내에서는 양승태 대법원장 임명동의안과 연계시키지 못한 김진표 원내대표의 전략 부재라는 힐난의 목소리도 흘러나왔다. 당시 김 원내대표는 “대승적 차원에서 동의해줬다”고 했지만 결과적으로 여당만을 위한 대승적 차원이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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