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정유사, 윤활유 사업 왜 뛰어드나?
현대오일뱅크-쉘, 윤활기유 사업 진출
윤활유, 정유사 '효자사업' 우뚝.."기름값 인상 주범 오해 그만"
입력 : 2012-02-08 15:14:01 수정 : 2012-02-08 15:25:05
[뉴스토마토 윤성수기자] 현대오일뱅크가 미래 먹거리사업인 윤활기유에 뛰어들었다.
 
지난 7일 현대오일뱅크는 글로벌 정유사인 쉘(Shell)과 합작으로 윤활기유 사업에 진출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SK이노베이션(096770), GS칼텍스, 에쓰오일(S-Oil(010950))에 이어 현대오일뱅크까지 국내 정유4사 모두 윤활유 사업에서 경쟁하게 됐다.
 
현대오일뱅크가 뒤늦게 윤활기유 사업에 뛰어든 것은 이 사업이 높은 수익성을 토대로 '캐시카우'(현금창출원)로 각광 받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정유사 영업이익에서 정유사업의 영업이익률은 5~10% 미만에 불과한 반면 윤활유 사업의 영업이익률은 20~30% 이상을 웃돈다.
 
윤활기유는 윤활유 완제품의 80%이상을 차지하는 기초 원료로 첨가제와 섞어 자동차·선박 및 산업용 윤활유 완제품을 만드는데 쓰인다. 최근 세계 자동차 수요 증가와 환경규제 강화로 고품질 윤활기유 제품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
 
또 중국 인도 등 아시아 신흥국가의 윤활기유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데 공급은 아직 부족한 상황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아시아 뿐만 아니라 유럽, 미국 등 자종차시장의 호황으로 공급에 비해 수요가 많은 상황"이라며 "수요가 견조하기 때문에 수익성이 매우 크다"고 설명했다.
 
◇정유사, 윤활유 사업으로 수익성 '짭짤'
 
윤활유 사업은 정유·석유화학보다 고부가가치 사업으로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가지고 있다. 특히, 기름값 인상에 따른 정부의 압박(?)도 피해갈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지난해 정유사 실적을 살펴보면 윤활유 사업이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8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에쓰오일은 지난해 윤활기유 사업 부문에서 매출액 2조4626억원, 영업이익 7175억원을 올렸다. 전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7%에 불과했으나 영업이익 부문에서는 43%를 차지해 회사 이익에 가장 크게 기여했다.
 
◇ 최태원 SK 회장이 윤활기유 첫 해외 합작공장인 인도네시아 파트라SK를 방문했다.
 
SK이노베이션의 윤활기유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SK루브리컨츠도 지난해 역대 최고의 실적을 기록했다. SK루브리컨츠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24% 증가한 2조7134억원, 영업이익은 73% 증가한 5109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SK이노베이션의 전체 영업이익의 19%를 차지했다.
 
윤활유 부문 국내 1위인 GS칼텍스 역시 지난해 높은 실적을 올린 것으로 전망된다. 이같이 '돈 되는' 윤활기유 사업에 투자하려는 정유사들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인 SK루브리컨츠는 울산, 인도네시아에 이어 스페인, 중국에도 윤활유 공장을 신설했다. 스페인에서 렙솔사와 계약을 맺고, 오는 2013년 말까지 하루 1만3300배럴의 윤활기유를 생산한다. 또 지난해 8월 일본 JX에너지와 손잡고 울산에 하루 2만6000배럴의 생산 규모의 윤활기유 공장을 짓기로 했다.
 
GS칼텍스(사진)도 2007년부터 윤활기유 생산을 본격화 했다. GS칼텍스의 윤활기유 매출은 약 75%가 인도, 중국, 러시아 등 전세계에 수출에서 발생한다. 윤활기유 영업이익은 GS칼텍스 전체 영업이익의 25%에 달한다. 
 
세계 2위 생산시설을 갖고 있는 에쓰오일은 해외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이 회사는 윤활기유 생산량의 60% 이상을 30여개국에 수출하고 있다. 지난 2008년 프랑스 토탈과 합작법인 STLC를 세운 뒤 윤활유의 해외 판매망 확대에 나서고 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윤활유 사업은 세계 시장이 꾸준히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고, 정유사들이 투자를 공격적으로 늘리는 분야"라며 "국내 업체들의 생산능력과 기술 수준이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이기 때문에 향후 윤활유에 대한 투자는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정유사, 기름값 인상의 주범 평가 '그만'
 
국내 정유사들은 지난해 고유가 상황속에서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하지만 국내 기름값이 고공행진을 하는 상황에서 받아든 성적표라 웃지 못하는 상황이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68조3754억원의 매출을 올려 2조8488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전년에 견줘 매출은 27%, 영업이익은 51% 증가했다. 에쓰오일은 지난해 매출 31조9140억원, 영업이익 1조6698억원을 기록했다. 전년(2010년)에 비해 매출은 55.6%, 영업이익은 94.3% 늘었다.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를 포함한 경우 국내 4대 정유사의 지난해 매출액은 164조원, 영업이익은 7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정유사들은 기름값을 올려 배를 불렸다는 외부의 곱지 않은 시선에 '억울하다'고 하소연한다.
 
지난해 연초 이명박 대통령의 '기름값이 묘하다'는 발언을 시작으로 정부는 정유업계에 대해 전방위 압박을 가했다. '담합조사'에 이어 기름값을 3개월(4월7일~7월6일)간 리터당 100원을 인하하도록 했다. 
 
이 사이 정유업계는 '기름값 인상의 주범', '주유소와 함께 마진만 챙기는 업종' 이라는 이미지만 각인되고 말았다.
 
하지만, 업계는 실적의 대부분이 고부가 제품인 석유제품 수출, 해외 자원 개발, 윤활유 제품 등에서 올렸다고 해명한다. 실제로 SK이노베이션의 경우, 해외 석유개발 사업과 석유제품 수출에서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정유사 한 관계자는 "국내 석유제품 판매물량의 경우 영업이익이 전체 차지하는 비중에서 작다"며 "다른 부문에서 좋은 실적을 올린 건데, 석유에서 폭리를 취하는 것처럼 보여 억울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정유사들도 전자, 자동차 못지 않게 수출을 많이 한다"며 "올해에도 윤활유 사업 확장을 통해 오해가 풀리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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