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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중독, 미국선 비주류 의학계 주장"
미국 부모,게임 과다 이용보다 개인정보 유출 더 걱정
"자녀들에게 절제력 키워주는 것이 중요"
2012-02-02 16:48:29 2012-02-02 19:05:21
[뉴스토마토 김현우기자] 여성가족부와 교육과학부, 일부 국내 의사들이 게임에 중독성 있다고 주장하는 것과 달리, 미국 의학계는 게임의 중독성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2일 ‘2012 게임시장 미래전략포럼’에 강연자로 참석한 패트리샤 E. 밴스 엔터테이먼트 소프트웨어 등급 위원회(ESRB) 회장은 “미국 의학계에서 소수 비주류 의사들이 게임의 중독성을 주장하고 있다”며 “아직 게임의 중독성이 미국 주류 의학계에서 인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미국 학부모들은 자녀가 온라인ㆍ모바일 게임을 할 때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것을 가장 걱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Peter D. Hart 연구소가 2010년 6월 학부모 500명에게 설문조사를 한 결과, 10점 만점에 개인정보 수집 우려가 9.1점을 얻었다.
 
다음으로 우려되는 점은 게임 이용자 위치정보 추적 및 공유가 8.9점, 성인 영화ㆍ게임 광고 노출이 8.1점, 자녀에게 적합하지 않은 내용의 사용자 제작 콘텐츠(UGC) 노출이 7.9점이다.
 
다른 게임이용자와 영상ㆍ음성 채팅, 모르는 사람과 게임, 다른 게임이용자와 문자 채팅에 대한 우려도 각각 7.8점, 7.5점, 7.4점을 받았다.
 
자녀의 게임 이용 시간을 가장 우려하는 한국과 상반된 결과다.
 
이에 대해 벤스 회장은 “미국 부모들도 자녀들의 게임 이용 시간에 관심은 많지만, 이를 부모가 관리해야 하는 것으로 보고 외부의 간섭은 옳지 않다고 본다”며 “게임 업체들이 게임 안에 이용 시간 제한 등 통제 시스템을 넣어주면, 부모는 이를 통해 자녀들의 게임 시간을 관리한다”고 설명했다.
 
여가부 등이 추진하는 게임 중독성 평가에 대해서도 불가능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벤스 회장은 “온라인 게임은 다양한 종류가 있고 게임을 하는 이유도 다양하기 때문에, 이용자가 그 게임을 얼마나 이용할 지를 미리 예측하는 것은 어렵다”며 “더 중요한 것은 이용자들에게 절제를 익히도록 하는 것으로, 우리는 컴퓨터를 거실에 두도록 하는 등 게임을 절제할 수 있는 가이드 라인을 다양한 방법으로 학부모들에게 알린다”고 설명했다.
 
ESRB는 전국 TV방송과 라디오, 상점 내 홍보영상, 육아와 게임관련 출판물을 통해 캠페인을 하고 있다.
 
스포츠 스타와 정치 인사들도 ESRP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다.
 
이 같은 노력 덕분에 2011년 미국 학부모의 85%가 게임 등급을 알고 있고, 65%가 이를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벤스 회장은 앞으로 스마트폰이 확산 되면서 게임 심의 업무가 어려워 질 것으로 전망했다.
 
애플, 구글 등 플랫폼 사업자가 이용자와 게임을 직거래하기 시작했고, 게임 숫자는 증가해 모든 게임을 심의하는 것이 어려워졌다.
 
또 무료 게임 등이 늘어나면서 소규모 영세 업체는 수수료 지급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
 
ESRB는 간소화된 애플리케이션 등급심의 양식을 배포하고, 플랫폼 업체들을 포함한 국제 애플리케이션 등급심의위원회 설립을 구상하고 있다.
 
게임 등급 민간 심의에 대해 벤스 회장은 “법이나 제도 등 강제력 없이 자발적으로 일을 하는 것은 많은 장점이 있다”며 “중요한 것은 신뢰를 잃지 않는 것으로, 업체 입장에서 게임을 심의하면 민간 심의 시스템이 피해를 입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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