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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주유소 출범 한 달, 고객 '북적북적'
알뜰주유소 '대박..인근 주유소 '쩔쩔'
2012-01-28 09:00:00 2012-01-28 09:00:00
[뉴스토마토 윤성수기자] "뉴스보고 한번 찾아왔는데, 인근에 위치한 주유소보다 기름값이 싸네요", "시간이 걸리더라도 이곳으로 와서 싼 기름을 넣는게 이익이네요"
 
27일 경기 용인시 처인구 마평동에 위치한 경동 알뜰주유소 1호점.
 
이날 한가한 시간대(오전 10~11시)에 눈까지 내리는 상황에서, '휘발유 1918원, 경유 1765원'이라는 간판을 보고 몰려든 자동차들로 알뜰주유소 1호점은 북적였다.
 
이처럼 출범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소비자들은 전국 기름값 평균보다 리터(ℓ)당 60~70원 가량 싸다는 입소문을 듣고 찾아온 것이다.
 
김호영 경동 알뜰주유소 소장은 "연말특수와 명절이 지난 뒤에도 하루 평균 1000~1100대의 차량을 주유한다"며 "상권이 좋은 주유소보다도 3~4배 더 많은 수치"라고 설명했다.
 
◇ 알뜰주유소 '대박'..인근 주유소 '쩔쩔'
 
지난해 12월29일 처음 문을 연 알뜰주유소는 정유사로부터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기름을 공급받아, 셀프 주유와 사은품을 제공하지 않는 대신 ℓ당 60~100원 가량 낮은 가격에 기름을 판매하는 주유소다.
 
개점 한 달만에 찾은 알뜰주요소 1호점에서는 일단 정부가 의도한 효과가 나타나고 있었다. 알뜰주유소가 낮은 가격으로 기름을 공급하자 주변 주유소들도 덩달아 기름값을 낮추기 시작한 것이다. 
 
 
실제 알뜰주유소에서 5km 이내에 위치한 인근 주유소들의 휘발유값은 1954원으로 용인시 평균(ℓ당 1982원)보다 30원가량 낮다.
 
다만, 알뜰주유소 1호점이 문을 연 당시 ℓ당 100원의 가격 격차는 상당 폭 좁아지고 있다. 실제 알뜰주유소 1호점는 영업을 시작한 지난해 말부터 휘발유값이 주변 주유소 평균가격에 비해 ℓ당 101원 저렴했으나, 현재는 그 격차가 60원으로 줄었다.
  
이에 지경부 관계자는 "알뜰주유소는 일반주유소에 비해 판매량이 약 5배 많아 회전율이 높기 때문에 기존에 구매한 물량이 빨리 소진된다"며 "공급가 인상시기에는 일반주유소에 비해 정유사의 공급가 인상이 보다 빠르게 판매가격에 적용되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출범한지 한 달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효과를 논하기는 이르다"며 "알뜰주유소가 늘어난 올해 하반기부터 기름값 인하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인근 주유소들이 매출을 유지하기 위해 알뜰주유소만큼 싸게 파는 방식을 택했다. 싸게 파는 만큼 고객을 확보해 매출이 회복될 수 있지만, 마진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
 
실제로 가격을 낮춘 인근 주유소 관계자들은 인터뷰조차 하지 않으며, 현재 언론 노출을 꺼리고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정책적인 자금지원을 받고 있기 때문에 일반 주유소들이 알뜰주유소의 기름값을 따라잡는 것이 힘들다"고 설명했다.
 
◇ 올해 알뜰주유소 700곳 출범 가능?..해답은 '유류세' 
 
지식경제부는 다음달 서울에 알뜰주유소 2호점을 개설하는 것을 시작으로 올해 최대 700곳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하지만 알뜰주유소 2호점이 출범한다는 계획 뿐이며, 지경부가 제시한 올해 알뜰주유소 목표인 700개까지는 아직 갈 길이 멀다. 알뜰주유소가 정부의 예상대로 순조롭게 확대될 지는 미지수다.
 
정유업계에선 "정부가 유류세 인하를 피하기 위해 알뜰주유소만을 내세우고 있다"며 알뜰주유소 외에 기름값 인하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데 대한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실제로 정부는 지난해 유류세를 전년(2010년)대비 9779억원 더 걷어 들였다. 유가가 오르는 만큼 소비자들의 세금 부담이 그만큼 더 커졌다.
 
지난 26일 소비자시민모임 석유감시단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해 국제유가와 환율 상승으로 인해 휘발유와 경유에서 전년 대비 각각 3926억원, 5853억원을 더 징수했다.
 
지난 한 해 동안 국제유가가 120달러에서 130달러가 됐을때도 정부가 탄력세 등을 탄력적으로 인하하지 않고 계속 유가 안정시 부과하던 기존세율 (휘발유 +11.37%, 경유 +10.29%)를 유지해 세금을 과잉 부과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소시모 관계자는 "국제 휘발유가격 인상에 따라 과다한 세금부과는 올해에도 더욱 심화될 전망"이라며 "정부의 유류세 인하는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정유업계 뿐만 아니라 소비자들도 알뜰주유소 외에 추가적인 기름값 인하 대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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