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나연기자] 민주통합당 한명숙 대표와 한나라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17일 처음으로 만났다.
두 여야 여성리더는 10여분에 걸쳐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도 미묘한 탐색전을 벌였다.
한 대표와 박 비대위원장의 회동은 이날 오후 1시30분쯤 국회 한나라당 당대표실에서 이뤄졌다.
인사 성격의 자리인만큼 원칙적인 수준의 이야기가 나올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번 4월 총선을 이끌 여성 리더들의 첫 대면이라는 점에서 관심이 집중됐다.
한 대표와 박 비대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4월 총선에서 개방형 국민경선 도입을 위한 공직선거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데에 공감했다.
박 위원장은 "정치가 발전하려면 몇몇 마음대로 공천하면 안 된다"며 "한나라당에서는 국민경선제를 도입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이에 대해 "민주통합당에서도 공천혁명을 반드시 이뤄야겠다는 약속을 했다"며 "전략공천을 최소화하고 국민참여경선으로 돌려서 국민들이 주권행사를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 뜻에 맞는 공천혁명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한나라당의 결정이 반가웠다"고 답했다.
박 위원장은 "국민경선이 부작용없이 정착되려면 같은 날 동시에 해야하지 않겠나"며 "총선까지 시간이 별로 없는데 양당이 하루빨리 선거법 개정 논의를 할 수 있으면 한다"고 밝혔다.
한 대표는 "정보통신법이나 선거법이 개정이 되면 낡은 정치가 없어질 것"이라며 선거법개정 관련 자료를 전했다.
마지막으로 한 대표는 BBK사건과 관련한 허위사실 유포 혐의 등으로 유죄가 확정돼 수감된 정봉주 전 의원을 언급했다.
그는 "정봉주 씨가 감옥에 들어간 것은 표현의 자유와 연계된 정치탄압"이라며 "국회에 소위 '정봉주법'이 발의돼 정개특위에 있는데 정개특위에서 허위사실에 관한 것과 명예훼손에 관한 것이 정리되면 여야가 합의할 수 있다"고 했다.
한 대표는 "이 부분에 대해서도 관심가져주시고 2월 국회에 해결될 수 있으면 명예훼손이나 허위사실유포에 대해 상당히 전향적인 입법을 할 수 있도록 해주달라"며 "그래야만 정봉주와 같은 희생자가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한 대표가 이어 "많이 어려우시죠?"라고 묻자 박 비대위원장은 "어려운 건 같은 것 같습니다"라고 대답했다.
한 대표는 "사실 저도 당선이 되고 특히 수많은 시민들이 참여한 가운데서 당선이 됐기 때문에 소감이 남다르다"며 "기쁨은 한 순간이고, 이제부터 어려움이 닥치기 때문에 박근혜 위원장도 참 어려우시겠구나 생각을 하면서 왔다"고 답했다.
이어 "국민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국민의 편에 서서 느끼고 행동하는 정치인이 되고 싶다"며 "생각이 같으시기 때문에 여야의 여성 대표로서 앞으로 선의의 경쟁을 통해서 국민들 가까이 다가가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두 사람은 국민들의 생활에 힘이 되는 정치를 하자는 데도 의견을 같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