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명정선기자] 금융위기 이후 은행들의 부실채권이 크게 증가했음에도 손실 흡수능력은 미흡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 부실채권 비율 여전히 높은 수준
4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국내은행의 부실채권 규모는 22조9000억원이었다. 1년전 30조3410억원에 비해서는 크게 감소했지만 금융위기 이전인 2008년 2분기 8조3461억원에 비해서는 여전히 높은 상태다.
이에 따라 부실채권 비율도 0.7%에서 1.66%로 높아졌다.
그러나 은행들의 리스크 관리 능력은 개선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은행의 신용손실흡수 능력을 판단하는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이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은행들의 대손충당금 적립률은 2008년 145.1%에서 2010년 107.6으로 37.6%포인트나 떨어졌다.
대손충당금 적립률은 부실여신에 대비한 대손충당금 적립 정도를 나타내는 비율로서 금융기관의 신용손실 흡수 능력을 평가하는 지표 중 하나다. 업계에서는 불경기를 감안해 대손충당금 적립비율을 100% 이상으로 유지하는게 일반적이다.
2005년 131.3이었던 은행들의 대손충당금적립비율은 2006년 175.2, 2007년 199.1까지 상승했지만 2008년 145.1, 2009년 137, 2010년 107.6으로 하락했다.
2010년을 기준으로 하면 씨티은행이 136.14로 가장 높았고, 신한은행(133.1) 외환은행 (124.78), 국민은행 (119.87) 등의 순이었다.
◇ 불경기 대비 은행 대손충당금 적립률 높여야
업계와 당국은 2008년 이후 적립률이 하락 추세긴 하지만 100을 웃돌고 있는 만큼 크게 문제 될 건 없다는 입장이지만 향후 경기둔화 등으로 대출 부실 우려가 커지고 있어 대손충당금을 더 쌓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특히, 우리은행의 경우 대손충당금 적립률이 70.7로 100을 한참 밑돌았으며, 지난해 대손충당금 확대에도 90%대에 머물러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대손충당금 적립률이 낮으면 향후 경기둔화가 지속될 경우 더욱 큰 규모의 대손충당금을 쌓아야 해 급격히 실적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당국이 지난해 은행들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음에도 대손충당금 적립 기준을 강화하고 충분한 자금을 쌓으라고 한 것도 이 때문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난해 국제회계기준(K-IFRS) 도입으로 대손충당금 적립 기준이 완화되면서 부실여신에 대한 관리가 더 어려워졌다"며 "이를 보완하기 위해 도입한 대손준비금 적립 기준을 상향 조정하는 방안 등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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