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종화기자] 이희수 기획재정부 세제실장이 국제통화기금(IMF) 이사로 부임한다. 그러나 이 실장의 돌연한 IMF행은 세제개편안 발표를 불과 1주일 남겨둔 민감한 시점에 나온 것이어서 그 배경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18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이 실장은 이번 세제개편을 마무리한 뒤 오는 11월부터 시작되는 미국 워싱턴 소재 IMF 본부 이사직 수행을 위해 출국할 예정이고, 청와대와 재정부는 후임 인선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 실장은 행시 22회로 참여정부에서 재정경제부 관세국장, 조세정책국장, 국세심판원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고, MB경제팀 초대 세제실장으로 발탁돼 유류세 인하, 고유가 대책, 법인세율 인하 등을 주도해왔다.
이 실장은 그러나 MB경제팀의 세제를 주도한지 불과 5개월만에 석연찮은 배경을 안고 돌연 IMF로 떠나게 됐다. 이와 관련 강만수 재정부 장관과의 갈등 때문에 경질했을 것이라는 일부의 주장이 설득력있게 받아 들여지고 있다.
세제실장 출신으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시절부터 참여정부의 종합부동산세 등에 대해 부정적이던 강 장관과 참여정부의 세제개편을 주도했던 이 실장은 둘 다 옳다고 판단하면 굽히지 않는 뚝심형 관료여서 자주 부딪쳤을 것이란 분석이다.
재정부 고위관계자는 "강 장관이 간부회의 때 이 실장을 자주 나무랐고, 이 실장이 많이 힘들어했다"며 "이 실장 본인이 IMF행을 자청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해 이 같은 분석을 뒷받침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도 "충격적이다. 보통 세제실장은 외청을 거쳐서 돌아올 자리를 보는데 IMF로 간다는 것은 쫓겨나서 자리가 없어지는 것과 같다"며 "장관과 사이가 무지 좋지 않았거나 사실상 경질된 것"이라고 '경질'에 무게를 두었다.
반면 재정부 다른 고위관계자는 "IMF 이사는 차관급도 가는 자리인데 재정부에서 소외돼서 가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며 "영전인데 축하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고위관계자도 "장관이 자신과 세제 관련 의견이 다르다는 이유로 이 실장을 다른 곳으로 보낸다는 것은 너무한 해석"이라며 "사이가 안 좋은데도 좋은 곳으로 보내주면 훌륭한 것 아니냐. IMF이사로 가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영전'에 힘을 실었다.
◇ 후임은 윤영선 조세정책관 유력
이 실장의 갑작스런 IMF행에 대한 논란과 상관없이 청와대는 윤영선 조세정책관과 주영섭 재산소비세정책관, 백운찬 관세정책관 등 세 명에 대한 인사검증 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백 정책관은 행시 24회로 1급 승진하기에는 너무 이른데다 영남 출신이라는 점이 부정적이고, 행시 23회인 주 정책관은 전남 출신이지만 고위공무원이 아니란 점이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윤 정책관은 행시 23회로 충남 출신, 서울고와 성균관대를 나와 지역안배와 학연배제 차원에서도 무난하고 부동산실무기획단 부단장, 조세기획관 등 세제실 핵심보직을 거쳐 세제를 잘 안다는 점에서 후임 세제실장으로 유력시 되고 있다.
임명시기는 세제개편안이 발표된 이후 빠르면 이달 말, 늦어도 다음 달 초순경이 될 전망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지난 5월 국제부흥개발은행(IBRD) 대리이사로 부임한 김도형 전 조세정책관은 2개월 전 출국했다"며 "그러나 세제개편 작업 이후 국회일정 등 마무리 작업에 시간이 걸릴 경우 후임 발표는 더 늦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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