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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결산-패션①) 뜨거웠던 아웃도어 시장
'산에서 내려온 아웃도어' 디자인을 입다
TV 틀면 쏟아지는 광고..거품 가격, 품질 논란까지
2011-12-26 18:01:49 2011-12-26 18:06:21
[뉴스토마토 김경훈기자] 패션산업은 하반기부터 몰아닥친 경기침체, 변덕스러웠던 날씨 영향으로 올해 가장 역동적인 모습을 보였다. 적극적이고 발빠른 대응으로 어려운 가운데서도 미소지은 기업이 적지 않았지만 고달픈 한해를 보낸 기업도 적지 않았다. 특히 대내외적 변수 속에서도 폭발적인 성장을 보이며 전성시대를 알린 아웃도어는 거품 가격과 품질 논란으로 언론과 여론의 질타 속에 성장통을 겪었다. 패션기업들에게 특히 가혹했던 2011년을 결산해 본다. [편집자註] 
 
올 한해 패션 업계에서의 가장 '핫한'(뜨거운) 아이템은 역시 아웃도어였다.
 
주 5일제 근무 확대로 여가 생활이 각광을 받는 가운데 소비자들이 활동성이 좋은 아웃도어 상품으로 주목하기 시작하면서 아웃도어의 전성기가 열린 것이다.
 
아웃도어 브랜드들은 소비자들의 다양한 니즈를 충족하기 위해 일상생활에서도 간편하게 입을 수 있는 제품들을 속속히 내놓으면서 자신들의 변신을 알렸다.
 
 
알록달록한 패딩에서부터 간편하게 입을 수 있는 셔츠까지, 산에서만 입는 브랜드 이미지를 탈피하고 '언제, 어디서나' 입을 수 있는 복종으로 환골탈태하게 된 것이다.
 
패션에 민감한 중 고등학생들 사이에서 '노스페이스 계급'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아웃도어는 이제 30~40대만의 전유물이 아닌 남녀노소가 즐겨입는 패션 트렌드가 됐다.
 
핫 이슈였던 아웃도어, 올 한해 동안 어떠한 이슈가 있었는지 총 정리한다.
 
◇ '산에서 내려온 아웃도어' 디자인을 입다
 
올해 두드러진 점은 산행뿐만이 아니라 일상에서도 착용이 가능하도록 다채로운 디자인과 색상이 입혀진 재킷, 팬츠, 셔츠 등이 출시, 디자인이 강화됐다는 점이다.
 
기존의 어둡고 칙칙했던 색감에서 탈출해 옐로우, 핑크, 그린 등의 스타일리시한 색이 입혀져 '아웃도어 룩'도 하나의 패션으로 승화됐다.
 
K2의 캐주얼 디자인을 접목한 '컴포트라인'과 코오롱스포츠의 '트래블라인'은 아웃도어는 더이상 산에서만 입는 옷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했다.
 
캐주얼과 스포츠간의 벽을 구분을 허문 아웃도어 브랜드들은 시장 확대를 통해 외형성장을 이룩할 수 있었다.
 
노스페이스는 올해 전년대비 20%가량 성장한 6000억원의 매출을 코오롱스포츠는 올해 최초로 5200억원을 매출이 예상되는 등 승승장구 했다.
 
양문영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 마게팅팀 차장은 "올해 아웃도어의 특징은 디자인력이 큰 폭으로 강화됐다는 점"이라며 "앞으로도 이러한 큰 틀은 계속 유지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 TV 틀면 나오는 아웃도어 광고
 
이러한 소비 타겟층을 넓히기 위해 올해 아웃도어 업체들이 내건 전략은 친숙한 간판스타들을 광고모델로 선정하는 것.
 
'원빈', '이승기', '조인성', '이민정', '2PM' 등 내노라하는 간판스타들이 아웃도어 CF를 점령해 어느 방송을 틀어도 아웃도어가 대세라는 것을 느낄 수 있게 했다.
 
노스페이스는 톡톡튀는 '빅뱅'을 광고모델로 기용하면서 젊고 역동적인 브랜드이미지를 녹여 낼 수 있었고, 네파의 경우 건강함의 상징인 '2PM'을 기용해 '네파는 자유다'라는 브랜드 슬로건을 대중들 머리 속에 심는데 성공했다.
 
 
한 아웃도어 브랜드 마케팅팀 관계자는 "아웃도어의 역동성을 잘 표현하기 위해 올해 유별나게 톱스타 TV 광고를 자주했다"며 "얼마만큼의 브랜드 이미지를 대중들에게 각인시키느냐가 관건이었다"고 설명했다.
 
TV뿐만 아니라 신문에 게재된 광고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올 한해 광고란 광고는 아웃도어들이 휩쓸었다.
 
이 때문에 아웃도어에 나오는 톱스타들의 1년 전속 모델료가 5억~8억원가량이라는 점을 보면 광고비 남발로 제품의 가격 상승을 견인, 고스란히 소비자들의 몫으로 떠넘겼다는 불편한 논란이 시작된다.
 
◇ 거품 가격, 품질 논란.."가격정책 변화 기대" 
 
기본적인 등산 복장만 갖추는데만 평균 150만원의 비용이 든다는 것과 72만원짜리 등산용 재킷이 불티나게 팔린다는 언론 보도 등을 접한 시민단체들은 가만히 있지 않았다.
 
경제적 취미생활인 등산마저도 제대로 하려면 이제 만만찮은 돈이 필요해졌기 때문인데다 중고생들이 아웃도어로 등급을 매긴다는 사실은 그냥 넘길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언론의 뭇매와 시민단체의 압박 등이 거세지자 공정거래위원회는 아웃도어 업체들의 가격 논란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이와관련 소비자시민모임은 아웃도어 제품의 품질조사 결과를 발표했는데 고가제품과 저가제품을 비교했을때 기능면에서 별다른 차이가 없는 것으로 드러났고, 일정량의 세탁을 했을 때 내수도(방수기능)가 현격히 떨어진다는 조사결과는 시민들을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심지어 한 대기업 홈쇼핑 물품에서는 피부와 접촉하면 암을 유발할 수 있는 발암물질이 기준치의 20배가 초과된 것으로 나와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다.
 
김명호 한국패션협회 부회장은 "가까운 산행을 할때는 시중에 판매되는 아웃도어 제품처럼 고급스런 제품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라며 "너무 고급화 전략에 치중돼 가격이 높게 책정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 부회장은 또 "현재 거품의 30% 가량 낮춘 대중적인 상품들과 브랜드들이 나오는 것을 볼때 이제 고가 정책은 종지부를 찍을 때가 됐다"고 지적했다.
 
시민단체 관계자는 "내년 아웃도어 시장에서는 고품질의 저가(?)제품을 구매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라며 "아웃도어 업체들이 해외사장으로 나가더라도 국내시장을 저버릴 수는 없을 것이다. 가격정책의 변화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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