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민호기자] "2013년까지 균형재정을 달성한 이후 국민여론을 충분히 수렴해 통일재원 마련방안을 검토하겠습니다"(이명박 대통령 2011년 8.15경축사)
이같은 이 대통령의 발언이 현실화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2013년부터 통일세를 걷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통일부 관계자는 21일 이 대통령이 지난 8일 통일부로부터 방미결과를 보고받을 당시 "2013회계연도부터 통일계정을 신설하는 방안에 대해 긍정적인 답변을 했다"고 전했다.
이는 대외여건의 불확실성이 증대되는 상황에서 균형재정 달성을 목표로 세워놓고도 무리하게 통일세를 걷는 방안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통일부의 이같은 계획과 이 대통령의 'OK'에도 불구하고, 기획재정부는 "우리 재정규모와 경제규모를 고려시 별도 적립재원이 없더라도 유사시 긴급 대응이 가능하므로 기금적립이 불필요하다"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세 관련 기금 적립시 투자가 위축되는 등 기회비용만 커진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재정부의 반대의견은 관철되지 못했다.
21일 기획재정부의 한 관계자는 지난 13일에 있었던 '통일부 남북협력기금법 개정 관련 보고'를 인용해 2013년 1월1일부터 통일부의 '남북협력기금법 개정안'이 시행되도록 부칙에 규정하고, 2013년 회계연도부터 통일계정을 신설·운용한다고 밝혔다.
기금 불용액 적립을 2012회계연도부터 적용(부칙 제2조)하면 2013년부터 불용액 적립이 가능하다.
통일부는 그간 제출된 통일재원 관련 의원입법 병합심사 당시 '남북협력 및 통일 기금법'을 외교통상위원회에 통일부 의견으로 제출할 예정이다.
정부 관계자는 "법 개정이 이뤄질 경우 통일부는 오는 2012년에 민간 출연금을 모금해 통일계정에 적립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단, 민간 출연금을 모금할 경우 2012년에는 남북협력기금내 통일계정이 없기 때문에 통일계정 신설을 위한 기금운용계획을 변경하거나 민간 출연금 규정에 대한 별도 적용례 규정을 만들 예정이다.
예를 들어 2012회계연도에 사업비 1조70억원 중 1조원이 집행된다면 2014년 통일계정에 35억원이 적립된다.
5000억원만 집행할 경우 2014회계연도 통일계정에 2535억원 적립, 1000억원만 집행한다면 4535억원이 적립되는 것이다.
이같은 사안은 통일부가 지난 9월29일 외교안보 정책조정회의에서 통일재원 적립을 위한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재정부에 직접 요청한 사항으로 통일부 장관이 재정부 장관을 직접 설득해서 추진하게 됐다.
특히 지난 10월 28일 임태희 대통령실장 주재로 열린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남북협력기금 불용액 적립을 위한 '법적근거'를 만드는 것을 허용할 필요가 있다고 결론 내린 것으로 밝혀졌다.
하지만 사회적 논란을 야기할 수 있는 '통일세' 단어는 제외키로 하고 적립시기와 규모는 추후 논의키로 잠정 합의됐다.
하지만 이같은 통일재원 적립에 재정부는 반대 의견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지난 9월말부터 비상경제체제를 다시 가동할 정도로 글로벌 재정위기 등 대외 불확실성이 증대되고 있어 균형재정 달성이 급선무라는 것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해외신용평가사도 통일에 대비한 사전 기금적립보다는 재정건전성을 유지하고 필요한 분야에 재원을 배분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평가했다"고 말했다.
기금 적립에 따른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적자재정 상황에서는 기금 불용액을 적립한다 해도 적립 금액에 비례해 국가 채무와 이자비용이 증가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즉 '빚내서 저축'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적립된 통일재원으로 이자비용보다 더 높은 수익을 낼 수 있겠냐는 것이다.
재정부 관계자는 "내년 대선과 총선을 앞두고도 통일기금이 무상급식과 반값 등록금에 이어 또 다른 MB정부의 사회적 갈등이슈로 대두될 수도 있어 무리수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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