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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관의 독립은 사법권의 생명"
박시환, 김지형 대법관 퇴임
2011-11-18 18:20:19 2011-11-18 18:22:27
[뉴스토마토 최현진기자] 박시환, 김지형 두 대법관이 6년의 임기를 모두 마치고 18일 대법원을 떠났다.
 
두 대법관은 이날 퇴임식에서 법관의 독립을 한 목소리로 강조했다.
 
박 대법관은 "재판의 독립, 법관의 독립은 사법권의 생명과 같다"며 "법관이 독립해 재판하기 위해서는 법관에게 최대한의 자율성이 주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수나 강자의 입맛에 맞게 통제되는 법관, 순치되는 법관으로는 다수와 소수, 강자와 약자의 이익을 두루 살피고 다양한 가치관에 따라 창조적인 법해석을 통한 사회 발전을 기대할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박 대법관은 "그러나 법관을 통제하고 자기 편으로 길들이려는 욕구는 한시도 멈추지 않고 끊임없이 시도되고 있다"며 "감히 범접할 수 없는 고결함, 끊임없는 자기성찰, 한결같은 진정성, 그리고 법관을 길들이려는 시도에 맞서는 담대한 용기, 이것들만이 여러분들의 자율성과 재판의 독립을 지켜 줄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달라"고 당부했다.  
 
박 대법관은 또 "법원이 다수의 뜻에 순치된 법관들로만 구성되는 경우에는 그 사회는 사법부가 존재하지 않는 비극적인 사회로 전락되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 대법관도 "법관의 독립은 생명과 같다"며 "이것을 잃으면 생명을 잃는 것이니 법관 스스로 이를 지켜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법관의 진정한 독립은 법관이 외로이 법과 정의를 제대로 선언하는 책무를 다할 때 지켜낼 수 있다는 생각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 대법관은 이어 "지금의 우리 사회가 법관과 법원에 대해 강한 믿음을 갖고 있다고 말하기에는 조금 부족함이 있을지 모르지만 그만큼 우리 법관과 법원이 우리 사회를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이 많이 남아있다는 말이기도 하다"며 법원의 신뢰성 회복에 대한 노력을 후배법관들에게 당부했다.
 
김 대법관은 이와 함께 "사회가 법관에게 자신의 생각과 같거나 유리한 판단만이 정의라고 내세우는 사적(私的) 정의를 요구하지 않을 때 법관과 법원에 대한 그 사회의 믿음은 굳건해질 것"이라면서도 "우리 사회의 믿음은 법관과 법원이 사적 정의의 요구에 흔들리지 않고 오로지 정의로움을 스승삼아 올바르게 나아갈 때 가능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2005년 11월21일 함께 취임한 이들 두 대법관은 재임 중 사회적 약자 보호 등에 한 목소리를 내며 진보적 소수 의견을 많이 내왔다.
 
박 대법관은 2003년 서울지법 부장판사로 재직하다가 대법관 선발방식에 문제를 제기하며 법원을 떠났다가 2년만에 대법관으로 임명됐으며, 김 대법관은 서울고법 부장판사에서 바로 대법관으로 임명되는 등 두 대법관 모두 파격적 인사로 당시 법조계 안팎의 주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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