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소연기자] 한국투신운용과 미래에셋맵스자산운용이 골칫덩어리로 전락한 베트남펀드의 만기 연장을 추진한다.
만기 연장을 통해 베트남펀드가 손실을 회복할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포석이지만 자산운용업계는 만기가 연장돼도 수익률이 언제쯤 회복될지 미지수라며 회의적인 시각을 보내고 있다.
11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신운용과 미래에셋맵스운용은 모두 오는 12일 베트남펀드 만기 연장을 위한 수익자 총회를 연다.
한국투신운용은 5년 만기 폐쇄형 베트남펀드인 ‘한국월드와이드베트남혼합2호’의 만기 연장과 개방형 전환에 대해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수익자 총회 출석자 중 3분의2, 혹은 펀드 발행좌수의 3분의2 이상이 찬성하면 의결이 된다.
한국운용 측은 이번 안건이 통과되면 운용과 판매보수를 받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미래에셋맵스운용은 ‘미래에셋맵스오퍼튜니티베트남주식혼합1호’에 대해 수익자 총회를 개최, 개방형과 추가형 펀드로의 전환을 꾀한다.
이번 수익자 총회를 통해 베트남 펀드들이 개방형으로 전환되면 기존 투자자들의 환매가 자유로워진다. 미래에셋맵스는 펀드에 추가 납입도 가능해진다.
한국투신운용은 만기 연장과 관련해 서면 동의서를 받고 있는 상태다.
한국투신운용 관계자는 “서면 동의서를 보니 사실상 안건이 통과될 것으로 보인다”며 “기다려주신 분들께 최선을 다해 운용하겠다는 각오로 운용보수와 판매보수를 안 받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만기가 연장된다고 해도 베트남 펀드가 언제 손실을 회복할 지는 미지수라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베트남 펀드는 5년 만기가 다가오는 상황에서도 여전히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 중이기 때문이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설정액 10억원 이상인 베트남 공모펀드는 주식형과 혼합형 모두 설정 후 마이너스(-) 수익률에 머물렀다.
한국운용의 ‘한국월드와이드베트남혼합2호’는 2006년11월 설정 후 수익률이 -58.47%이고 ‘미래에셋맵스오퍼튜니티베트남주식혼합1호’는 2006년12월 펀드가 설정된 후 -14.45%를 기록하고 있다.
이와 관련 서동필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전에도 만기를 늘리는 시도를 했지만 아직도 회복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베트남 시장에 국내 자금이 너무 많이 들어가 있어 우리가 움직이면 베트남 시장 전체가 크게 움직이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서 연구원은 이어 “가끔 수익률이 좋아지는 경우도 있지만 이 역시 기술적 반등 외에는 해석이 어렵다”며 “펀더멘털이 부실해 언제 회복될지 미지수인만큼 동남아 중에서도 펀더멘털이 좋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등에 관심을 갖는 것이 낫다”고 조언했다.
김용희 현대증권 펀드리서치팀 팀장도 개방형으로 전환되면 비중을 점차 줄여나가라고 권했다.
김 팀장은 “한국운용은 손실 폭이 너무 커서 자금을 빼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며 “국가 규모에 비해 펀드가 크게 들어갔고 과장되게 포장된 측면이 있어 금융위기가 반등 국면에 접어든 이때 비중을 점차 줄여나가는 게 낫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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