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금융위기)유럽 위기은행들에 줄 2천억유로 누가 내나?
2011-10-06 16:33:22 2011-10-06 16:46:09
[뉴스토마토 한형주기자] 5일(현지시간) 국제통화기금(IMF)이 유럽 은행 자본 확충을 위해 최대 2000억유로가 지원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독일이 이를 지지하는 입장을 밝히면서 은행들에 자금이 어떤 식으로 조달될 것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안토니아 보르헤스 IMF 유럽 담당 이사는 이날 "현재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정상들이 논의 중인 자금 확충 규모는 1000억~2000억유로"라며 "투자자 신뢰 회복을 위해 금융권에 최대 2000억유로가 필요하다"고 촉구한 바 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필요하다면 유럽 은행들의 자본 확충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며 조만간 구체적인 지원책이 나올 것임을 시사했다.
 
이어 유럽연합(EU)이 그리스 디폴트에 대비, 유로존 은행들에 대한 스트레스테스트(자본건전성 평가)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히자 은행 자본 재구성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번 스트레스테스트는 그리스 디폴트(채무상환 불이행) 선언을 가정할 경우, 유로존 은행들에 조달할 자금 규모를 파악하기 위해 실시되는 것이다.
 
더불어 유럽 은행들의 그리스 부실 채권에 대한 익스포저(위험노출액) 규모가 어느 정도인 지를 파악, 지원 가능한 은행을 추려내는 시험대의 성격 또한 지닌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 누가 지원할 것인가
 
유로존 스트레스테스트 이후 은행 지원 방안에 대해 여러가지 시나리오가 제시되고 있다. 관건은 '누구 돈을 쓰느냐'다.
 
현재로선 유럽 은행 자본을 늘리는 데 가장 유력한 자금 조달처로 ▲ EFSF ▲ 정부 당국 ▲ ECB(유럽중앙은행) 등이 검토되고 있다.
 
만약 EFSF가 자본 확충에 나선다면 부실 은행들이 유상증자를 통해 추가 확보한 지분을 기금이 취득하게 된다.
 
예를 들어 독일 도이체방크나 프랑스 소시에떼 제네럴 등 민간은행이 유상증자를 실시하면 EFSF가 이를 거두는 방식인데, 이럴 경우 EFSF 참여국들이 기금에 출자한 지분과 얽혀 추후 은행 경영권 문제 등 복잡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당초 EFSF의 설립 목적은 민간 은행이 아닌 그리스 등 부실 국가들의 부도를 막는 일이다. 
 
EFSF는 최대 지분(25%)을 보유한 독일을 제외하면, 프랑스 등 나머지 국가들이 동일한 비율로 출자해 참여하고 있다.
 
여러 국가들이 기금 지분을 쪼개 갖고 있는 만큼 EFSF가 민간 은행을 구제했을 때 지분 문제가 더욱 복잡하게 얽힐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각국 정부나 중앙은행이 직접 돈을 투입하는 것이 더 현실성 있는 방안으로 검토되고 있다.
 
◇ 부실은행 국유화할 가능성도?
 
정부 지원은 지난해 아일랜드 구제금융 사례처럼 은행들이 자본 확충을 위해 증자를 단행하면 이 물량을 당국이 받아내는 식이다. 다시 말해 은행 국유화다.
 
하지만 유럽 내 국가들의 자금 여력 또한 충분치 않은 상황에서 정부가 직접 나서 은행을 국유화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무엇보다 은행의 국유화 여부를 논의하기 위해선 부실 정도가 심각한 수준이어야 하는데, 현재로선 독일·프랑스 등 유로존 경제강국 내 은행들이 생존을 위협받을 만큼 큰 부도 위기에 처해있다고만은 볼 수 없는 일이다.
 
◇ 유럽銀 자본 확충..ECB 역할 부각될까
 
이에 따라 유럽 은행권 자본 확충에 있어 ECB의 역할이 가장 크게 부각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ECB가 금융권 지원에 나선다면, 각 은행이 갖고 있는 자산과 주식을 담보로 자금을 투입할 것으로 보인다.
 
이 때 중앙은행이 직접 자본을 대줄 수도 있고, 민간은행들의 위험자산을 직접 매입해 자산 건전성을 높이는 방법도 쓸 수 있다.
 
지분 취득 시 보통주보다는 이익배당이나 청산 시 잔여재산 분배에서 보다 우선적 지위를 갖는 우선주를 매입할 가능성이 높다.
 
김의찬 대신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아직 그리스 부실채권에 노출된 정도가 어느 정도인 지 평가하기 전이기 때문에 각국이 정부 차원에서 섣불리 발을 내디디긴 어려울 것"이라며 "현재로선 은행권 자본 확충을 위해 ECB의 역할이 부각될 공산이 가장 크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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