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국감)"근로복지공단 '삼성복지공단'으로 바꿔라"
2011-09-20 14:34:53 2011-09-20 14:41:35
[뉴스토마토 임애신기자] 삼성반도체 백혈병 산재 피해자가 처음으로 산재 인정 판결을 받은 후 근로복지공단이 삼성전자와 이에 대한 합동 대책회의를 가졌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은 고용노동부 국정감사에서 삼성반도체 백혈병 피해자가 산재 인정 판결을 받은 후 근로복지공단이 항소한 것에 대해 "근로복지공단이 사실상 삼성 법무팀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정 최고위원은 "근로자의 재해보상과 보호를 위해 일해야 할 근로복지공단이 힘없는 노동자를 상대로 사실상 삼성법무팀의 역할을 수행한 것은 근로복지공단 스스로 존재의 이유를 상실한 것"이라며 "그럴 바에 대놓고 삼성복지공단으로 이름을 바꾸라"고 비판했다.
 
근로복지공단이 정동영 최고위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와 전화통화 내용에 따르면, 근로복지공단은 지난 7월4일 근로복지공단의 삼성반도체 산재 소송 수행자가 삼성전자(005930) 핵심 인사들과 만났으며 항소와 관련해 합동 대책회의를 가진 것을 인정했다.
 
이 자리에서 근로복지공단이 삼성전자 측에 소송 보조 참가인에서 빠지도록 취하를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으나 삼성전자 측에서 거절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삼성전자 측의 의사를 확인한 후 근로복지공단은 이날 오후 곧바로 검찰에 항소 제기 의사와 함께 장문의 항소이유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삼성 백혈병 피해자와 유족들은 지난 7월5일부터 근로복지공단 영등포 본부에서 항소하지 말아달라며 연좌농성을 벌였으며, 7월7일 근로복지공단의 신영철 이사장은 피해자·유족 측과 면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신 이사장은 "항소 여부는 모든 가능성을 고려해서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고 공단의 의견을 검찰에 전달할 것"이라며 "만약 항소를 하게 된다면 사전에 유족·피해자 측에게 항소 사실을 미리 알리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공단은 이미 3일전에 검찰에 항소하겠다며 항소 이유서까지 제출한 상태로, 거짓 약속을 한것으로 밝혀졌다.
 
정 최고위원은 "노동자 복지를 관장하는 정부기관이 재벌 대기업의 하수인이 되어 노동자 말려 죽이기에 앞서고 이건희 명예회복위원회 노릇을 하고 있다"며 "현 정부에서 일어나고 있는 '반노동, 반복지, 무능 재벌종속'의 적나라한 실태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뉴스토마토 임애신 기자 vamos@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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