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민호기자] 스마트폰의 출현은 세계 정보기술(IT) 산업의 영역별 경계선을 무너뜨렸다. 휴대폰 시장의 절대강자였던 노키아가 속절없이 무너지는 등 글로벌 IT전쟁은 더욱 빠르고 격렬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런 급변하는 상황속에 그동안 IT강국임을 자부해 왔던 우리나라의 IT산업도 경쟁력을 잃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특히 MB정부 이후 IT산업을 홀대하면서 'IT강국 코리아'는 점점 힘을 잃고 있다는 지적이다. IT 위기론이 부상하고 있는 현재 한국 IT산업의 현실과 문제점들을 3편에 걸쳐 짚어본다. [편집자] ③
◇ '동반성장 기금'으로 IT인력 양성'..중소IT업계 '효과 의문'
최근 지식경제부가 국내 5대 그룹이 1조원 규모로 조성 예정인 동반성장 기금의 일부를 '글로벌 IT인재 기금'에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9일 지경부에 따르면, 정부는 동반성장 기금의 일부를 글로벌 IT인재 양성에 투입하기로 하고 이를 기금을 낸 대기업 단체인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과 협의할 방침이다.
정부는 5대 그룹이 모두 IT 핵심사업을 영위하고 있어 IT 우수인력 양성은 공동책임이라는 주장이다.
이에 각사별로 IT인력 수요와 전체 IT산업 인력 수요를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는 방안을 전경련과 협의해 우수 IT인재를 육성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하지만 그동안 대기업이 뺏어간 중소기업의 정당한 이익을 '글로벌 IT인재 기금'이라는 명목으로 투입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업계에서도 '적절치 않은 방식'이라는 입장이다.
'글로벌 IT인재 기금'이라고 하는 것은 지난해 9월29일 동반성장 대책 발표시 포함되지 않았던 내용이며 지난해 말 동반성장 기금에 대한 구체적인 활용방안을 공개했을 때도 언급되지 않았던 기금이라 용처가 의문으로 남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금의 경우는 쓰임새가 불분명한 경우가 많아 눈 먼 돈이라는 인식이 기업들 사이에 일반적이다"라며 "중소IT업계 인재양성을 위한 정책에 기금이 쓰일지는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 중소IT, 벤처캐피털 실탄이 없다
중소IT기업의 경우 기업 규모가 작아 자금동원 능력이 취약하지만 이를 보완하기 위한 금융시스템도 미성숙한 상태다.
특히 해외 유수지역에 거점을 확보하고 나라별로 인증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자금이 필요한데 중소기업의 투자여력은 부족한 실정이다.
이를 위해 벤처캐피털(VC)이 활성화돼야 하지만 미온적이다.
지난 1998년 구글이 2개의 VC로부터 2500만달러를 투자받은 후 현재 굴지의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것에 비하면 한국 사정은 너무 초라하다.
중소기업청이 최근 파악한 결과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 대비 벤처투자 비중은 0.09%로 0.17%인 미국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벤처 강국 이스라엘은 그 수치가 0.45%까지 올라가, 우리나라의 다섯 배에 달하며 이 수치는 한국에 거의 없는 엔젤투자 규모는 제외한 결과다.
지경부 관계자는 "벤처캐피털 투자금을 단기에 회수할 수 있는 M&A 시장도 국내에서는 활성화돼있지 않아 결국 벤처투자를 위축시키는 악순환이 형성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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