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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연자실 유통업계 "공정위, 섭섭하다"
"수수료 낮춰도 소비자에게 이익 돌아가지 않을 것"
2011-09-06 18:00:12 2011-09-06 18:01:03
[뉴스토마토 정헌철기자] 백화점과 할인점, 홈쇼핑 등 국내 대형유통업계는 6일 공정거래위원회의 판매수수료 인하 발표에 당혹감을 넘어 망연자실한 분위기다.
 
정부가 유통업계CEO 간담회 후 합의안을 발표할 것이라는 점은 어느정도 인지하고 있었지만 '3~7% 수수료 인하'라는 구체적인 방안이 제시되고 이행 여부에 대해 "예의 주시하겠다"고 경고하자 업계는 급속하게 얼어붙었다.
 
더욱이 정부가 그동안 대형 유통업체를 압박하기 위해 몇달 전부터 중소기업 피해사례와 유통업체 영업이익 증가 등을 활용해 언론플레이를 펼치며 여론을 유리하게 만들어 와 이를 거부할 경우 자사 이기주의로 비쳐질 수도 있어 난처한 입장이기 때문이다.
 
백화점 업계 관계자는 "정부에서 그동안 다양한 루트를 통해 유통업체를 압박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수수료 인하를 제시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이렇게 강압적으로 할지는 예상 못했다"고 난감해했다.
 
이 관계자는 또 "3~7%의 수수료를 인하할 경우 백화점은 100억~250억원, 마트의 경우 300억~500억원 가량의 수익 감소가 발생하지만 소비자들에게 그 이익이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대기업들이 모여 합의한 사항이기 때문에 따를 수밖에 없지만 안으로는 불만과 망연자실한 분위기"라며 "정부에서 유통업계들의 비용절감 노력에 대해 전혀 배려하지 않은 것 같아 섭섭하다"고 털어놨다.
 
홈쇼핑 관계자도 "백화점처럼 큰 업체를 상대하는 유통업체가 있고 홈쇼핑처럼 중소기업을 상대하는 유통업체가 있는데 인하폭을 일률적으로 정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불만을 표출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수수료 인하폭과 인하 대상을 정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지만 (정부에) 노력하는 모습은 보여야 할 듯 하다"고 불만이 있지만 따를 수밖에 없는 입장임을 토로했다.
 
업계의 이같은 분위기는 이날 간담회 현장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유통업체 CEO들은 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의 단독직입적인 '수수료 인하에 대한 실질적인 협력방안' 요청에 시선을 피하기 일쑤였다. 또 간담회 후에는 굳은 표정으로 아무런 말없이 발길을 돌려 싸늘하기 그지 없었던 현장의 분위기를 웅변하는 듯 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유통업계에서 이철우 롯데백화점 대표, 박건현 신세계백화점 대표, 하병호 현대백화점 대표, 최병렬 이마트(139480) 대표, 노병용 롯데마트 대표, 왕효석 홈플러스 대표, 신헌 롯데홈쇼핑 대표, 도상철 농수산홈쇼핑 대표, 허태수 GS홈쇼핑(028150) 대표, 이해선 CJ오쇼핑(035760) 대표, 민형동 현대홈쇼핑(057050) 대표 등 11명이 참석했다.
 
뉴스토마토 정헌철 기자 hunchu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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